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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5. 가을의 당일치기 강릉여행 (4) 고추장 푼 국물에 밥 말아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던 벌집칼국수 by Ryunan

= 가을의 당일치기 강릉여행 =

(4) 고추장 푼 국물에 밥 말아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던 벌집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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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교동반점에서 짬뽕 먹고 두 군데의 빵집을 들러 빵까지 먹었지만 이번에도 또 먹는 일정이다(...)
어쩌다보니 강릉 도착해서 오전에는 관광을 하나도 안하고 오로지 식당만을 계속 돌아다니고 있는데,
강릉에서 우리를 안내해주는 H님께서 '강릉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게 있다' 라며 우리를 끌고 간 곳이 있었다.
도착한 곳은 지은 지 오래되어 굉장히 허름해보이는 골목 안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는 한 기와집이었다.


'손칼국수 전문 - 벌집'
좀 전에 갔던 싸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엄청 오래 된 간판이다.
왼쪽의 간판이야 새로 달아놓은 거라지만, 출입구 바로 윗 간판은 대체 얼마나 오래 된 세월을 버티고 있었을까...
전화번호 앞자리가 한 자리 국번이었던 시절이고 글씨체를 보아하니 아무리 못해도 30년은 족히 넘었을 듯 하다.

'벌집'은 '장칼국수' 라는 국수를 판매하는 식당으로, 강릉 사람들은 물론 외지에서도 많이 찾는 칼국수집이라고 한다.
장칼국수는 칼국수에 고추장을 풀어 국물 색이 붉고 칼칼하면서 고추장 특유의 단맛도 느낄 수 있는 칼국수로
얼마 전 tvN의 수요미식회에도 등장하게 되어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된 강릉의 토속음식이라고 한다.
굳이 오후에 가도 상관없는데 이 분께서 오전에 좀 무리해서 끌고 온 이유는 '점심 시간대 가면 줄 길어지기 때문' 이라고...


막 점심식사 시간이 시작되기 직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11시 55분) 식당 안엔 이미 손님들로 한가득.
천장을 덮고 바닥을 개조하여 주택으로 쓰던 시절엔 마당이었던 공간도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각 방마다 테이블이 더 있었다. 마당에는 이미 자리가 꽉 찼고 방 안에 테이블 하나가 남아 그 쪽으로 안내받았다.


취급하는 메뉴는 손칼국수와 공기밥이 전부. 이 외에 콩국수 등의 다른 메뉴도 있긴 하지만
워낙 칼국수 인기가 많아 점심시간대에 다른 메뉴 주문은 불가능하고 오직 손칼국수만 주문 가능하다고 한다.
위 메뉴판 아래 공간이 주방. 가정집이었던 시절에도 부엌으로 쓰던 공간을 활용하는 것 같았다.


방으로 안내받아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얼마 전 다녀왔던 정릉의 순대국집 '기차순대국'이 생각나는 방 (http://ryunan9903.egloos.com/4419584)


일단 시원한 물부터 한 잔.


음식이 나오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니(그만큼 사람이 많아 주문이 밀려 있기 때문에)
조금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 좋다. 특히 사람 많이 몰리는 점심시간대엔 나오는 속도가 좀 더 늦는 듯.
어짜피 시간 쫓기는 것도 아니라 천천히 기다렸는데, 칼국수가 나오기 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반찬은 김치와 깍두기 두 가지가 제공되는데, 어짜피 칼국수 먹을 때 이 이상의 반찬은 더 필요없긴 하다.
강원도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김치, 깍두기 둘 다 평소 식당에서 먹던 김치, 깍두기맛과 좀 달라
신기하다... 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할까... 여튼 양념하는 방법이 평소에 먹던 것과 좀 다른 듯.


손칼국수(장칼국수 - 6,000원) 도착. 칼국수는 냉면 그릇같은 스테인레스 그릇에 담겨 나온다.


보통 칼국수와 다른 점이라면 역시 고추장을 풀어 만든 국물의 붉은 색, 그리고 김과 함께 올라간 다진 고기.
좀 전에 짬뽕과 빵을 먹어 배가 꽉 찬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계란 푼 국물을 보니 식욕이 다시 생겨났다.


빨간 국물 위에 깨와 다진 고기, 김을 듬뿍 올려놓은 것이 식욕을 당기게 하는 포인트인 것 같다.
항상 봐 왔던 익히 알고있는 희고 뽀얀 국물의 손칼국수와는 다른, 칼국수의 이단아같은 느낌이 동시에 들었다.


면과 국물, 그리고 면 위에 얹어진 고명이 한데 섞이도록 잘 저어준 뒤 맛있게 먹으면 된다.
재료들이 한데 섞이니 보기에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맛 있으면 OK.


칼국수 면발은 특별히 대단하다고 느껴지지는 않은 그냥 평범한 칼국수 면의 맛이다.
칼국수를 평소에 많이 먹어봤다면 느낄 수 있는 익숙한 맛이면서 밀가루내가 나거나 너무 툭툭 끊어지지 않고
적당히 쫄깃한 식감도 유지하고 있는 - 딱히 호불호가 갈릴 것 같지 않은 안정적인 국수 면발의 식감과 맛을 느꼈다.


역시 이 칼국수의 개성은 면보다 국물에서 느낄 수 있는데, 칼국수 반죽을 끓이면서 졸아든 국물에
계란까지 풀어넣고 김, 다진고기까지 섞어버리니 국물이라기보단 거의 죽 수준으로 국물이 걸쭉해졌다.
거기에 고추장을 풀어넣으니 국물의 진하고 걸쭉한 맛에 약간의 칼칼함과 은은한 단맛이 더해져 은근 중독성이 느껴진다.

국수 면발 자체는 그냥 무난무난했지만, 고추장 풀어넣은 국물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는데
이건 칼국수 면보다도 고추장 푼 국물에다가 밥 말아서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지만 이미 배는 찰대로 찬 상태라 밥 넣고싶은 욕망은 가득했지만, 뱃속에서 밥을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ㅜㅜ


아쉬운대로 밥은 포기하고 그냥 국물만 다 먹었는데, 진짜 개인 취향에 잘 맞는 국물이었다.
교동반점의 짬뽕이 특유의 독특한 후추향 때문에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면
벌집의 장칼국수는 적당히 칼칼한 거 좋아하고 또 칼국수 잘 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 있겠다 싶은
상대적으로 취향을 덜 탈것같은 맛. 대중적으로 유명한 교동짬뽕보다는 벌집의 칼국수가 내 입맛엔 더 잘 맞았다.

적어도 짬뽕에 빵까지 먹고 배부른 상태에서 먹어도 이 정도였으니, 배 많이 고플 때 먹으면 훨씬 더 맛있겠지...^^


식사 시간대나 혹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관광 시즌에는 가게 밖으로도 줄이 길게 늘어선다고 하는데,
조만간 평창 올림픽이 시작되면 이 가게도 유명세를 타고 한층 더 붐비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직원들이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긴 했지만, 다행히도 서빙을 담당한 젊은 여직원분은
아주 친절한 건 아니어도 식당 이용에 불편함 없을 정도로 무난무난한 서빙을 해 줘서 그 덕에 잘 먹고 나올 수 있었다.
유명한 곳을 갈 때 가능하면 식사시간대보다 좀 이르거나 늦게, 피크 시간대를 피해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강릉식 장칼국수는 꼭 강릉에 와서 벌집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서울에서도 몇 군데 만나볼 수 있다고 한다.
벌집의 체인은 아니지만, 고추장 풀어만든 장칼국수 파는 곳이 몇 군데 있다고 하니
강릉식 장칼국수의 맛이 궁금하다면 비록 벌집만큼은 아니겠지만, 한 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혹은 집에서 칼국수 끓여먹을 때 고추장을 살짝 풀어 끓여먹어도 비슷한 맛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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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칼국수 근처에 있던 이 가게는 정체가 뭘까... 어째서 가정집 2층에 차량이(...)
미군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가게 치고는 분위기가 너무 힙한데, 정체가 뭔지 좀 신경쓰였던 건물이자 가게.


시골 읍내에서나 볼 듯한 오래 된 분위기의 분식집.
지나가면서 이 사진 한 컷 찍으니 일행들이 '너는 이런 분위기 정말 좋아하더라' 라고 한 마디 거들었는데,
딱히 엄청 좋아한다기보다는, 나이도 많이 안 먹었지만 이런 느낌의 간판을 보고 있으면 뭔가 좀 정겨운 기분이 든다.


서울에서는 이제 찾아보기 힘든 옛 흔적이 남아있는 낡은 간판들을 강릉에서는 여기저기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이 한의원 말고도 곳곳의 병원에 '부인과' 라는 명칭이 표기된 걸 봤는데 아마 '산부인과'를 말하는 거겠지.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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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집칼국수 찾아가는 길 : 임당동성당 사거리에서 중앙동 주민센터 방향 직진하다 첫 골목에서 우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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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의 당일치기 강릉여행 일정 =

(4) 고추장 푼 국물에 밥 말아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던 벌집칼국수

2017. 11. 5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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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알렉세이 2017/11/05 15:55 #

    이야...진짜 밥 한그릇 말면 더 먹을 수 있을...
  • Ryunan 2017/11/05 20:40 #

    하지만 앞에서 이미 짬뽕과 빵을 배 터지게 먹은 상태라...한계였습니다.
  • Tabipero 2017/11/05 20:49 #

    개인적으로는 장국류가 좀 텁텁한 감이 있어서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데 저곳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사람이 몰리는 맛집은 서빙하는 사람들도 정신없는 경우가 많아 친절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모처에서 주문이 누락되어 항의를 하려고 해도 알바하는 학생이 하루종일 시달려 딱 봐도 지친 표정이 역력해서 그냥 빨리 갖다달라고 이야기만 하고 보낸 기억이 있습니다.
  • Ryunan 2017/11/07 19:32 #

    그냥 유명한 가게는 사람 덜 몰릴 때 피해서 가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 때 그 유명한 교동반점도 아침 오픈 때 가서 굉장히 쾌적하고 한가하게 즐기고 왔거든요
    아마 사람 많이 붐빌 때 갔으면 가게에 대한 인상이 조금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 ㅇㅇ 2017/11/06 18:06 # 삭제

    류난님이 이 국에 밥을 안말다니...!
  • Ryunan 2017/11/07 19:32 #

    ㅋㅋㅋㅋㅋ 이번엔 좀 무리였습니다.
  • 000 2017/11/07 08:27 # 삭제

    산부인과는 산과(obstetric)와 부인과(genecology)를 합친 말입니다.
  • Ryunan 2017/11/07 19:32 #

    아하, 알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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