
초창기 런칭 시 한국에 입점한 잠실점과 강남점, 그리고 신촌점이 연달아 폐점하면서
이제는 매장이 15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 중 서울 안에 있는 매장은 고작 7개.
그나마 그 서울 안에서 독립 건물로 비교적 규모가 큰 매장이 을지로입구역 근처에 있는 명동점인데요,
꽤 오래간만에 모스버거 명동점을 찾게 되었습니다. 폐점 전에는 잠실점이 집에서 가까워 몇 번 갔었지만요...

아보카도 칠리와규버거 가격은 단품 6,000원, 세트 8,600원입니다. 버거킹에 맞먹을 정도의 꽤 고가.


손님이 그렇게 없는 건 아니었는데, 어째서인지 손님 없는 사진만 찍어 파리 날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음료는 먼저 받아 음료와 함께 번호표를 가지고 2층 자리에 앉아 기다렸습니다.

저녁으로 먹은 모스버거의 신제품, 아보카도칠리와규버거(단품 6,000원/세트 8,600원) 세트입니다.

사실 그냥 색소 들어간 흔해빠진 달달한 음료긴하지만 모스버거가 한국에 갓 들어올 때만 해도
메론소다라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다소 생소한 음료였던지라... 지금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마실 수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다른 패스트푸드 브랜드 대비 버거의 원형이 상당히 잘 보존되어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물론 이미지사진과 100% 똑같을 순 없지만, 그래도 거의 90% 가까이 이미지사진과 비슷하게 나오고
모양이 별로 흐트러지지 않아 비주얼은 꽤 먹음직스럽게 나온다는 것(+사진찍이 좋은 것)은 확실한 모스의 강점.

세트 기준 8,600원이면 버거킹에서 와퍼세트를 정가로 사는 것보다 가격대가 더 높은데
버거 크기는 롯데리아보다 작은 편이니 아무래도 든든한 걸 좋아하는 분에게는 성에 안 찰 수밖에 없습니다.
버거는 와규 패티, 양상추, 토마토, 슬라이스한 아보카도 열매, 칠리 소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버거 자체의 크기는 작지만 패티는 버거 대비 꽤 두껍다는 것과 칠리 소스가 넉넉하다는 것은 마음에 드는군요.

이 부드러운 맛이 칠리 소스와 조합되면서 꽤 독특한 맛을 내 주긴 합니다만, 열매 자체가 차갑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버거가 조금 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칠리 소스가 좀 더 뜨거웠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은...
칠리의 매콤한 맛은 생각보다 그리 강한 편이 아니라 매운 걸 못 드셔도 먹는 데 부담은 없을 것 같고
두툼하게 씹히는 버거의 식감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역시 뭔가 2% 부족한 느낌을 지우기 좀 힘들 것 같군요.
모양은 예쁘게 잘 만들었고 구성도 훌륭해보입니다만, 생긴 것에 비해 맛은 좀 부족했던 버거였습니다.


모스버거의 감자는 타 패스트푸드 대비 감자가 꽤 두꺼워 씹는 맛이 있다는 게 장점이었는데,
그나마 최근 버거킹과 KFC의 감자튀김이 리뉴얼을 거치면서 모스버거와 비슷해져 장점도 많이 상쇄되었습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추억보정과 경험이 더해져 '환상의 버거' 라는 이미지로 약간 부풀려진 감도 있는데,
막상 한국에 들어오고 난 뒤에는 다른 패스트푸드에 빌려 영 맥을 못 추면서 매장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고
어떻게든 한국인 입맛에 맞추려고 제육쌈라이스버거 같은 한국 한정(?) 괴작을 내면서
스스로 이미지를 더욱 깎아내버린 흑역사도 있었지요. 얼마나 흑역사였는지
홈페이지에도 과거에 나온 기간한정 제품을 쭉 소개하면서도 그 제품에 대한 흔적은 찾지 못할 정도.

의외로 해외에서 아주 잘 나가는 브랜드가 한국에 와서 실패하고 되돌아가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모스버거는 그래도 꾸준히 신상품을 내 놓으면서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을 활용하여 고군분투하는 것 같지만,
전국 15개로 줄어들어버린 지금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2017. 9. 2 // by RYUNAN
덧글
워낙 넘사벽인 인앤아웃 버거가 여러개 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