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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9. (10)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투어, 닌교쵸의 쿠로텐동 전문점 '나카야마(中山)' / 2017 이스타항공 리벤지(Revenge) 일본여행 by Ryunan

= 2017 이스타항공 리벤지(Revenge) 일본여행 =

(10)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투어, 닌교쵸의 쿠로텐동 전문점 '나카야마(中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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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에서 '닌교쵸'역에 내렸다는 마무리만으로 어느정도 눈치채셨을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닌교쵸역에서 내려 이동한 이번 목적지는 역 근처 한적한 골목가에 위치한 한 작은 동네 식당이다.


식당 이름은 '텐동 나카야마(中山)'.
일본의 대표적인 덮밥요리 중 하나인 튀김덮밥 - 텐동 전문점이다.

그런데 다른 데 가도 그리 어렵지않게 맛볼 수 있는 흔한 텐동 하나 먹기 위해 왜 이 곳까지 찾아왔냐고?
그 이유는 일본에서 방영하여 한국에까지 알려진 한 유명 드라마 때문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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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

그냥 중년의 아저씨(이노카시라 고로)가 일하러 돌아다니다 밥집 가서 밥 먹는 게 전부인 이 별다른 내용 없는 드라마는
거의 '테러 수준의 위꼴을 선사하는 마성의 드라마' 로 사람들 사이에서 상상 이상의 엄청난 인기를 모으게 되고
무려 시즌 6까지 제작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게다가 한국에도 정식 방영은 물론 대만판 리메이크 제작 등
일본 내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수출되어 엄청난 인기와 함께 주연 마츠시게 유타카를 스타덤으로 올려놓은 작품.

또한 마치 우리나라 백종원의 3대천왕이나 수요미식회처럼 일본에서 고독한 미식가의 촬영지로 소개된 식당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일본은 물론 외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는 큰 인기를 얻게 된다고 한다.
방송에 소개된 가게가 사람들이 몰려 유명해지는 걸 보면 일본도 한국이랑 똑같다니까...^^;;


텐동 '나카야마' 는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 비교적 초창기 방영분인 '2기 2화' 에서 소개된 식당이다.
2기 2화의 제목은 '츄오구 니혼바시 닌교초에 있는 검은 튀김 덮밥'

또한 도쿄 시내에서 지하철을 타고 비교적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도쿄를 여행으로 찾아 온 외국인이 '고독한 미식가 투어'를 할 때 가장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식당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다른 곳보다도 유달리 한국에서도 고독한 미식가 투어로 많이 소개된 곳이기도 한데
닌교쵸 역에서 도보로 5분 미만 거리라는 찾아가기 참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나카야마는 주방과 마주보고 있는 바 테이블, 그리고 안쪽의 단체 테이블이 전부인 작은 식당.
사람이 자칫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방송이 나온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은 열기가 많이 식었는지
줄 서서 들어가는 유명 식당이라기보다는 그냥 동네에 하나쯤 있을법한 적당히 사람 있는 평범한 식당의 분위기였다.

나로서는 오히려 사람 없는 한산한 분위기가 훨씬 편하다. 인파에 안 치이고 여유롭게 식사를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다른 사람 후기를 보면 한 때 이 곳도 막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주방 앞에는 초밥집이나 쿠시카츠 전문점처럼 텐동에 속재료들을 손질해 정리해놓은 진열대를 볼 수 있었다.
세 명의 직원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노부부와 아들, 이렇게 가족이 운영하는 것 같아보인다.


벽에 붙어있는 고독한 미식가 포스터 한 장이 이 곳이 드라마에 나온 가게였다는 것을 알게 해 준다.
한국의 식당이 방송에 나오면 간판부터 시작하여 여기저기 방송에 나온 집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데 반해
이 식당은 드라마에 나온 집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크게 자랑하지는 않는 듯, 방송 촬영의 흔적이 꽤 소박하다.


마츠시게 유타카와 함께 찍은 기념사진 한 장이 옷걸이 위에 걸려있다.^^
2기를 찍을 때만 해도 마츠시게 유타카와 드라마 제작진 모두 지금같은 엄청난 인기를 모을거라 생각했을까...


식사 메뉴는 총 다섯 가지. 드라마에서 이노카시라 고로(마츠시게 유타카)가 선택한 메뉴는
오른쪽 위의 '텐동(天丼)'. 다만 다른 사람들 후기에서도 느껴졌지만 가게의 대표메뉴는 왼쪽 '텐푸라 정식' 인 것 같았다.

사실 마음 같아서야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다 주문해서 먹어보고 싶지만 위장의 한계가 있으므로 텐동을 선택,
자주 오는 동네주민이 아닌 이상 나 이외에 드라마를 목적으로 찾아온 사람들 모두 저 텐동을 시키지 않았을까...


먼저 따끈한 가루녹차와 함께 물수건이 나왔다.


'나카야마'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 일회용 나무젓가락.

천천히 녹차를 마시면서 가게를 둘러보며 음식이 나오기만을 기다린다.
입구의 바 테이블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주방 너머로 내가 먹을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바로 볼 수 있는것이 좋다.


마침내 뚜껑이 덮여있는 그릇 하나가 도착.

모든 가게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텐동은 음식이 나올 때 이렇게 뚜껑이 덮여 제공되는 경우가 많던데
뚜껑을 덮어 내는 이유가 뭘까 좀 궁금하다. 갓 튀겨낸 튀김의 뜨거운 김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기 위함일까
아니면 밥 위에 듬뿍 얹은 튀김이 서빙하는 과정에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뚜껑으로 덮어 고정하는 것일까?

추가 : 댓글로 알려주신 것에 의하면 밥과 잘 어울리게끔 보들보들한 튀김의 식감을 내기 위한 목적이라고 한다.


이노카시라 고로의 선택, 나카야마의 검은 튀김덮밥, '쿠로텐동(黒天丼 - 1,020엔)'


텐동과 함께 국물, 그리고 단무지 약간이 세트로 같이 제공된다.


네 조각 담겨 있는 단무지는 한국의 샛노란 단무지와는 다른 무짠지 같은 느낌이 드는 무절임.
한국 단무지처럼 물기가 많고 단맛이 나는 게 아닌 꼬들꼬들하게 씹히면서 단맛보다는 짠맛이 더 강하다.


따끈따끈하게 끓여 내온 된장국은 국물이 진하지 않고 조금 옅은 편이다.
텐동에 들어간 튀김의 소스 맛이 진하기때문에 오히려 진한 국물보다는 이런 가벼운 국물이 더 잘 어울린다.


'검은 튀김덮밥' 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튀김에 부어진 소스가 검은 빛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나카야마의 텐동은 보통 텐동에서 볼 수 있는 튀김처럼 노란색, 또는 황금색 튀김이 아닌
거무튀튀한 독특한 색상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생전 본 적 없는 이 검은색의 소스가 대체 무슨 맛일지 너무 궁금했고, 이제서야 그 궁금증을 풀 수 있게 되었다.

텐동에는 총 다섯 개의 튀김이 나온다.
새우튀김 둘, 야채튀김, 그리고 한국에서는 좀 생소한 전갱이와 붕장어튀김이 하나씩.


특제 소스를 듬뿍 머금은 튀김은 소스 때문에 바삭바삭한 맛보다는 보들보들하게 씹히는 식감이 강하다.
때문에 갓 튀긴 바삭바삭한 튀김의 식감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약간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보들보들하게 씹히는 식감은 식어서 눅눅해진 튀김의 식감이 아닌 소스를 듬뿍 머금은 식감이라 결코 나쁘지 않고
씹으면 씹을수록 진하게 우러나오는 소스의 풍미, 그리고 튀김 아래의 흰쌀밥과도 매우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두 마리의 새우튀김은 그렇게 크진 않았지만 튀김옷 안에 새우살이 꽉 차 탱탱한 식감을 그대로 즐길 수 있었다.


그래 이 소스... 이 검은 소스의 맛이 대체 뭘까 궁금했었어...!!

검은 소스맛의 정체를 말로 표현하기 좀 어렵지만, 우리에게 친숙한 소스로 최대한 비슷한 걸 꼽아보자면
그래... 약간 춘장 소스, 그러니까 짜장 소스 같은 맛이 느껴졌다. 춘장 풍미를 살린 짭짤한 소스 맛이라 보면 되려나...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에게도 꽤 익숙하면서 낯설지 않은 소스의 맛이라 취향이 갈릴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만 소스와 워낙 많이 발라져있어 사람에 따라 다소 짜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밥과 잘 조절해가며 먹는 걸 추천.

다섯 종류의 튀김이 워낙 풍성하고 소스의 양도 많아 밥이 모자라면 모자랐지 튀김이 모자라는 일은 없었다.


건더기 없는 국물 뿐인 된장국일 줄 알았는데, 된장국 안에는 이렇게 살이 붙은 조개도 들어있었다.
간이 진하지 않은 옅은 된장국의 뒷맛에서 느껴지는 개운한 맛의 정체가 이 조개였구나...


밥알도 젓가락으로 하나하나 다 집어먹고 국물에 나오는 조갯살도 전부 발라낸 채
정말 완벽할 정도로 깔끔하게 싹싹 비웠다.

와, 완전 뿌듯할 정도로(...) 완벽하게 먹어치웠네...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투어, 닌교쵸의 검은 튀김 덮밥 전문점 '나카야마(中山)'

그 정체가 뭘까 궁금했던 검은 소스의 정체는 짜장 소스와 비슷한 풍미와 맛.
흰쌀밥 위에 얹어진 다섯 가지 보들보들한 식감의 푸짐한 튀김, 조개가 들어가 맛은 옅지만 개운한 뒷맛의 된장국.
굳이 고독한 미식가 때문이 아니더라도 독특한 풍미의 텐동 한 그릇과 함께 든든한 한 끼 식사하기 좋은 식당이다.

다만 드라마에 나왔다는 것 만으로 너무 기대치를 높게 가지고 오는 것은 별로 추천하지 않는다.
어디를 가든 간에 기대치가 너무 높으면 그만큼 실망하는 것도 있기 마련이고 취향에 잘 맞지 않을수도 있으니
'아, 이게 드라마에서 고로씨가 맛있게 먹은 그거구먼...' 하는 생각으로 부담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었으면 한다.
음식의 맛도 중요하지만 맛만큼이나 드라마의 그 곳을 직접 체험해보고 느껴보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지 않은가...ㅎㅎ

※ 닌교쵸 나카야마 타베로그 정보 : https://tabelog.com/kr/tokyo/A1302/A130204/13018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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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동을 먹고 나오니 좀 전까지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막 그쳐있었다.
여행 중 하루종일 마음을 가라앉게 만들었던 비가 막 그친 서늘한 도쿄의 밤공기는 굉장히 상쾌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일행들과 만나기 위해 이케부쿠로 역으로 이동.
닌교쵸역에서 이케부쿠로로 가는 최단거리는 일단 긴자역으로 가서 마루노우치선으로 환승하는 것이다.


마루노우치선히비야선, 긴자선의 세 노선이 만나는 긴자역은 역 구조가 종로 3가역과 꽤 비슷한데
위로 마루노우치선, 그리고 아래로 긴자선이 수평으로 다니며 그 사이를 수직으로 히비야선이 연결해주는 형태. 
그래서 다행히도 히비야선과 마루노우치 선과의 환승 동선은 그렇게 길지는 않았다.


도쿄에서 제일 럭셔리한 곳, 긴자. 그리고 마루노우치선 긴자역 역명판.

마루노우치선은 긴자선에 이어 도쿄의 두 번째 지하철 노선으로 1954년도에 개통한 60년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역시 긴자역과 마찬가지로 도쿄의 핵심지역을 훑고 지나가는 황금노선이라
이용객이 미칠듯이 넘쳐나고 배차 간격도 러시아워 1분 50초, 평시 4분으로 짧지만 항상 터져나가는 노선.

마루노우치선은 JR을 제외한 타 회사에서 운영하는 전철 중 유일하게 '도쿄역'을 한 번에 가는 노선이기도 하다.


마침 퇴근시간대가 겹쳐 열차 안은 서울 2호선 못지않은 엄청난 혼잡 상태.
이 상태로 종점 이케부쿠로역까지 가야 하는데, 문제는 대부분 퇴근하는 승객이 전부 이케부쿠로역에서 내려
세이부나 토부 등의 사철로 환승하여 외곽지역으로 가기 때문에
이동하는 동안 내리는 사람은 별로 없고 타는 사람은 갈수록 더 많아지는 엄청난 가축수송을 겪어야 했다.


겨우겨우 힘겹게 이케부쿠로역에 다시 도착.
좀 전엔 유라쿠초선으로 이케부쿠로를 왔지만 이번엔 마루노우치선으로 왔다.


이케부쿠로 역 선로 외벽에도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전략 삼국지를 활용한 광고가 붙어있다.


이케부쿠로역 세이부 출구로 나와 낮에 밥 먹고 헤어졌던 일행들을 다시 만났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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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10)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투어, 닌교쵸의 쿠로텐동 전문점 '나카야마(中山)'

2018. 1. 9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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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18/01/10 01:1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1/11 19:5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이지군 2018/01/10 06:18 #

    전통을 표방하는 스타일을 보면 (당대 서민의 입맛이라고 합니다만) 갓 튀긴 튀김을 곧바로 텐쯔유에 '담궜다가' 밥에 올린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여기에 뚜껑을 덮어서 김이 살짝 뜸을 들여 밥과 튀김옷이 모두 약간 눅눅해지는 형태로 먹던 음식이었는데,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바삭한 스타일이 선호되면서 텐쯔유를 뿌리는 스타일이 정착되게 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곳의 텐동은 텐쯔유를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 담군 방식인 것 같은데, 전통 스타일에 가깝기에 뚜껑을 올린 형태로 서브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 Ryunan 2018/01/11 19:57 #

    그런 이유였군요. 여튼 튀김은 바삭바삭보다는 보들보들... 이라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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