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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0. (11)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투어, 이케부쿠로의 국물 없는 매운 탄탄면, 중국가정요리 양(楊) / 2017 이스타항공 리벤지(Revenge) 일본여행 by Ryunan

= 2017 이스타항공 리벤지(Revenge) 일본여행 =

(11)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투어, 이케부쿠로의 국물 없는 매운 탄탄면,

중국가정요리 양(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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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역에서 한국에서 건너 온 일행 둘, 그리고 지난 10월 도쿄여행 때 아키하바라에서 만난 분과 재회.
특히 10월 도쿄여행 때 만났던 이 분은(http://ryunan9903.egloos.com/4420746) 2주만에 다시 보게 되었는데,
몇 개월도 아니고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을 2주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라 서로 만나고서도 얼떨떨했다...ㅡㅡ;;
이렇게 빠른 시일내에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어쨌든 네 명이 만나 저녁을 먹기 위해 이동한 장소는 이케부쿠로의 중국가정요리 '양(楊)' 이란 곳이다.
쿠로텐동을 한 그릇 비우고 왔는데 무슨 저녁을 또 먹냐고 반문하신다면...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가게 입구에 진열되어 있는 빈 술병들.


오늘 준비한 70인분의 교자가 전부 다 떨어졌다는 문구가 영업중인 푯말 옆에 붙어있었다.
'중국가정요리 양(楊)'은 닌교쵸의 쿠로텐동 나카야마와 함께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 출연한 식당으로
나카야마에 비해 방영시기가 훨씬 더 이전인 '1기 3화'에서 등장했던 곳이다.
거의 드라마 극초기에 방영된 식당.

드라마 에피소드 제목은 '고독한 미식가 1기 3화 - 도시마 구 이케부쿠로의 국물 없는 탄탄면 -' 편.
다만 우리가 찾아간 곳은 드라마에 나온 곳이 아닌 본 점포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별관이었다.


가게 내부는 중국 분위기 한 가득.
중국식당이라 그런가 좀 전의 나카야마에 비해 활기차고 왁자지껄하다.


퇴근 후 직장동료들과 들러 요리 시켜놓고 맥주 한 잔 하는 일본의 샐러리맨들도 꽤 많았다.
식당 안에 꽉 찬 손님들은 우리 이외에 전부 일본인들이었는데, 현지인들이 즐겨찾는 제대로 된 곳 찾아온 느낌.


테이블 위에 비치된 커다란 물병.
물이 가득 들어있는데, 먹은 음식이 너무 매워 물 한 병을 다 비우고 리필까지 받을 줄은 이 땐 미처 몰랐다(...)


가게의 대표 메뉴는 마파두부(880엔)국물 없는 매운 탄탄면(800엔).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 내에서 이노카시라 고로가 선택한 메뉴는 국물 없는 탄탄면과 야키만두였는데,
아쉽게도 만두는 문 앞에 붙어있던 대로 전부 다 팔린 상태라 탄탄면만 주문해서 먹어보기로 했다.

탄탄면은 매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기본맛에서 더 맵게 조절해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예전의 나였더라면 당연히 가장 매운 맛으로! 라고 호기롭게 주문했을테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하므로 보통맛 선택.
드라마상에서의 고로도 엄청 맵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매운 거 잘못 시켰다간 큰일날 지도 모른다.


특이하게도 물잔이 아사히 맥주잔으로(...) 나온다. 물잔 참 예쁘고 좋네.


대표메뉴인 국물 없는 탄탄면(800엔) 도착.
음식을 받아들었을 때 첫 인상은 '에? 이게 탄탄면?' 이란 느낌. 드라마에서 이미 봤지만서도 상당히 독특한 비주얼이다.


가운데 면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땅콩가루와 땅콩소스, 그리고 반대쪽에는 다진 고기가 얹어져 있다.
면 또한 가느다란 국수나 라면 면발이 아닌 스파게티 면 같은 굵은 면발. 진짜 스파게티랑 굵기가 꽤 비슷하다.

소스는 면과 땅콩가루 아래에 숨어있는데, 숨겨진 소스를 보지 못하고 안 맵게 생겼다고 하면 큰 오산.


바닥에 숨어있는 고추기름과 매운 소스를 섞으면
순식간에 진한 고추기름향 나는 매운 탄탄면으로 둔갑한다.


국물 없이 비벼먹는 탄탄면하니 나고야에서 맛본 샨즈단단몐(
http://ryunan9903.egloos.com/4405728)이 생각나는데,
그 곳의 탄탄면과는 또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샨즈단단몐의 탄탄면이 넓적한 면과 잔뜩 얹어진 쪽파,
그리고 고추기름으로 매운 맛을 내어 조금 달짝지근하면서도 국물이 약간 자작했던 탄탄면이었다면
이 곳의 탄탄면은 국물이 없다. 아주 조금의 국물 없이 면 비비는데 꾸덕꾸덕한 느낌이 젓가락으로 전해져 온다.


첫 맛은 상당히 괜찮다. 다진 고기의 풍성한 식감과 땅콩의 고소한 맛, 그리고 고추기름과 산초의 매운맛이
상당히 잘 어울리면서 '어, 이거 생각보다 맵지 않고 굉장히 맛있네?' 라고 느낄 수 있는 맛이다.
다만 산초가 워낙 많이 들어가 특유의 향과 맛이 강하기 때문에 산초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은 먹지 않는 걸 권한다.

그렇게 독특하지만 꽤 맛있다고 기분 좋게 몇 젓가락 더 입 안에 집어넣다보면
잘 먹으면 반 정도, 잘 못 먹으면 1/3, 아니 두세 젓가락 정도 먹은 시점에서 뭔가 느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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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서 지옥불이 펼쳐진다...... 사람살려!!!!!!

와... 와... 이거 완전... 와 진짜...;;; 나 매운 거 시킨 거 아닌데... 보통맛이 아니라 매운맛으로 잘못나온거야?!
반 정도 먹으니 입 안에서 불나기 시작하면서 입 천장과 혀가 마취한것마냥 막 마비되고... 진짜 난리났다;;;
나 뿐만 아니라 같이 먹던 일행들도 다같이 입에서 불이 나기 시작하면서 마비된 감각에 고통받기 시작...
특히 일행 중 매운 걸 먹으면 얼굴에서 땀이 유달리 많이 나는 분이 있었는데, 이 분 머리에선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물로 어떻게든 달래보려 해도 이 매운맛이 한국의 매운맛처럼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아닌 산초의 매운맛이라
산초를 잔뜩 먹은 상태에서 물을 아무리 마셔봤자 진정은 안 되고 입 안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감각은 더 강해지고...
와, 진짜 매운 것에 강한 한국인이라도 이건 진짜 당해내기 힘들 수준의 카리스마 넘치는 매운 맛이다...;;

정말 요 근래 일본여행을 통해 먹었던 음식 중 가장 치명적으로 강한 인상이 남았던 음식...


결국 견디지 못하고 이 매운맛을 어떻게 수습해야하나 막 대책을 찾다가 급히 주문한 중국 차.
가격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대략 600엔 정도 했던 것 같다.

처음 메뉴판을 보고 무슨 맥주보다도 차를 더 비싸게 받아... 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차 한 잔만 나오는 것이 아닌
인원수대로의 찻잔과 함께 큰 주전자에 찻잎과 끓는물이 가득 들어간 뜨거운 차 세트가 제공되었다.
아, 이렇게 나오면 이 가격이 충분히 납득가지. 주전자 안엔 찻잎이 가득 들어가 한 번 더 우려내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이 물을 아무리 마셔도 전혀 수습되지 않던 입 안에 남아있던 얼얼함과 매운맛이
차 한 잔을 마시자마자 마치 거짓말처럼 한 방에 다 수습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대체 이거 뭐냐...;;

일행들 모두 매운맛을 한 방에 수습시켜준 기적의 차(?)에 감탄하면서 '이게 신의 한 수다' 라고 찬양.
매운맛을 급속으로 수습시켜준 중국 차 덕분에 반 정도 남은 탄탄면에 다시 젓가락을 댈 수 있었다.
엄청 매워 그렇지 맛이 없는 건 결코 아니었고, 입 안을 진정시켜줄 차가 있으니 이제 더 못 먹을 것도 없다.


신의 한 수였던 중국 차 덕택에 탄탄면도 클리어!
소스가 조금 남긴 했지만 아무리 차가 있어도 저 소스 덩어리 뭉친것만은 먹을 자신이 없어서... 포기.
다행히 먹고 난 이후에 속이 쓰리거나 혹은 화장실에서 고생하거나 하진 않아 뒤끝있는 매운맛은 아닌 것 같았다.


한국인에게도 엄청 매웠던 이케부쿠로 양의 '국물 없는 탄탄면'

그도 그럴수밖에 없는 게 매운맛 내는 방식이 한국의 매운맛과 다른 산초와 고추기름으로 내는 매운맛이기에
이 쪽 방향의 매운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매운음식 내성이 강하다 해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하물며 매운 음식 잘 못 먹는 일본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매운맛일텐데, 고로씨 드라마에서 이거 어떻게 먹은 거지...;;

나중에 드라마 후일담 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이노카시라 고로 역)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이 탄탄면은 드라마와는 별개로 본인이 매우 마음에 들었던 음식이라 가끔 생각날때마다 한 번씩 먹으러 간다고 한다.
확실히 먹을 당시엔 고생했어도 글 쓰면서 그 맛이 잊혀지지 않고 또 먹고싶으니 대단한 음식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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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가게를 찾을 예정이 있고 혼자 방문하는 게 아니라면 탄탄면만큼은 1인 1메뉴를 추천하지 않는다.
두 명이서 하나 시키고 다른 하나는 마파두부라든가 다른 맵지 않은 요리를 시켜서 나눠먹도록 하자.
혼자서 탄탄면 시켜서 다 먹기엔... 양도 양이지만 산초를 때려부은 카리스마 넘치는 매운맛때문에 꽤 고전할 것이다.
또한 돈 아낀다는 생각 하지 말고 탄탄면 먹을 때 중국 차 꼭 시키자.
테이블에 비치된 찬물은 입 안에 퍼진 탄탄면의 매운 맛을 진정시켜주는 데 조금의 도움도 안 된다.

물 마셔봤자 소용없어! 매운 거 진정시키려면 차를 마셔야 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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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고 나와서 다시 이케부쿠로. 하루종일 내리던 비는 완전히 그쳐있었다.
지난 여행때도 태풍이 도쿄를 강타했지만, 유일하게 이케부쿠로에 있을 땐 태풍의 눈에 들어와 비가 그쳤지.


이케부쿠로의 쇼핑센터 마루이 시티(OIOI).


앗, 저 포스터는...ㅎㅎ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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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11)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투어, 이케부쿠로의 국물 없는 매운 탄탄면, 중국가정요리 양(楊)

2018. 1. 1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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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다양 2018/01/11 05:18 #

    아 제가 꼭 먹어보고 싶은 맛이랄까요.ㅠ 산초를 좋아해서 언젠가 먹어보고 싶은 맛이랍니다.
    많이 맵군요... 매운거 먹으면 땀이 비오듯 흐르는 타입이라 꼭 처음부터 차를 시켜놓겠습니다.
  • Ryunan 2018/01/11 19:58 #

    차를 시켜도 땀 나는 건 막을 순 없지만, 그래도 드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NaChIto LiBrE 2018/01/11 10:14 #

    저는 본관에서 고로상이 앉았던 자리 맞은 편 구석자리에 합석해서 먹었습니다. 재작년이었던 듯...
    점심이라 거의 모든 사람들이 시루나시 탄탄멘과 야끼교자.

    맵기는 보통으로 했었는데, 먹을 때는 음..그렇게 맵지는 않군..하며 꾸역꾸역 한 그릇을 비웠지만, 이미 땀은 폭포처럼 흐르고 있었다는...
    아. 그러고 보니 뭔가 국물과 디저트 같은게 따라 나왔었습니다...
  • Ryunan 2018/01/11 19:58 #

    저는 산초의 매운맛에는 익숙치 않아 더 먹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맛은 있었습니다만...
    저녁 시간 대 가서 안 나왔는데, 점심에는 세트 메뉴로 나오는 할인이 있나봅니다.
  • 한우고기 2018/01/12 23:09 #

    이 식당을 여기서 볼 줄이야.. 정확히 6년전 2012년 일본에 첫발을 내딛고 첫 식사를 하러 갔던곳이었는데요...
    (그때는 고독한 미식가가 정말 초기때였지요.. 제가 처음갔을때도 비가 살짝 왔었네요)
    중국에서도 잠깐 여행할때도 넌 여기서 살아도 되겠다라는말을 주구장창 들었던 제가...
    국물없는 탄탄멘을 주문하고 3젓가락만에 놓아버렸습니다.. 뻑뻑한데다가 말씀하신 고추의 맵다기보다는 산초의 강렬한 까끌함...?
    (자리가 좁아서 합석) 건너편에 드시던 일본인분은 한그릇깨끗이 비우고 만족스럽게 나가셨는데...
    제 입맛에는 하나도 안맞아서 먹는둥 마는둥 놓아버리고 일본가정식 체인점인 오토야에 달려갔습니다 -_-;;;

    류난님은 맛있게 드셔서 다행입니다만.. 저는 아마 다시는 가지 못할듯 합니다..ㅠ
    나고야의 탄탄멘도 비슷할려나요. 거기는 한번 가보고 싶긴합니다만...

    그러고보니 나고야의 산츠단단멘도 댓글을 남겼군요.. 네 그댓글이 바로 이것과 연결이 됩니다-_;;
  • Ryunan 2018/01/17 23:49 #

    엄청 고생하셨군요. 저도 먹어본 것이라 그 고생이 어떠셨을지 조금은 공감이 갑니다... 저도 꽤 당황했었으니까요...
    나고야의 탄탄멘이 훨씬 더 입맛에 잘 맞으실 겁니다. 그 쪽이 더 대중적인 맛이었거든요.
  • 알렉세이 2018/01/13 23:51 #

    어우 엄청 매워보이는데.. 고생하셨습니다
  • Ryunan 2018/01/17 23:49 #

    진짜 힘들었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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