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 지스타 핑계로 떠난 부산여행 =
(7) 추운 밤을 달래는 뜨거운 돼지국밥 한 그릇, 부산역전 신창국밥
. . . . . .
남천역 근처 고옥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여기저기 이동을 좀 많이 했다.
오늘 서울로 올라가는 게 아닌 하루 더 숙박한 후 올라갈 예정이라 토요코인 호텔로 돌아가 다시 체크인을 했고
다시 경성대 쪽으로 나와 또 다른 사람들과 간단한 만남을 갖고 이 사람들과 함께 서면으로 한번 더 이동.
여튼 중간에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첫날 함께 숙박했던 친구가 먼저 서울로 올라가고 일행도 조금 변경되었다.
저녁에 만난 분 중 한 분은 서면에 있는 토요코인 호텔에 숙박할 예정이라 하여 바래다주고 오는 길. 1970~90년대 추억의 영화를 상영해주는 '서면옛날극장' 영화 포스터를 한 컷.
그러고보니 굳이 70년대가 아니더라도 멀티플렉스가 없던 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저렇게 포스터 아래
상영극장 이름이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 포스터는 물론 신문에 실린 영화 광고도 마찬가지.
슬슬 막차 시각이라 서면역에서 전철 타고 호텔로 돌아갈 준비. 경성대에서 서면에 올 때 버스로 이동했기 때문에 무료 환승으로 전철을 이용할 수 있다.
낮 시간대에 그렇게 많은 인파로 붐볐던 서면역도 막차 시간대가 되니 한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타는 곳 행선지 표시가 기존 종점인 '신평' 대신 연장구간인 '다대포해수욕장' 으로 변경되어 있는 모습.
포항 지진이 아니었다면 원래 지금 수능이 끝나있어야 되는 건데... 아마 개찰구 위에 광고 붙일때만 해도 자연재해로 인해 수능이 연기될 줄은 몰랐겠지.
호텔을 좀 더 편하게 들어가려면 중앙역에서 내려야 하지만, 일부러 한 정거장 앞 부산역에서 내렸다.
1호선 부산역과 KTX 부산역은 서로 이어지는 연결 통로가 없어 지상을 거쳐 올라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 대신 저 출구로 나가면 바로 KTX 부산역이 눈 앞에 보이기 때문에 동선이 그리 복잡하진 않다.
중앙역 17번 출구와 마찬가지로 부산역 8번 출구 방향에도 '토요코인 호텔' 안내가 표기되어 있다. 확인을 못 했는데 서면역이나 해운대역 출구에도 토요코인 호텔 안내가 되어 있을까?
현재 한창 광장 리모델링 공사중인 부산역전 전경.
. . . . . .
중앙역에서 내리지 않고 부산역에서 내린 이유는 호텔 들어가기 전 뭔가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였는데, 마침 생각난 것이 돼지국밥. 그래 이번 여행에서 밀면은 먹었지만 아직 돼지국밥은 안 먹었지...
그래서 호텔 근처에 괜찮은 돼지국밥집이 뭐 있을까 찾던 도중, 지난 여행 때 장산역 근처에서 맛있게 먹었던
이 가게도 1박 2일에 소개되었던 전력(?)을 가지고 있다. 요새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음식점... 이라고 하면 1박2일이라던가 런닝맨은 기본으로 깔고 가는 듯...;;
평소 사람들로 붐비는 유명한 가게라곤 해도, 이런 늦은 시간대에 사람이 많을 리 없다. 손님은 우리 말고 사진에 보이는 한 테이블이 전부. 자정이 넘은 시각이라 한산한 실내 분위기.
다만 옆 테이블 손님이 좀 시끌시끌했는데, 아마 다른데서 거하게 마시고 2차로 해장술 하러 온 것 같아보였다.
신창국밥 로고가 프린팅된 물수건과 수저받침. 수저받침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셀프 반찬코너가 있어 이 곳에서 원하는 반찬을 직접 담아올 수 있다.
다만 첫 기본 반찬은 직원이 직접 가져다주기 때문에 먹다 모자랄 때만 추가로 직접 가져오면 된다.
고춧가루 넣고 가볍게 무친 돼지국밥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야채인 정구지(부추무침). 돼지국밥이 아닌 서울에서 순대국밥 먹을 때도 같이 나온다면 잔뜩 넣어먹는 야채 중 하나.
돼지국밥도 패스트푸드(...)라고 봐야 되려나, 생각보다 음식이 꽤 빨리 나왔다.
보통 돼지국밥 하면 생각하기 쉬운 설렁탕 같이 뽀얀 국물이 아닌 맑은 국물이 신창국밥의 특징. 뽀얀 국물과 맑은 국물 중 어떤 게 더 낫다 - 라고 구분짓기보다는 그냥 국물 스타일이 서로 다르다고 보면 된다.
늘 뽀얀 국물의 돼지국밥만을 생각하다 신창국밥을 처음 접해보면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국물이 꽤 간간하게 맞춰져 있어 새우젓은 별도로 넣지 않고 늘 먹던대로 부추를 잔뜩 집어넣었다. 이 정도로 부추 듬뿍 넣으면 '돼지국밥 좀 먹을 줄 아네' 라고 부산 토박이들에게 칭찬받을 수 있을까...^^;;
국물 안에는 돼지고기 수육과 함께 순대, 그리고 각종 돼지 부속들이 한가득. 국물 한 번 뜰 때마다 고기가 같이 걸려나올 정도로 돼지고기 건더기가 풍부한 게 돼지국밥의 가장 큰 장점이다.
설렁탕 같은 걸 시키면 쇠고기 고명이 적어 고기를 아껴먹어야(...) 하는데, 돼지국밥은 그런 걱정 전혀 안 해도 된다.
국물 몇 번 떠 먹다 밥을 통째로 국물에 투입.
바람 매서운 추운 겨울밤에 속이 좀 허할때 뱃속에 집어넣는 따끈한 돼지국밥 한 그릇... 더한 행복이 또 있을까.
전날 같이 다녔던 친구 말고 오늘 같이 숙박하게 될 새로운(?) 친구 한 명이랑 같이 밥 먹으러 왔는데
신창국밥은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다길래 일반적인 돼지국밥과 스타일이 달라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꽤 만족한 것 같았다.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던 건 추운 바깥 날씨 영향도 꽤 있었을 듯.
셀프 반찬 코너엔 뜨거운 자스민차도 준비되어 있어 식사 전후 얼마든지 가져다마실 수 있다.
정신없이 국밥 먹고 난 후 향 좋은 자스민차 한 잔으로 식사 마무리. 어짜피 호텔도 바로 옆에 있고 시간도 많아 좀 여유있게 숨 돌리면서 천천히 차 마신 뒤 이동하기로 했다.
밥 먹는 도중 식당 안에 있는 TV에서 긴급속보로 포항 여진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일본 여행 중이었던 수요일에 본진이 발생하고 계속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포항에서 4일만에 터진 본진급 여진.
포항 지지은 규모 자체는 재작년 경주 지진에 비해 약하지만, 재산 피해는 훨씬 더 컸던 지진으로 기록되었다.
국밥 한 그릇에 세상 근심 잊고... 그게 말처럼 쉽게 되면 세상 참 살기 편하겠지만... 그래도 식사하는 도중엔 잠시나마 근심을 잊고 먹는 데 집중할 수 있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은 일부러 큰길 건너 맞은편 차이나타운을 뚫고 지나가기로 했다.
차이나타운 바로 옆에 '초량동 텍사스 거리' 가 있다는 건 이번 여행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여기 차이나타운만 있는 게 아니었어? 다만 거리 분위기는 한밤중이라 좀 돌아다니기 음산했던 느낌.
텍사스 거리의 의미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지만, 밤 시간대라 슬럼가 같은 분위기가 약간 느껴진다.
어제 썼던 방을 연박으로 연달아 묵을 수도 있었지만, 같이 자는 동행인이 바뀌게 되어 좀 번거롭긴 해도 아침에 체크아웃을 한 뒤 다시 새 방을 체크인해서 하루 더 묵기로 했다.
연박을 하고 엔조이 에코 플랜 신청시 숙박비를 약간 깎아주긴 하지만, 그것보단 새 방에서 묵는 게 더 낫다는 판단.
새 방 역시 전날과 동일한 트윈 룸. 다만 어제 묵었던 방과 가구 배치와 침대 방향은 정반대. 이렇게 부산에 내려와 보내는 2일차의 밤이 깊어간다.
= Continue =
. . . . . .
※ 신창국밥 부산역점 찾아가는 길 : 부산역 광장 오른편(초량역 방향) 광장관광호텔 바로 옆에 위치
.
.
.
= 2017 지스타 핑계로 떠난 부산여행 =
= 1일차 =
= 2일차 =
(7) 추운 밤을 달래는 뜨거운 돼지국밥 한 그릇, 부산역전 신창국밥
2018. 2. 19 // by RYUNAN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