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이스타항공 리벤지(Revenge) 일본여행 =
(21) 대불(大佛)보러 가는 길, 하세(長谷)역 앞 상점가의 촉촉한 시라스 고로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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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마쿠라고교앞역에서 네 정거장 이동하면 나오는 하세(長谷)역에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랄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맞은 편 승강장에 서 있는 엄청난 인파 때문이었다. 대체 이게 뭐야...;;
에노시마역이나 카마쿠라고교앞 역도 물론 사람이 많았지만, 여기만큼 이렇게 사람이 많진 않았다.
역에 정차해있는 열차. 열차와 열차 사이에 이어지는 통로가 없어 한 번 열차를 타면 이동이 불가능하다. 또한 기본적인 열차 도색은 왼편의 짙은 녹색 도색의 차량인데, 오른쪽같이 특별 도색의 차량 편성도 많은 편.
하세역 승강장의 기둥 및 지붕 역시 목재로 만들어져 있다. 관광객이 많이 내리는 역답게 역사 승강장이 에노시마, 카마쿠라고교앞 역보다 더 크게 지어진 것이 특징.
에노시마 역과 동일한 자동 개찰구가 설치되어 있고 역무원도 상주하고 있다. 근처 소학교(초등학교)에서 현장학습이라도 온 걸까? 노란 모자를 쓴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하세역 앞의 관광 안내도 및 에노시마 전철 연선 지도. 하세역은 에노시마 역과 함께 코토쿠인(카마쿠라 대불)이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대표역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하세역 전경. 역사 건물 바로 뒷편에 철도 건널목이 있다.
역사 뒤 철도건널목으로 열차가 출발하는 모습. 전철역과 도로, 그리고 근처의 상점가가 자연스럽게 서로 동화되어 어울리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풍경.
코토쿠인으로 가기 위해선 역에서 나온 뒤 오른쪽으로 꺾어 큰 길을 따라 쭉 올라가야 한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대불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이 많다. 동양인은 물론 서양인 관광객도 꽤 많은 편았는데, 나는 보지 못했지만 한국인들도 이 안에 꽤 많겠지?
곳곳에 한글이 동시 표기되어 있는 안내가 잘 되어있어 코토쿠인을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굳이 안내 표지판을 보지 않아도 그냥 큰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되니 절대 길 잃을 일은 없을 것이다.
에노시마는 '시라스(しらす)' 라고 불리는 뱅어와 비슷한 생선 요리로 유명한데, 이 때문에 꽤 많은 식당에서 시라스를 이용한 요리를 판매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시라스 덮밥'
생선 자체가 뱅어, 멸치처럼 굉장히 작기 때문에 밥 위에 듬뿍 올려먹는 덮밥 스타일의 요리가 제일 대표적인 음식.
길거리 곳곳에 코토쿠인의 대불 그림이 그려진 깃발이 걸려 있었다.
코토쿠인까지 이어지는 길은 기념품 전문점, 식당, 길거리 간식을 파는 상점가가 쭉 연결되어 있는데 시라스 요리와 함께 에노시마 지역을 대표하는 길거리 간식인 '타코센베'를 파는 가게도 있었다.
즉석에서 바로 구운 문어가 들어간 센베과자를 먹을 수 있는 타코센베 가격은 1개 350엔. 코토쿠인 근처의 상점가, 그리고 에노시마 섬 안의 상점가 등에서 어렵지않게 만날 수 있고
굉장히 큼직한 사이즈의 센베를 따끈따끈하게 구워주는지라 가격에 비해 그리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하나 먹고 가려 했는데, 타코센베를 먹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아쉽게도 패스... 재미있는 건 일본인보다 외국인들의 줄 서는 비중이 높았다는 것인데, 외국인 눈엔 꽤 신기하게 보였던 것 같다.
한 기념품점 앞의 심플하지만 가을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대불 그림.
지역 한정 맥주인 '대불 맥주' 를 판매하는 상점 앞엔 대불 맥주의 빈 병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일본의 지역 관광지를 가면 이렇게 그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 혹은 지명을 딴 지역맥주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굉장히 귀여워서 '아, 하나 사도 괜찮지 않을까?' 라고 잠시 고민했던 고양이 에코백.
고양이가 그려진 각종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였는데, 덕택에 즐거운 눈호강을 할 수 있었다.
한국의 달콤한 센베과자(생과자, 전병과자)와 조금은 다른 일본의 센베는 달콤한 맛보다 간장을 발라 구워 짭짤하고 바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기린 쌀과자 느낌에 좀 더 가까운 과자들이다.
그 종류도 정말 다양하여 여러 가지로 포장되어 있는 직접 구운 센베과자를 만날 수 있다.
키티, 호빵맨, 피카츄, 도라에몽, 미피, 스누피, 마루코, 토토로, 울트라맨이 그려진 캐릭터 센베...ㅋㅋ 그 위에는 해피 버스데이 등 각종 메시지가 씌여진 기념 센베도 진열되어 있었다. 이런 거 괜찮네.
매장 한 쪽에선 숯불 위에 막 구워지는 쌀로 만든 센베의 진한 향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센베 말고도 길거리 간식은 꽤 많다. 어딜 가나 빠지지 않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도 쉽게 만날 수 있고, 이렇게 식당과 함께 운영하면서 길거리 간식을 동시에 판매하는 가게들도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깃발이 요란하게(?) 붙어있는 이 '시라스 요리 전문점(專門店)'은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식당 중 하나.
요란한 간판과 깃발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한 번쯤은 끌게 만드는 것 같다. 밖에서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등의 길거리음식을 팔고 안에서는 시라스동을 판매하는 식당.
시라스동과 고로케가 같이 나오는 정식 가격이 950엔이면 나쁘지 않은 가격인데, 아쉽게도 나는 시라스동을 먹으러 갈 가게를 이미 정해놓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잠시 참기로 했다.
하지만 그냥 지나치려 한 내 발길을 잡아끈 것이 있었으니... 그건 사람 좋아보이는 아주머니의 미소도 아니고...
바로 이 '시라스 고로케(250엔)' 라는 고로케. 겉보기엔 그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평범한 고로케지만, 시라스를 넣고 튀겨낸 고로케라고 한다.
한 개 달라고 하니 굉장히 밝게 웃으면서 따끈따끈한 고로케를 한 개 꺼내주셨다. 고로케가 진열된 온장고 왼쪽에 우스터 소스가 담긴 노란 소스통이 있는데, 소스를 발라먹으면 된다는 설명까지...
장사를 하기 위해선 당연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비싼 것이 아닌 사소한 작은 간식 하나를 살 때도
손님 앞에서 밝은 미소로 응대해주는 이런 사람들이 참 좋다.
비단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 과하지 않더라도 서로 웃는 게 좋은 거니까.
고로케는 막 튀겨낸 것마냥 따끈따끈하면서도 생각보다 덜 눅눅해서 받아들었을 때 느낌이 좋았다.
우스터 소스를 뿌려먹으라는 아주머니 설명에 따라 소스를 듬뿍 뿌려서 한 입!
사실 고로케에 들어가있는 시라스는 내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다르긴 했다. 고로케 안에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시라스가 듬뿍 들어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선살을 갈아 감자와 같이 으깨넣었는지
시라스는 보이지 않았고 그래도 시라스가 들어갔다... 라는 것을 증명하는 검은 반점 몇 개가 보이는 것이 전부였다.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고로케긴 했지만, 그래도 속은 포실포실하고 따끈따끈한 고로케가 맛없을 리 없다.
꽤 기분좋게 먹을 수 있는 길거리 간식인 고로케는 시라스를 크게 기대하지 않아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추천.
고로케를 우물우물 먹으면서 계속 걸어가니 어느새 코토쿠인 앞에 도착했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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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21) 대불(大佛)보러 가는 길, 하세(長谷)역 앞 상점가의 촉촉한 시라스 고로케
2018. 1. 24 // by RYUNAN
덧글
http://kotone.egloos.com/6063616
고양이 에코백은 공교롭게도 2년 전 직접 찍으신 사진과 제 사진이 완전히 똑같네요...ㅋㅋ
역시 사람은 고양이에 끌리게 되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