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이런 가게가 있다는 존재 자체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소개를 통해 이 가게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다른 닭칼국수집과 달리 '닭백숙 반 마리를 칼국수 한 그릇에 통째로 집어넣은 패기'를 보고 그만 반하게 되어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 보자... 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곳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좋은 기회가 생겨 가 보게 되었습니다.
것도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파주닭국수' 본점으로 말이지요.
친구 차 타고 네 명이서 주말에 같이 찾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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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식사시간대를 살짝 비껴간 일요일 낮에 방문했는데, 주말 식사시간대엔 대기손님이 생길 정도로 붐비는 듯.

음... 난로 필요하지요. 특히 파주는... 서울에 비해 상당히 추운 곳이기 때문에...
겨울엔 난로 무조건 필요해요. 없으면 죽을 수도 있다...(경기도 문산에서 2년간 군생활을 했던 사람)

2015년 4월에 처음 영업을 시작했으니 햇수로 따지면 올해 3년 정도밖에 안 된 짧은 역사.
다만 지금의 닭국수라는 음식을 완성시키기까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하는데,
그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3년이란 짧은 시간동안 전국에 약 20여 개가 넘는 체인점을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서울에는 체인이 단 한 군데 있는데 신사동 가로수길 안에 파주닭국수 체인이 있다고 합니다.


네 종류의 국수(불고기국수, 닭국수, 매운닭국수, 들깨닭국수)와 닭죽까지 총 다섯 가지의 식사메뉴와
닭고기 안심으로 만든 안심탕수육, 매운양념안심탕수육의 사이드메뉴 단 두 가지.
대표메뉴인 닭국수 가격이 8,500원으로 국수 한 그릇 가격 치고는 약간 세지않나 싶은 감도 있지만
국수 한 그릇에 닭 반 마리 분량의 백숙이 통째로 들어간다는 걸 감안하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닙니다.

정식 메뉴명은 '탕슉' 이긴 한데, 오글거려서 도저히 쓰기 힘드니(...) 그냥 탕수육이라 하겠습니다...;;
가격은 각각 4,500원, 5,500원이지만 1인 1국수 주문 후 사이드로 시키면 각 1,500원씩의 가격 할인이 있습니다.
1종의 사이드 메뉴에 대해서만 할인해주는 것이 아닌 두 개를 시켜도 중복 할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네 명 이상 방문하면 국수 하나 시킨 뒤 그냥 안심, 매운안심 탕수육 두 가지를 다 시키는 것을 추천합니다.


왼쪽의 빨간 소스 정체가 뭔지 살짝 찍어먹어보니 겨자향 확 올라오는 겨자소스더라고요.
다만 국수 국물 때문에 닭고기 간이 어느정도 된 편이니 굳이 양념장이나 소금을 찍어먹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국수랑 같이 먹을 땐 역시 묵은김치보단 좀 맵게 양념을 해서 갓 무친 겉절이가 최고.

가위를 이용해서 앞접시에 먹을 만큼 덜어먹으면 됩니다.

묵은지나 익은 김치보다는 싱싱하고 아삭거리는 갓 무친 겉절이를 제일 좋아합니다.

양념치킨처럼 매운 양념에 듬뿍 버무려진 여섯 조각의 닭 안심살 튀김이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안심탕수육 위에 얹어진 녹색 야채가 뭔가 봤더니 청양고추 다진 것... 보는 것 만으로도 일단 꽤 매울 것 같습니다.

한 조각 크기도 한 입에 다 넣지 못할 정도로 꽤 큼직하고 또 당연하겠지만 뼈 없는 순살입니다.
그래서 양 또한 꽤 많은 편인데 사이드메뉴 1인분이 일반 순살치킨 기준 약 60% 정도는 족히 될 법한 수준.

바로 막 튀겨낸 뜨거운 안심튀김을 양념에 버무려 내놓은거라 따끈따끈한 것이 먹기 더 좋았습니다. 맛있어요.
다만 '매운양념' 이라는 이름이 허언이 아닐 정도로 꽤 매운 편이기 때문에 먹다보면 입 안이 금방 얼얼해집니다.
도전용 메뉴! 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지나치게 매운 맛은 아니지만 매운 걸 잘 못 먹는 분들은 좀 힘드실 듯.
매운 걸 적당히 즐기는 분들이라면 '맛있게 매운 양념치킨'의 이상적인 극치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냥 안심탕수육(6,000원, 1인 1메뉴 주문시 4,500원)을 추천합니다.
안심탕수육과 매운안심탕수육의 관계는 치킨집의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의 관계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크리스피 치킨이나 카라아게류와 달리 중화요리 탕수육 스타일로 닭 안심살을 튀겨낸 것이 특징입니다.
그냥 먹거나 혹은 후추소금에 찍어먹는 것도 좋지만 같이 나온 유자 베이스의 탕수육 소스에 찍어먹는 걸 추천.

안심의 촉촉한 식감, 그리고 튀김 본연의 고소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운 것을 못 드시는 분들, 혹은 자극적인 걸 피하고 싶은 분은 그냥 안심탕수육을 시켜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저로서는 두 가지 다 맛있긴 했지마는, 최근 매운 걸 잘 못 먹게되다 보니 아무래도 일반 안심 쪽에 한 표를...

닭국수는 냉면대접만한 거대한 놋그릇에 국물과 함께 한 그릇 가득 담겨 서빙되었습니다.

정말 닭 반 마리가 국수 안에 통째로 들어갔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한 호쾌한 비주얼.
벌써 10년이 지난 아주 옛날 이야기긴 하지만, 이렇게 식사메뉴 위에 닭이 통째로 올라간 호쾌한 구성은
지금은 사라진 명동의 유명한 카레집 '월드원카레'의 치킨카레 이후 처음 보는 것 같군요. 월드원... 그리운 이름이에요.
(명동 월드원 카레의 치킨 카레 : http://ryunan9903.egloos.com/1886232)

조금 과장해서 야채 반 국수 반이라 해도 될 정도로 고명으로 얹어진 야채의 종류, 양이 많습니다.

전자의 방식으로 살을 발라먹을 땐 같이 나온 겨자, 또는 후추소금에 찍어먹는 것을 추천하지만
살을 다 바른 뒤 국수와 섞어먹을 땐 국수 국물의 간 때문에 별도의 양념장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뼈다귀해장국을 먹을 때도 뼈에 붙은 살을 다 발라 국물에 섞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이것도 같은 방식으로...

해물 혹은 사골육수 계열의 칼국수와 달리 닭 육수 베이스의 칼국수는 맛은 진하면서도 뒷맛은 또 텁텁하지 않아
진한 국물과 동시에 개운한 뒷맛까지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삶은 닭고기 또한 살이 연하고 좋습니다.

사이드메뉴로 안심탕수육까지 시켜 같이 먹으면 정말 배가 터질 정도의 포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건장하고 잘 먹는 성인 남성들끼리 와서 먹어도 충분히 KO당할 정도의 넉넉한 양 또한
맛 못지않게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맛은 물론 더 설명할 필요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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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식당과 완전히 분리된 건 아니고 계단 한 개 정도의 높이로 별도 카페공간이 따로 마련된 정도인데요,
식사를 한 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려면 저 구역으로 올라가기 전 음식 계산을 먼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카페 입구엔 오른쪽에 보이는 것처럼 '아, 맞다 계산!' 계산을 먼저 해 달라는 양해문구가 있습니다.

나름 본격적인 에스프레소 자판기와 함께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주전부리인 보리강정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달달한 자판기커피 말고도 갓 뽑아낸 아메리카노도 마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오른쪽에 보이는 스테인레스 접시에 강정을 직접 담아놓고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단! 이 강정은 카페 안에서는 마음껏 먹을 수 있지만, 밖으로 몰래 반출하거나 싸 가는 건 안 됩니다.
보리강정을 밖에 가져가서 먹고 싶은 분은 카운터에서 한 봉지 2,000원에 판매하니 정당하게 구입해 드세요.

안에서 마음껏 먹는 건 좋지만, 다들 문화시민다운 매너는 지켜주실 거라 믿습니다.

지나치게 달고 끈적하면 별로였을텐데, 단맛이 꽤 약하고 보리의 구수함과 뻥튀기의 바삭함이 잘 살아있습니다.
배 불러서 뭐 더 못 먹겠다고 말한 일행도 하나 먹어보고는 이거 굉장히 맛있다고 칭찬.

다른 카페 찾아갈 수고도 덜고 커피값도 굳었고, 뭐 완전 잘 됐지요.
닭국수 한 그릇 푸짐하게 먹고 가게 내 카페에서 커피에 보리강정까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으니 정말 최고.
이 가게는 다음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시켜 주고 또 오고 싶을 정도로 만족했던 좋은 곳입니다.

그렇게까지 먼 외곽지역까진 아니라 대중교통으로도 접근 가능하고
전철역에서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접근성이 그렇게까지 나쁜 편이 아닙니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인 경의중앙선 금촌역까지는 편도로약 1.22km. 일단은 걸어서 접근도 가능하니 참고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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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 2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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