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두장군 님 블로그 상상취 방문 : http://hsong.egloos.com/3574593)
'반전의 탕수육' 이라는 제목, 그리고 가격대비 전국 상위 1%의 탕수육이라는 극찬을 듣고
대체 무슨 탕수육일까 너무 궁금해서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금요일 저녁에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상상취는 삼각지역 근처의 유명한 중화요리 전문점 '명화원' 근처에 있는 곳으로(명화원도 아직 안 가봤지만)
4호선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중간 쯤에 위치해있긴 한데, 삼각지역에서 찾아가는 것이 약간 더 가기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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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없는 중화요릿집은 아닌게, 식사 하는 도중에 손님이 계속 들어오더니 나갈 때 즈음엔 거의 70% 이상 차더군요.
혼자 와서 식사를 하고 가는 손님도 있었지만 여럿이 와서 술과 함께 요리를 즐기는 손님이 더 많았습니다.
가게도 좀 낡은 분위기, 시내 번화가의 깔끔한 중화요릿집보다는 오래 된 시골 중화요릿집 같은 느낌.

중화요리도 가격이 많이 올라 이제 이 정도 가격이면 그냥 무난무난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배달 중화요리에서 빠지지 않는 세트인 탕수육 + 짜장면2 세트도 있고 요리가 더 붙는 세트도 있는데,
탕수육 + 마파두부 + 식사2개(짜장면 또는 짬뽕) 나오는 세트가 1인 12,000원이라 가성비가 좋아 보여 이걸로 선택.



고량주 도수가 50도나 되긴 했지만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둘이서 한 병을 다 못 마셨지만요...ㅋㅋ


많이 먹어보았거나 혹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웠던 마파두부와는 약간 다른듯한 모양새.
고추기름이 많이 들어가고 빨갛게 조리되어 보기만 해도 매워보이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마파두부의 이미지인데,
갈색에 약간 탕수육 소스같이 걸쭉함이 느껴지는 조금은 생소하게 보였던 마파두부의 외형이었습니다.

다진 고기와 양파, 버섯 등의 야채가 아낌없이 들어가 그냥 먹어도 좋고 밥과 같이 먹어도 좋을 것 같았어요.
간이 보기와달리 그렇게 세게 된 편이 아니라 밥 없이 그냥 요리만 먹어도 짜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탕수육은 요리 단품으로 따로 주문할 경우 소 사이즈가 13,000원인데, 저는 세트로 나오는 코스로 주문을 해서
녹두장군님 블로그에서 봤던 소 사이즈의 탕수육보다 약간 더 적은 양이 나왔습니다.
이 곳의 탕수육은 부먹 스타일. 혹시라도 부먹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은 사전에 미리 요청하셔야 할 듯.

항상 강조하지만 저는 탕수육 부먹이나 찍먹 볶먹을 가리지 않습니다. 어떤 식으로 나오든 존중하는 편.
그리고 탕수육은 사 주는 사람 - 돈 내는 사람이 추구하는 방식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주의라...^^;;

소스 자체도 맛있었지만 탕수육 튀김이 매우 좋았는데요, 바삭하거나 딱딱하지 않고 튀김임에도 포실포실하면서
마치 꿔바로우 같이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식감 + 그리고 새콤함 없는 달짝지근한 소스가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아, 이 정도 탕수육이면 충분히 칭찬받을 만 하다... 일부러 찾아오길 잘 한 것 같다 - 라는 만족스러움.

단품 식사로 주문시 짜장면과 짬뽕은 1,000원의 가격 차이가 있는데, 코스요리에서는 가격 차액을 안 매깁니다.
마파두부, 탕수육과 함께 짜장면 둘이든 짜장하나 짬뽕하나든 혹은 짬뽕 둘을 시키든 같은 가격이라고 합니다.

단품 식사를 주문하는 것과 동일한 양이 나왔습니다. 단품으로 따로 주문은 안 했지만, 이 정도면 동일하다고 봐야...
양송이버섯을 비롯하여 야채, 해산물을 듬뿍 넣고 얼큰하게 끓여 낸 모범적인 짬뽕의 표본.

그래도 번거롭게 껍질을 하나하나 떼낼 필요가 있는 홍합이 들어가지 않은 건 좋습니다.
(딱히 싫어하는 것까진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홍합 잔뜩 넣은 짬뽕은 껍질 발라내기 귀찮아서 선호하진 않음)

그래도 이 정도 짬뽕이면 딱히 아쉬운 점은 별로 없었습니다. 무난하고 또 맛있게 먹기에 나쁘지 않았던 수준.


춘장 맛 강한 달지 않은 옛날 짜장이라기보다는 적당히 단맛과 고소한 맛이 느껴지는 중화요릿집 짜장면.
달지 않은 간짜장 같은 것도 좋지만, 이렇게 단맛 느껴지는 배달짜장 느낌의 짜장면도 좋은 것 같습니다.
짬뽕도 그렇고 짜장 역시 그냥 식사로 먹기에 적당히 괜찮다... 라는 느낌.

식사가 온전하게 1인분이 다 나오고, 요리들도 가격에 비해 꽤 충실하게 잘 나온 편이라
2인이 먹기에 상당히 배불렀던 저녁 식사. 조금 양 적은 분들이라면 이 구성으로 3인이 먹어도 적당할 듯 합니다.
물론 단품에 비해 할인혜택이 있는 세트 요리의 경우 인원수에 맞춰 시켜야 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단품을 따로 주문하는 것에 비해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여러가지를 맛보고 싶다면 세트를 추천.

그동안 생각해왔던 마파두부와는 조금 달랐던 맵지 않은 마파두부, 그리고 매우 맛있었던 탕수육과 무난한 식사.
근처에 있는 명화원이란 중화요릿집을 아직 안 가봐서 사실 비교를 하자면 잘 모르겠지만,
여기서 즐기는 탕수육도 좋았었던지라 근방에 계신 분이라면 찾아와 요리와 함께 식사를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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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소화를 시키려고 용산역까지 걸어갔습니다.
상상취가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사이라 용산역과도 가까운데, 용산역에서 가면 큰길을 건너야 해서 약간은 불편.
용산역 안에 '근대골목도나스' 라는 가게가 눈에 띄어 들어가봤는데, 약간 레트로풍의 베이커리 & 카페더군요.


던킨도너츠 등의 프랜차이즈 도너츠에 비해 크기가 약간 더 큼직합니다. 막 나와 따끈따끈한 상태.

지금은 한국에서 철수했지만, 일본에 있는 콩비지를 넣어 만든 도너츠 프랜차이즈 '하라도너츠' 와 비슷한 맛인데,
배가 워낙 부른 상태라 둘이서 한 개만 사서 커피와 함께 나눠마시긴 했지만, 배 고픈 상태에서는
커피와 함께 여러 개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따끈하면서 담백한 맛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너츠 말고도 속에 아이스크림을 채워넣은 소보루빵 등 맛있어보이는 빵 종류가 많고 선물세트도 팔고 있어
용산역에서 기차 타기 전, 간단히 열차 안에서 먹을 간식으로 구매해도 되고 선물용으로 사기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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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2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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