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센스 상단 광고


2018.1.1. (2) 나리타공항 와서 히가시나리타역 찾는 사람은 현지주민 말곤 철덕들 뿐이라고! / 2017 이스타항공 리벤지(Revenge) 일본여행 by Ryunan

= 2017 이스타항공 리벤지(Revenge) 일본여행 =

(2) 나리타공항 와서 히가시나리타역 찾는 사람은 현지주민 말곤 철덕들 뿐이라고!

. . . . . .



치바 현에 위치한 도쿄의 또다른 관문 나리타 국제공항(成田国際空港)

기존 하네다 국제공항을 대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야심차게 건설한 공항이지만, 입지적 환경, 근처 주민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결국 하네다에 다시 수요를 빼앗기고 있는 도쿄의 또다른 관문 공항으로
나리타 국제공항의 안습의 역사와 현실은 위키 쪽에 잘 소개되어 있어 한 번 읽어보면 꽤 흥미로울 것이다.

이런 상황이기는 해도 나리타 국제공항은 - 한국에서 하네다 공항으로 가는 노선이 한, 일 국적기 4개사
(대한, 아시아나, JAL, ANA), 그리고 지난 여행 때 탔던 밤도깨비 피치항공 편 말고는 사실상 전무하기 때문에
한국인이 도쿄에 갈 때 가장 많이 이용하게 되는 공항이기도 하다. 저가항공사는 피치 제외 전부 나리타로 가니까...


입국심사를 마치고 도착 로비로 나오면 바로 앞에 안내소가 위치해 있는데,
나리타 공항으로 들어오는 사철인 케이세이 전철 안내 데스크도 있어 철도 타는 곳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시내로 들어가는 철도를 타기 위해선 왼쪽에 있는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야 한다.
에스컬레이터 타는 곳 앞에 큼직하게 '철도(鉄道)' 라 써 있어 철도 타는 곳을 못 찾을 일은 없을 듯.


하네다 공항에 비해 출구에서 철도역으로의 접근성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양호.
사실 공항에서 철도 접근성은 하네다 공항 철도 타는 곳 위치가 너무 좋은 것 뿐이다.


위키 내 나리타 국제공항 항목에도 나와있지만, 나리타 국제공항과 근처 주민들과의 갈등은 지금도 현재진행형.
그래서 나리타 공항에는 다른 공항과 달리 곳곳에 공항직원이 아닌 '경찰' 이 상주 근무하고 있으며
철도 타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도 경찰이 상주하고 있는 보안검색대를 한 번 거쳐야만 한다.
다만 이 곳에서 짐 검사를 깐깐하게 하는 편은 아니니 너무 긴장하진 않아도 될 듯.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가는 철도 노선은 두 개. 하나는 JR이고 다른 하나는 케이세이 전철이다.
가장 빠른 속도로 도쿄 시내를 가기 위해선 케이세이 전철의 특급열차 '스카이라이너'를 타야 하고
속도는 좀 느리지만 외국인 한정 저렴한 가격에 편하게 목적지에 가기 위해선 JR의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면 된다.
이 외에 특급요금을 안 내도 되는 저렴한 케이세이 엑세스 특급이라던가 케이세이 본선 열차
혹은 좀 많이 매니악하긴 해도 JR 쾌속 에어포트 라이너를 타는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 외국인 여행객은 도쿄로 들어갈 때 케이세이 스카이라이너나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이용한다고 보면 될 것이다.

. . . . . .

뭐, 여기까지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평범한 외국인 여행객들'이 나리타 공항에서 철도를 타는 경우고...
나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조금 특이한 장소를 향해 찾아가기로 했다.

.
.
.
.
.
.
.
.


공항을 찾은 사람들 중 꽤 다수가 못 보고 그냥 지나쳤겠지만, 사실 나리타공항엔 숨겨진 역 하나가 더 있다.
나리타공항 제2빌딩 역으로 내려가는 길 왼편에 뚫린 작은 통로, 그 위에 안내 간판 하나를 볼 수 있는데
간판에는 '케이세이 라인 히가시나리타역(東成田駅)' 이라 써 있다.


공항 제2빌딩 역에서 케이세이 히가시나리타역까지의 거리는 무려 500미터...


히가시나리타역 안내에 연결된 통로를 따라 좌회전해 들어가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둑어둑하고 음산하면서 뭔가 좀 불안한 기분이 드는' 긴 지하도와 연결된다.

저 앞에서 걸어오는 사람은 경찰. 일반인은 한 명도 없고 경찰이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으니 불안감은 더더욱 증폭...
다행히 경찰이 '왜 여길 지나가냐' 라며 말을 걸거나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지만, 솔직히 좀 많이 불안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라도 좀 있었다면 나았을텐데, 500m의 긴 통로를 걸어가는 동안
좀 전에 마주친 경찰 외에는 단 한 사람도 만날 수 없었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불안감이 계속 드는 통로.
벽에는 예전에 광고 간판이 걸려 있었던 흔적 몇 개가 남아있긴 했는데, 지금은 광고판 하나 없는 흰 벽 뿐이다.


곳곳에 이렇게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이동하는 것 자체로도 감시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중간에 한 번 오른쪽 방향으로 길을 꺾고 음산한 복도를 쭉 직진한 끝에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르게 되었다.
저 곳이 바로 나리타 국제공항의 또다른 숨겨진 역, 케이세이 전철 '히가시나리타역(東成田駅)' 이다.


히가시나리타역(東成田駅)은 케이세이 전철 히가시나리타선, 시바야마 철도선상에 위치한 전철역으로
1991년, 현재의 나리타공항 전철역이 개통하기 전까진 이 역이 '나리타 국제공항' 역의 기능을 수행했다고 한다.
그래서 1991년 이전까진 이 역의 역명이 '나리타공항' 역이었고, 현재 나리타공항 역은 지어지기 전.

하지만 나리타공항에 새로운 철도가 개통하면서 공항철도로서의 기능은 모두 그 쪽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나리타공항 전철역에서 500m나 떨어져 접근성이 떨어지는 히가시나리타역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사실상 버려진 거나 마찬가지인 역으로 전락하게 되었는데, 이용객 없는 유령역이 되다보니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20년 넘는 시간동안 보수 없이 역사 시설을 그대로 방치해놓아
역사 승강장과 시설은 90년대 초 분위기가 그대로 방치되어 있고 배차간격도 평균 3~40분으로 길어짐은 물론
한때 나리타 국제공항역으로서 일 2만명도 찍던 이용객 수는 일 2,000명 미만으로 처참하게 몰락해버렸다.
특히 극히 일부 편성이 아닌 이상 이 곳에서 도쿄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또는 도쿄 시내에서 이 곳에 오기 위해선
반드시 바로 다음 역인 나리타역에서 한 번 환승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더더욱 구려진 것은 크리티컬.

이 정도까지 오면 이런 쓸모없이 버려진 역을 진즉에 폐선시켰어야 정상인데, 하필이면 이 곳이 나리타 공항 근처 사철인
시바야마 철도와 직통하는 노선이기 때문에 폐선조차 못 시키고 울며 겨자먹기로 운행해야 하는 현실이다.

나리타 공항에서 이 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공항 근무 관계자나 시바야마 철도 연선의 주민, 폐허 좋아하는 덕후, 그리고 '철덕' 뿐이라고 한다.


한때 나리타 공항 역이었던 것 때문에 역사 대합실은 상당히 크고 벽화 등의 시설물 등도 남아있다.
물론 지금은 그 넓은 대합실에 사람은 거의 없고 역사 시설물 또한 거의 방치 수준이지만...


매표소 옆에 붙어있는 손 그림으로 그린 히가시나리타역 주변 안내도(...)


공항 제2빌딩 역과 연결되는 통로와 별개로 지상으로 나가는 유일한 출구는 꽤 넓고 에스컬레이터도 운행 중이었다.
하지만 출구 위에 붙어있는 광고는 20여 년 전 붙은 광고가 지금까지도 철거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다.


히가시나리타역의 유일한 지상 출구.
역명판에 시바야마 철도, 케이세이 전철 로고가 같이 붙어있다.


역 근처 지상에는... 아무것도 없다.
대체 이런 곳에 내릴 사람이 있는건가 싶을 정도로...;;


주변에 아무것도 없으니 유일한 지상과 연결되는 출구엔 사람의 인기척조차 보이지 않았다.
에스컬레이터는 사진에 보이는 올라오는 방향, 반대편의 내려가는 방향 두 쪽으로 다 설치되어 있긴 한데
올라오는 방향만 운행하고 있었고 내려가는 방향은 꺼진 것도 모자라 아예 입구가 바리케이트로 봉쇄되어 있었다.


대체 저 봉쇄된 에스컬레이터 외벽의 광고는 언제 적 광고야...
이쯤되면 시설 투자를 안 한 정도를 떠나 '고의적으로 방치해놓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모습이었다.


그나마 최소한, 정말 최소한의 안내 시설은 되어있어 열차 이용에 불편함이 생기진 않게 해 놓았다.
전체적으로 대합실 내부가 상당히 어둑어둑하고 음산해보이는데, 과장된 게 아니라 실제 분위기가 이렇다.


그나마 좀 조명이 밝고 근무하는 직원이 상주해있는 곳이 개찰구 앞 역무원실과 자동발매기 정도.
다행히 히가시나리타역은 무인역은 아니었고 개찰구 오른편 역무원실에 직원 한 명이 근무중이었다.
그래도 도쿄를 대표하는 또다른 관문인 나리타공항과 연결된 철도역 개찰구가 이렇게 초라하다니...ㅋㅋㅋ


자동 발매기에서 티켓을 구매.
자동 발매기는 케이세이 전철 전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한국어 선택시 한국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열차 티켓 한 장을 발매. 개찰구를 지나 승강장으로 한 번 내려가 보자.


개찰구 반대편에도 매표소가 있었던 흔적이 보이는데, 저 곳도 폐쇄 이후 20년 넘게 방치되었겠지.


다행히 열차 타는 곳 안내는 잘 되어있어 길 잃을 일 없이 안내 표지판을 따라 이동하면 된다...


화장실 시설은 개찰구 안쪽에 있다. 안에 들어가니 청소하기 위해 대걸레를 빠는 직원 한 명을 더 발견.
직원을 보고 나서야 아, 그래도 청소를 하긴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찰구와 승강장 내려가는 계단 사이의 칠이 벗겨지고 색이 바랜 외벽.
근처 형광등까지 정말 최소한으로만 켜 놓아 도저히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역의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나리타공항역 영업 시절엔 승강장 둘에 선로를 네 개나 갖추고 있는 꽤 규모가 큰 역이었는데
지금은 승강장 하나를 폐쇄하여 섬식 승강장 하나와 선로 두 개만 사용하고 있다.

1번 승강장은 나리타역, 도쿄 시내방향, 그리고 2번 승강장은 시바야마 철도의 시바야마 치요다 방향.
공항 제2빌딩 역으로 철도 이동을 하기 위해선 1번 승강장에서 열차 타고 나리타역에서 내려 환승을 해야 한다.
또한 도쿄 시내방향 열차도 대부분이 나리타역 종착이라 시내로 가기 위해선 나리타역에서 한 번 더 환승이 필요하다.

. . . . . .

이런 이용 편의성 최악의 히가시나리타역이라지만 이 곳이 공항제2빌딩 역에서 열차를 타는 것에 비해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장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공항에서 도쿄로 가장 싸게 갈 수 있는 철도역' 이라는 점이다.
공항 제2빌딩 역에서 케이세이 엑세스 특급을 타고 닛포리역까지 가는 요금은 공항선 할증이 붙어 1,030엔.
하지만 히가시나리타역에서 닛포리역까지의 이동 요금은 960엔으로 공항 제2빌딩 역에서 타는 것보다 70엔 저렴하다.

내가 도쿄 시내를 철도가 아닌 버스로 가고 싶은데, 정말 돈을 10엔 단위까지 극한으로 아끼고 싶다면
이 곳에서 열차를 타고 도쿄 들어가는 걸 추천한다. 무려 70엔(약 660원)을 아낄 수 있으니 얼마나 저렴하고 좋아(...)
물론 음산한 지하통로를 500m 걸어야 하고, 배차간격은 3~40분, 나리타역 필수 환승이라는 핸디캡이 있지만...


승강장으로 내려가 본다.


페인트조차 칠하지 않아 시멘트벽이 그대로 드러나있는 선로 옆 기둥.


지저분한 벽 위에 붙어있는 '히가시나리타역' 역명판 조명은 다행히 들어와 있었다.


승강장에 있는 이 폐쇄된 사무실은 무슨 용도로 사용했던 것일까?
저 앞에 작은 세면대 하나가 설치되어 있는데, 혹시나 하고 수도꼭지를 만져보니 물은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었다.


맞은편에 보이는 승강장이 지금은 폐쇄되어 사용하지 않는 승강장인 것 같았다.
사용하지 않는 맞은 편 승강장의 모든 불은 다 꺼져있었고 멀리서 봐도 눈에 띌 정도로 먼지가 많이 쌓여있었다.


어, 역명판 하나가 보이는데... 좀 더 카메라를 가까이 가져가 볼까...


1991년까지 사용했던 '나리타 공항' 역명판이 지금도 뜯어지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진짜 저런 거 하나도 정리하지 않고 27년동안 그대로 방치한 거냐...;;;


그래도 최소한의 편의시설로 사용하는 승강장에는 자판기도 있고 조명도 어느 정도 밝혀놓았다.
다만 승강장에 열차 기다리는 승객이 아무도 없어 문제지...

이런 역이 일 이용객 2,000명 약간 안 되게 나오긴 한다는 것이 오히려 신기할 정도.


열차 한 대가 마침 들어오고 있었는데, 열차가 들어온다는 안내방송조차 없었다.
물론 LED 전광판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전광판 안내라든가 열차 들어온단 방송도 안 하는 거냐...;;


아무도 내릴 것 같지 않은 역이지만, 이 역에서 내리는 승객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지만 몇 있었다.
그리고 나는 시바야마 철도 '시바야마치요다(芝山千代田)' 역과 직통 운행하는 이 열차에 몸을 실었다.


나리타 국제공항에 내려 도쿄로 안 가고 히가시나리타역으로 걸어서 이동한 뒤
시바야마치요다 행 열차를 잡아타는 정신나간 외국인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 Continue =

. . . . . .


= 1일차 =

(2) 나리타공항 와서 히가시나리타역 찾는 사람은 현지주민 말곤 철덕들 뿐이라고!

2018. 1. 1 // by RYUNAN



핑백

덧글

  • Hyth 2018/01/01 18:06 #

    공항 내부 운행하는 셔틀버스 타고 지상 입구로 가는 방법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나저나 역사 내부 광고가 원래 흑백이었을거 같진 않은데 붙이고 얼마나 방치를 해뒀으면 저렇게 된건지 ㄷㄷ;;
  • Ryunan 2018/01/03 00:38 #

    아, 셔틀버스도 운행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셔틀을 타고 일부러 저기를 갈까... 라는 생각이(...)

    아마 1991년 나리타공항 역을 이전하고 난 뒤에 계속 방치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 마스터 2018/01/02 00:10 #

    이야.. 얘기는 들었지만 구 역명판 방치라니 끝내주네요ㅋㅋㅋㅋ
    언젠가 가봐야지 벼르고만 있었는데 사진 감사합니다.
  • Ryunan 2018/01/03 00:38 #

    저도 엄청 궁금했던 차였는데 이제서야 그 궁금증을 풀게 되었습니다...ㅋㅋ
    역시 궁금할 땐 직접 가 보는 게 최고지요.
  • 다루루 2018/01/02 01:55 #

    류난님, 혹시 '철덕'...이신가요?
  • Ryunan 2018/01/03 00:38 #

    전혀 아닙니다.
  • Tabipero 2018/01/04 23:52 #

    공항 환승대기하면서 할일없으면 입국심사 받고 한번 갔다오면 재밌겠네요 ㅎㅎ
    도쿄는 몇 번 가봤는데 은근히 나리타 이용할 일이 잘 없더군요.
  • Ryunan 2018/01/07 00:47 #

    저도 이상하게 나리타랑은 크게 인연이 닿지 않아서... 반면 하네다는 굉장히 친숙합니다.ㅋㅋ
  • 채다인 2018/01/29 00:54 #

    히익 철뜨억...u_U
  • 섭은 2018/06/21 12:18 # 삭제

    엄청나게 흥미로워요 다음에 나리타 가게되면 꼭 가야겠어요! 이런 거 너무 좋음
※ 이 포스트는 더 이상 덧글을 남길 수 없습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1399
710
20819096

2016 대표이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