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피치항공 밤도깨비 주말여행 =
(25) 천 엔의 쇠고기 스테이크 정식, 도크야드 가든의 요로즈야 니헤이(萬屋二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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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못 본 반가운 일본에서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게 또다른 주 목적이었던 이번 여행. 요코하마에서도 굉장히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지난 2014년 여행 때, 이름만 들어도 얼굴이 빨개지는 남근(...)을 모시는 '킨야마(金山) 신사'를 같이 갔던
모 동생을 굉장히 오래간만에 요코하마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3년 전 만났을 땐 일본에서 워홀을 하던 시절이었는데,
취업에 성공하여 지금은 요코하마로 건너가 정착하여 나름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동생이기도 하다.
어쨌든 만났으니 같이 점심은 먹어야겠는데, 밖에 비가 너무 오는 바람에 어디 이동을 할 수가 없어 코스모월드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쇼핑 타운인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랜드마크 플라자' 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상가 지하에는 '도크야드 가든' 이라는 식당가가 있는데, 식당가 안에 괜찮은 곳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한 바퀴를 돌아본 뒤 어디를 갈까 선택의 기로 앞에서 고민하던 중, 우리의 발길을 잡아끄는 한 가게가 있었다. 바로 이 가게로 뭔가 식당이라기보다는 바(Bar)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이 곳은...
'요로즈야 니헤이(萬屋二平)' 라는 식당이었다. 고기요리(肉料理)와 와인(ワイン)을 동시에 취급하는 조금 고급스런 컨셉의 고깃집이라는 분위기.
사실 이 상점가 안에는 예전 여행 때 먹어보지 못한 '후쿠오카 모츠나베'를 파는 식당이 있었고 정 갈 곳이 없으면 모츠나베를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것이 있어 그 가게를 한 번 가 볼까...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다니는 동생이 이 가게 괜찮을 것 같다... 라며 고기가 먹고 싶다는 제스처를 취하기에
한 번 가게 입간판 메뉴를 보니 점심 세트로 1,000엔에 제공되는 쇠고기 스테이크 정식 메뉴가 있는 것이다.
소비세 포함해서 쇠고기 스테이크를 정식을 1,000엔에 먹을 수 있다면 괜찮은 것 같은데...? 싶어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주방에서 음식 조리하는 직원들이 보이는 바 테이블에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사진에 보이는 서 있는 남자분은 서빙을 전문으로 하는 직원.
'런치 메뉴'로 서비스되고 있는 정식은 총 여섯 가지 종류가 있는데, 주말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보통 이런 류의 런치 메뉴는 평일에만 서비스되는 경우가 많은데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
소비세 포함 1,000엔 한 장에 해결이 되니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고 꽤 괜찮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테이블에 기본 비치되어 있는 앞접시와 식기류.
우롱차가 음료메뉴에 있어 따로 돈 내고 주문해야 하는 식당도 있는데, 기본으로 내 주는 것이 너무 좋다.
같이 간 동생이 주문한 로스트 비프동 정식(1,000엔) 로스트 비프 덮밥과 미소장국(된장국), 야채절임 반찬 약간과 디저트 젤리가 제공되는 정식이다.
얇게 썬 로스트 비프 안에 쌀밥이 들어있고, 그 위에 계란 노른자가 얹어져 있어 쌀밥과 함께 로스트 비프를 계란 노른자에 살짝 찍어 먹는 방식인 것 같았다. 내가 맛을 따로 보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꽤 맛있다고 말했으니 아마 맛있겠지... 이렇게 고기와 함께 밥을 즐기는 게 맛없을 리 없다.
내가 주문한 비프 스테이크 정식(1,000엔). 메인 요리인 비프 스테이크와 함께 야채 샐러드, 쌀밥, 미소장국, 야채절임 반찬과 디저트 젤리가 세트로 제공.
으레 이런 정식을 판매하는 가게가 다 그렇듯이 이 가게도 밥과 미소장국은 무료 추가가 가능하다고 한다.
비프 스테이크의 양이 생각했던 것보다 좀 적은데, 정식의 구성과 가격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납득.
한국에서는 고기를 싸 먹는 쌈채소로 주로 즐기는 상추를 일본에서는 이렇게 샐러드로 많이 먹는다. 비단 이 가게 뿐 아니라 식당 샐러드바라든가 호텔 조식 샐러드에서도 상추를 넣은 걸 많이 볼 수 있는데,
상추쌈 문화가 없는 일본의 이 상추 샐러드를 처음 접했을 때의 어색함과 위화감이 문득 떠올랐다. 지금은 아니지만...
야채에 별도의 드레싱은 따로 뿌려져나오지 않았는데, 나로서는 드레싱 없는 야채를 먹는 게 더 좋았다.
스테이크 위에는 자가 제조한 듯한 참깨가 듬뿍 올라간 걸쭉한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소스의 걸쭉한 질감이라든가 그 안에 참깨가 가득 찬 모습이 시판 소스를 사용하는 것 같진 않다.
기본 반찬으로 제공된 무 절임과 오른쪽은 뭐더라...
간이 약해 반찬이 아닌 그냥 따로 먹어도 괜찮았던... 어... 오크라는 아니고... 뭐였더라... 처음 먹어보는 것도 아니고 한두 번쯤 먹어보았던 것인데, 이렇게 또 막상 적으려 하니 생각이 잘 안 난다.
무료 추가가 가능한 쌀밥은 기본으로 나오는 양도 꽤 넉넉하다. 메뉴판에 '남성의 기' 라는 추천이 붙어있는데, 남성이 아니더라도 든든히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메뉴일 듯.
된장국 안에는 잘게 썬 유부가 듬뿍 들어가 있어 건더기 씹는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참 좋았다.
쇠고기 익힘 정도를 주문 전 요청할 수 있어 미디움으로 주문했는데, 선홍빛 속살이 선명하게 잘 보인다. 양식처럼 별도의 칼질 없이 젓가락으로 부담없이 집어먹을 수 있도록 미리 썰어진 상태로 제공된다.
윤기 흐르는 쇠고기 스테이크를 쌀밥 위에 얹어 같이 먹는 맛 = 절대 배신당하지 않을 맛. 내심 주문하기 전만 해도 스테이크보다는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모스나베집을 가고 싶었다는 생각을 좀 했는데,
모스나베 대신 스테이크 먹길 역시 잘 했다고 느낄 수 있었던 - 밥과 쇠고기를 입 안에 넣고 씹는 그 행복한 순간.
처음에는 그릇에 들은 게 얼음인 줄 알고 '왜 스테이크 정식에 각얼음이 나오는 거지?' 라며 의문을 품었는데, 알고보니 얼음 모양의 디저트 젤리였다.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식사 후 입 안을 깔끔하게 마무리.
잘 먹었습니다. 가능하면 음식물쓰레기가 나오지 않게 깔끔히 비우는 게 내 철칙. 밥이 너무 맛있어서 중간에 밥을 한 번 추가했는데, 추가한 것도 남김없이 깔끔하게 비울 수 있었다.
벽에 와인병과 함께 와인에 대한 설명이 진열되어 있어 이 가게, 저녁에는 진짜 제대로 된 고기요리와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꽤 분위기있는 곳이 될 것 같다.
바깥에 와인바도 따로 마련해놓고 있는 걸 보니 꽤 본격적인 컨셉의 가게인 듯.
해외여행에서 계획 없이 그냥 막연히 '괜찮을 것 같아' 들어간 가게가 꽤 괜찮은 곳이었다면 기분이 좋다. 스테이크를 위해 일부러 찾진 않더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든든히 점심식사하기 좋은 곳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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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플라자 안에는 몇 년 전,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한 패밀리 레스토랑 '씨즐러'가 영업 중이었다. 한국은 잠실 롯데월드점을 마지막으로 이미 몇 년 전 완전히 사라져버렸지... 꽤 좋아했던 곳이었는데...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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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위치 :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 랜드마크 플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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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25) 천 엔의 쇠고기 스테이크 정식, 도크야드 가든의 요로즈야 니헤이(萬屋二平)
2017. 12. 0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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