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로수길 내 위치한 건 아니지만 이 쪽에 가성비가 상당히 좋은 중화요리 전문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지지난 주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불금을 즐기러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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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이름은 '차이나 당(唐)' 이라고 합니다.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내려 서울대입구 방향으로 걸어가다 낙성대입구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 나와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종류의 중화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
항상 근처에서 찾아온 사람들을 줄을 설 정도로 상당히 인기가 많은 곳이라는군요.


한편으로는 짜장면, 짬뽕, 볶음밥도 취급하고 있어 한국식으로 어레인지된 중화요리도 동시 취급하고 있습니다.
뭐라 설명하기 좀 어렵지만(?) 짜장면, 짬뽕 파는 동네중국집, 양꼬치 파는 정통중국집의 교집합이라 보면 될 듯.





중화요리 전문 레스토랑인데 중국산 재료는 김치 하나뿐이라는 것이 약간은 넌센스라는 기분도...

기다려주는 사람들을 위한 보상 혜택으로 기다린 시간만큼 음식가격 할인을 해 주는 것이 있습니다.
처음 들어올 때 대기가 있으면 노트에 들어온 시각을 적고, 나중 입장할 때 입장 시각을 따로 적는데
입장한 시각에서 처음 들어와 대기노트에 적은 시각을 빼서 1분당 150원으로 계산하여 할인을 해 준다는군요.
나중에 계산시 직원에게 몇 분 기다렸다 - 라고 이야기하면 총 금액에서 기다린 시간만큼 즉석 할인을 해 줍니다.
즉 오래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할인 혜택이 커 지는 셈. 저희는 금요일 저녁, 사람 많이 몰릴 때 들어와서
약 40분 정도 기다린 끝에 들어갔는데... 덕택에 6,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평소였다면 오래 기다릴수록 짜증이 났을텐데, 여긴 기다리는 시간만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그런지
기다리는 게 하나도 짜증나거나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진짜 머리 잘 쓴 것 같습니다.



간혹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나오는 짜사이 중 너무 물컹하고 지나치게 짠 것들도 있어서...


사실 맛 차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하얼빈도 기름진 중화요리 먹으면서 가볍게 반주로 마시기 좋은 맥주입니다.



여기서부터 나오는 모든 요리들은 전부 소 사이즈입니다. 여러 요리를 다양하게 즐기려면 소 사이즈를 추천.

이후 나온 요리들도 매우 좋았지만 공교롭게도 가장 처음 나온 요리가 가장 마음에 드는 요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얼마 전에 먹었던 영등포의 양꼬치집에서 먹었던 마파두부도 나쁘진 않았지만 그건 마파두부라기보다는
그냥 가정집 반찬으로 먹는 두부조림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이건 고추기름도 듬뿍 들어가고 국물 흥건한 진짜 마파두부.
요리로 나오는 마파두부 말고 단품 식사로 제공되는 마파두부밥도 있는데 밥 얹어서 한 번 먹어보고 싶을 정도...

궁바오지딩(궁보계정/宮保鷄丁/8,000원).

이게 8,000원짜리 요리의 양이라니, 이 두 가지 요리만으로도 이 곳이 왜 가성비가 좋은지 한 방에 이해.
튀긴 닭고기 뿐만 아니라 각종 야채와 땅콩을 통째로 큼직큼직하게 썰어넣어 굉장히 호쾌한 느낌이 드는 요리입니다.

닭고기만 건져 먹는것도 좋지만 같이 볶은 다양한 야채, 그리고 땅콩과 같이 즐기면 몇 배 더 좋습니다.

깐풍기를 시키려 했는데, 궁보계정에서 닭고기가 나오기 때문에 중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돼지고기로 변경.
역시 8,000원짜리 요리 치고는 상당히 가성비가 좋게 나옵니다. 대 사이즈로 시키면 정말 푸짐할 듯.

궁보계정이나 마파두부도 매운 요리지만 고추가 통째로 들어간 이 깐풍육, 상당히 매우니 먹을 때 주의하세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업슨 기묘한 매력이 있는 돼지고기 요리인 깐풍육은
탕수육이라든가 꿔바로우로 돼지고기를 먹는 것과 또다른 화끈한 매력을 선사해주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정말 매운 음식에 내성이 강하고 담력 있으신 분만 이렇게 드시길 권합니다.

중국 사람들이 아침식사로 주로 먹는 국물요리로 중국식 만두국...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국물 맛도 중국 특유의 향신료맛이 느껴지긴 하는데, 너무 강하지 않아 먹는데 큰 부담은 없습니다.
매운 요리 위주로만 시켜서 입 안이 막 화끈거릴 때 같이 먹으면 속 편안해지면서 따뜻해지는 게 좋더군요.


요리가 아주 본격적이라 볶음밥도 양꼬치 전문점에 나올 법한 고슬고슬하게 풀어담은 볶음밥을 생각했는데,
의외로(?) 일반 배달 중화요리 전문점에서 나오는 볶음밥 비주얼을 완벽히 재현한 음식.
밥공기 모양으로 꾹꾹 눌러담은 볶음밥 위에 얹어진 완전히 익힌 큼직한 계란지단과 칵테일새우 몇 마리,
거기에 짜장 소스까지 사이드로 나온 모습이 영락없는 우리가 늘 먹는 배달 중화요릿집 볶음밥입니다.

계란과 야채만 들어가 담백하고 고슬고슬한 밥알의 식감을 느끼는 정통 볶음밥은 그거대로 좋은 거고
진하고 달콤한 짜장소스를 밥 위에 듬뿍 얹거나 혹은 완전히 비벼 짜장밥처럼 먹는 이건 이거대로 좋은 거고요.

총 네 개의 따끈하게...가 아니라 찜통에서 뜨겁게 익혀 나온 꽃빵이 접시에 담겨 제공됩니다.
상당히 뜨겁게 찐 상태로 나오기 때문에 좀 식혔다 먹어야 해요.


식사를 다 마치고 난 뒤 마지막 입가심(?)으로 주문한 오향장육 소 사이즈(8,000원) 입니다.

마지막으로 채썬 오이와 고추기름, 소스 등을 뿌려 마무리. 다른 요리에 비해 양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째서 오향장육에 황도가 같이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음식 다 먹고 난 뒤 입가심으로 잘 먹었습니다...;;


그렇게 세 명이서 배 터지게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입장 대기 할인까지 더해 인당 15,000원 미만밖에 안 나와
더 뿌듯한 성취감마저 느껴졌던(?) 자리였는데요, 요 근래 식당 찾고 이 정도로 만족해본 건 거의 처음입니다.

아마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런 류의 요리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과 우르르 또 찾아오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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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1 // by RYUNAN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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