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복시장 내 개화식당(http://ryunan9903.egloos.com/4411008)의 유니짜장 먹으러 찾아갔던 것이었는데요,
이번에 이와 똑같은 행동을 또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중화요리 먹으러 두 시간 걸려 평택으로 내려왔습니다.
지난 번 개화식당은 그래도 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는데,
여긴 평택역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이동해야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동해장' 이라는 중화요리 전문점.
그냥 동네 중국집 같은 이 곳은 백종원의 삼대천왕, 수요미식회 등에도 등장한 매우 유명한 가게로
영업 시간이 다소 불규칙해서 동네 사람이 아닌 외지인이라면 일부러 찾아갔는데 허탕치는 경우도 꽤 많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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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같은 건물 안에 있는 노래방 이름이 '동해노래방' 이군요.

제가 찾은 요일은 토요일 오후 12시 정도. 영업을 11시 반부터인가 시작한다고 하니 거의 맞춰간 셈.


덕택에 지역 주민들은 좀 싫어하시겠지만, 외지인들도 많이 찾게 되는 유명한 가게가 되어버렸습니다.
동해장은 화상 출신의 주인이 2대째 운영하는 약 9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중화요리 전문점으로
현재 가게를 이어받아 운영하는 2대째 주인 역시 나이가 많이 들어 백발이 성성한 노인분이십니다.

메뉴판 뒷면에 요리메뉴도 있는데, 요리메뉴 사진은 없습니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메뉴판 아래 '유아용품이 없습니다' 라는 문구가 유달리 눈에 띄는군요.


주전자 안에는 따끈한 자스민차가 들어있습니다. 향긋하고 깔끔한 맛 덕에 중화요리랑 잘 어울립니다.

방송에도 나온 유명한 중화요릿집이라고 하여 반찬이 특별히 더 대단한 건 없습니다.
그냥 보통 동네 중국집에서 나오는 것과 똑같은 춘장과 단무지, 생양파가 반찬으로 나옵니다.
여긴 화상 출신인 지금의 사장님이 선대로부터 가업을 이어 꾸준히 장사를 해 온 동네 가게라고 하니까요.


오래 된 듯한 그릇, 그리고 삶은 완두콩을 얹어낸 모습이 꽤 전통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모습.
다른 짜장과 달리 짜장에 들어가는 양파, 돼지고기 등의 건더기를 길쭉하게 썰어넣은 것이 특징.
유니짜장은 재료를 다져서 내는 것, 유슬짜장은 사진과 같이 재료를 채쳐서 내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댓글로 차이점을 알려주신 빛의화살 님께 감사드립니다)


좀 자극적인 맛의 짜장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약간 심심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로서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개화식당의 유니짜장이 좀 매콤한 맛이 강했다면 이건 고소한 맛이 꽤 인상적이네요.
짜장 소스의 양도 꽤 많은 편이라 보통 사이즈에 공기밥 추가하면 짜장밥으로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 듯.


음식이 나오기 전, 서빙도 직접 하시는 백발이 성성한 주인께서 뭔가 와일드하게 후추를 팍팍 쳐서 내시던...
당연히 후추향은 아주 강하긴 한데... 의외로 간이 별로 되지 않아 맛 자체는 꽤 싱거운 편.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니 짜장 소스가 같이 나오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짜장 소스는 손님이 원해서 같이 달라고 하면 그 때 같이 내어주고, 그 외엔 이렇게 나오는 게 기본인 듯 합니다.
볶음밥 안에 들어간 재료는 계란, 파, 당근, 양파 등... 재료들이 잘게 썰어져 밥과 함께 고슬고슬 볶아졌습니다.

계란 너무 마음에 드네요. 여태까지 볶음밥이나 짜장 위에 얹어진 계란 제일 잘 부쳤다 생각했던 곳이
부산여행 때 갔던 보수동 동화반점이었는데, 여긴 거기보다 계란 부쳐낸 게 훨씬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볶음밥은 크게 기대 안 하고 그냥 밥도 있어야 할 것 같아 시켰는데,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각종 해산물과 야채, 그리고 가지를 넣고 끓인 백짬뽕과 같은 스타일의 식사 메뉴.

일단 유슬짜장과 사용하는 그릇 크기부터가 다른데, 그릇이 짜장 그릇에 비해 더 깊고 큰 편인데
그 안에 면과 각종 고명은 물론, 국물까지 가득 담아 서빙하기도 힘들 정도로 찰랑찰랑 담긴 상태로 음식이 나옵니다.
여기에도 마지막에 사장님의 와일드한 후추 뿌리기는 덤. 후추 싫어하시는 분은 미리 말씀하셔야 할 듯.

그 밖의 다른 야채나 해산물도 많이 들어가있는데요, 건더기를 한참 건져내도 면이 안 보일 정도로 많습니다.

맛이 엄청 묵직하면서도 또 느끼하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뒷맛이 텁텁하지도 않고 깔끔하게 넘어갑니다.
국물 안에 들어간 면은 무난무난한 편, 면보다도 사진과 같이 고명이 너무 많아서 이걸 건져먹는 재미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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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장의 가지튀김은 가지 안에 만두처럼 소를 집어넣은 뒤 튀김옷을 입혀 튀겨내는 요리입니다.
당연히 방송에도 등장하였으며 만드는 수량의 한계가 있어 문 열 때 맞춰가지 않으면 맛보지 못하는 요리라고...
사람들 후기를 보니 가지튀김을 먹으러 일부러 찾아갔는데 재료가 떨어져 맛보지 못한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찾아간 게 대기도 없었고, 요리도 시킬 수 있었고... 운이 좋았습니다.

나오는 음식을 보고 그 생각을 철회. 튀김 한 개 크기가 칼국수집 왕만두에 필적할 정도로 엄청 큽니다.
한 입에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큼직한 튀김이 접시 한가득 담겨 나오는 걸 보고 충분히 납득갈만하다...라고 생각.
게다가 그냥 가지를 튀겨내는 게 아닌 안에 속을 채워넣고 튀기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니까요.

주인 할아버지가 직접 오셔서 앞접시에 가지튀김을 얹은 뒤 이렇게 먹으라고 가위로 쓱쓱 잘라주시더군요.

정말 맛있는데요, 가지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도 이건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가지 싫어하는 분들은 그 흐물거리는 식감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을텐데, 이건 흐물거리는 식감 없이
튀김옷은 바삭하면서 또 속은 촉촉하게 씹혀 가지 특유의 식감을 느낄 겨를도 없습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시지만 바쁘게 돌아다니며 지금도 직접 주문을 받고 서빙도 하시는데
저희가 식사를 종류별로 시키니 '이렇게 사람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여러개 동시에 시키면 안된다' 고
음식 나오는 시간 오래걸린다고 툴툴대시면서 정작 음식은 한 10여 분 만에 시간차 거의 없이 동시에 나왔고
가지튀김 내 오면서 바쁠 때 이렇게 여러가지 시킨다고 투덜대시면서 동시에 가지튀김은 이렇게 먹는 거라며
직접 제 앞접시에 가지튀김 하나를 담아 사진에 보이는 가위로 한입크기로 슥슥 먹기좋게 잘라주신다던지...
우리가 열심히 가지튀김 먹고 있으니 양이 많은 걸 아셨는지 슬쩍 오셔서 가지튀김 남은 건 포장도 해준다고 하시고...
원래 음식을 먹을 때 남김없이 깔끔히 먹는 주의이긴 하지만, 왠지 이 날은 더 깔끔하게 먹고 싶어서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이 셋이서 그릇을 싹 다 비웠는데, 할아버지가 음식 싹 비운 걸 흘끗 보시더니
갑자기 얼굴에 화색이 돌면서 엄청 혼자 즐거워하시고... 이거 츤데레네 츤데레여(...)
기본적으로 요리든 식사든 제공되는 음식의 양이 많고, 또 옛날 방식으로 음식을 조리하시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나오는 요리나 식사가 지금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는 다른 점도 많이 느껴졌습니다.
추측이긴 한데 '유명하다 해서 일부러 찾아왔는데, 생각보다 별로야' 라고 느끼는 손님들이 의외로 좀 있었을거고
아마 그 이유로 음식을 남기는 모습도 많이 보게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래서 우리가 음식 깔끔히 비운 걸 더 좋아하셨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재방문 의사는 충분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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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역 기준으로 가게 찾아가는 길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단 평택역 앞 광장으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


큰길 바로 맞은편에 '동해장'을 찾으실 수 있습니다.
매일 영업시간은 11시 반부터 19시 반까지. 정기휴일은 매월 2, 4주 월요일.
하지만 재료가 떨어지면 정해진 시각보다 더 일찍 문을 닫을 수 있고 주인 할아버지의 건강 상태에 따라
쉬는 날이 월요일이 아님에도 갑자기 정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토요일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대략 15시 반 정도엔 주문 마감이 되고 17시에 영업이 끝날 수 있다 하니
참고하시고 부디 찾아가는 분의 운이 함께 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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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14 // by RYUNAN
덧글
메뉴 하나하나가 다 맛나보입니다 아흑
육교반점도 맛나요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230935258
할아버지가 좀 까칠하긴 한데 약간 츤데레끼가 있으셔서... 나름 즐거웠습니다.
유슬은 재료를 채쳐서 내는 겁니다.
유슬(유니)로 표기하셨길래....기분 나쁘시겠지만 말씀드립니다.
덕택에 본문에 수정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 동해장 휴일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평일 영업시간은 오후 18시30 분 까지이며,
주말, 공휴일은 15시30분까지 입니다.
저희 동해장 음식을 맛있게 드셔 주셔서 감사드리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동해장 주방장 큰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