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우리에게 '고독한 미식가' 라는 드라마로 잘 알려진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가
촬영 스탭들과 함께 한국의 한 갈비집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누군가 우연히 발견하여 찍게 된 사진이었는데요,
그 사진의 정체는 바로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7기' 촬영을 위해 배우가 한국에 온 것으로
이번 7기 에피소드 중 '한국 출장편'이 있어 사진에 찍힌 배경의 해당 갈비집을 무대로 촬영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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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별다른 스토리 없이 그저 아저씨가 밥 먹는 이야기가 전부인 드라마일 뿐인데,
엄청난 히트를 치며 다이어트를 다이너마이트로 바뀌게 만든 마성의 작품!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
당연히 인터넷상에서는 난리가 났고, 즉시 이 갈비집이 어딘지 찾아보려는 사람들로 큰 화제가 되었지요.
갈비집 이름은 보광동에 위치한 '종점숯불갈비'라는 곳. 방송에 나오거나 할 정도로 엄청 유명한 가게까진 아니지만
연예인 홍석천이 자주 찾는 단골 갈비집이라 할 정도로 지역 주민들에겐 꽤 사랑받는 동네 가게라고 합니다.
고독한 미식가 7기 '한국 출장편'에서 전주의 청국장정식 '토방'에 이어 출연하게 된 보광동 '종점숯불갈비'
이 곳을 직접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위치는 본 포스팅 끝부분에 있는 약도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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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의 돼지갈비는 가스렌지가 아닌 숯불을 이용해 굽습니다.

매장 내부는 그리 넓은 편이 아닙니다. 큰 가든 같은 갈비집이라기보다는 동네식당 같은 좀 허름한 분위기.

처음에 고기를 시킨 뒤에는 100g 단위로 추가 주문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일단은 돼지갈비부터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이 곳은 매운갈비찜도 꽤 괜찮다고 합니다.

물수건은 일회용이 아닌 삶아 쓰는 수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몇 고깃집이 고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쌈야채나 김치, 파채 등의 아주 기본적인 반찬만 나오고
그 외의 반찬이 없는 것에 비해 이 곳은 마치 8~90년대 감성을 유지하듯 꽤 이런저런 다양한 반찬들이 나옵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것 치고 안에 들어간 살이 꽤 충실한 편이라 꽤 마음에 들었던 반찬.
특히 어릴 적 자주 갔던 단골 갈비집에서 밑반찬으로 게장이 나왔는데, 그 기억을 가지고 있어 그런지
갈비집 밑반찬으로 게장 나온 게 상당히 반갑게 느껴집니다. 달콤매콤한 강한 맛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다만 반찬 만드는 것도 꽤 잘 만들어내는 듯 버릴 반찬 없이 다 젓가락이 가게끔 만들었더군요.

어릴 적 잔칫집이나 어르신들 생신상에 꼭 하나씩 껴 있었던 마요네즈에 무친 '사라다'
굉장히 친숙한 야채, 과일 사라다이긴 한데 요새는 내 오는 가게가 줄어 먹기 조금 어려워졌습니다.

마지막 밑반찬으로는 콩나물 무침.

마늘은 돼지갈비와 함께 구워먹어도 되고 그냥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고추는 꽤 매운 편이었어요.

1인분이 200g이니 한 근 양이라고 보면 되겠군요. 가위, 집게와 함께 나옵니다.

물론 나쁜 뜻이 아니라 좋은 의미로. 매우 익숙하면서도 또 친숙하게 느껴지는 양념에 재운 갈비에요.

익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뜯기 좀 불편하긴 해도 뼈 옆에 붙어있는 고기가 제일 맛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카스로 선택했습니다. 먹으러 온 거니 부어라 마셔라까진 아니고 그냥 가볍게 반주하는 정도.

본격적으로 이노가시라 고로가 맛있게 먹었던 그 갈비를 먹기 시작합니다.

양념이 잘 배어들고 부드럽게 씹힐 수 있게끔 고기 사이에 칼집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거의 밖에서 고기를 먹을 땐 삼겹살이 메인이거나 혹은 돼지갈비를 먹는다손 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나오는,
혹은 무제한 제공되는 곳의 양념목살 정도를 먹는 게 대부분이라... 가장 최근에 먹었던 본격적인 갈비였던
포천의 갈비1987(http://ryunan9903.egloos.com/4420918)도 돼지갈비가 아닌 소갈비였지요.


양념 때문에 고기 불판 위에 양념이 눌어붙어 타기 때문에 다음 고기를 구울 땐 불판을 한 번 바꿔야 합니다.

돼지갈비가 양념이 속까지 잘 배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념의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습니다.
이런 류의 돼지갈비를 보면 진하고 달콤한 양념맛이 나는 게 보통인데, 처음 쟁반에 담겨나왔던 외형에 비해
단맛이 별로 느껴지지 않아 '오, 좀 의외다' 싶었던 부분. 덕택에 단 걸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전혀 부담 없겠습니다.
고기 맛있습니다. 단맛이 좀 약하지만 그 외엔 양념도 아주 잘 된 편이고 질기거나 퍽퍽하지도 않고요.

묵은지를 적당한 크기로 찢은 뒤 저렇게 갈비와 함께 먹으면 또 새로운 맛이 느껴지더군요.
묵은지 특유의 톡 쏘는 맛과 돼지갈비의 맛이 잘 어울리는데, 삼겹살에 구운 김치 싸먹는것과는 또 다른 맛입니다.
여기 방문하시는 분들은 밑반찬으로 나온 묵은지에 아무런 양념 없이 돼지갈비를 싸서도 한 번 드셔보세요.


처음 반찬이 적게 나오긴 했지만, 모자라다 싶을 경우 얼마든지 추가 리필할 수 있습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게장 치고 속에 살이 가득 차 있어 그냥 먹어도 좋고 의외로 갈비와의 궁합도 좋습니다.

천천히 기다리면서 완전히 익힌 뼈 부분도 직접 손으로 들고 알뜰살뜰(?)하게 열심히 뜯었습니다.
세 명이 방문해서 3인분 돼지갈비만 먹기엔 모자라다 느낄 정도로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보통 고깃집에서 고기 먹고 난 뒤엔 밥보다 냉면을 더 선호하는 편인데, 밥을 선택한 이유는 이것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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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돼지갈비만 먹고 끝내기엔 어딘가 좀 아쉽고, 뭔가 좀 더 먹어야 할 것 같아 냉면 시킬까 고민하다가
'여기 매운갈비찜 맛있다는데 한 번 시켜볼까?' 라는 의견이 나와
인원수대로 밥과 함께 갈비찜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갈비를 구운 빈 불판에서 숯불을 꺼내고 그 옆에 놓여져 있는 휴대용 가스렌지 위에 갈비가 담긴 냄비가 올라갔습니다.

물론 구워먹는 갈비에 들어가는 양념이 되어있는 건 아니지만요. 그 밖에 야채, 당면 등도 듬뿍.

갈비는 바로 꺼내먹기 좋게끔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 썰어져 있습니다.
소갈비찜처럼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쉬운 뼈가 큼직하게 붙어있는 갈비찜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돼지갈비찜.

예전에 비해 매운 걸 못 먹게 된 저로선 맛있는 매운맛으로 즐길 수 있는 거의 한계선이라 느낄 정도.

같은 돼지고기임에도 불구하고 구워먹는 갈비에 비해 양념이 더 깊게 배여있고 고기가 좀 더 부드러운 느낌.
굉장히 얼큰하면서 매운 뒷맛이 매운 거 잘 못 드시는 분들껜 좀 강렬한 편이라
매운 걸 아예 못 드시는 분들껜 선뜻 추천하긴 좀 어렵습니다. 자신없다 하는 분들은 구워먹는 갈비를 드세요.


김가루라든가 참기름 등을 넣어 밥을 볶아먹을 수 있으면 더 좋을텐데, 아쉽게도 이 식당에 그건 없었습니다.
다만 갈비찜을 시켜서 어느정도 먹은 뒤 남은 냄비에 밥을 넣고 끓는불에 적당히 볶아먹는 것도 가능할 듯.

앞서 말씀드렸듯이 맛있게 매운 맛의 한계선 같은 느낌이라 딱 경계선을 절묘하게 잘 잡은 느낌.


대체 이노가시라 고로가 선택한 갈비집은 어떤 곳일까 궁금했었는데, 그 궁금증을 완전히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갈비 1인분 가격이 13,000원, 갈비찜은 15,000원으로 저렴한 가격까진 아니고 다소 금액이 나오긴 했지만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한 게 아깝거나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꽤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고독한 미식가 성지순례'를 하기 위해 이 가게를 찾아오게 될 일이 많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종점숯불갈비는 사실 막 오랫동안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할 정도로 아주 핫한 느낌의 화려한 가게라기보단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하는 것이 메인인 어느 동네나 하나쯤 있을 법한 오래 된 갈비전문점이라
사실 여기 음식을 먹기 위해 오랫동안 줄을 서야 들어갈 수 있다면 저도 조금 망설여질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런 것 없이 그냥 언제든지 부담없게 편안하게 가서 갈비를 뜯거나 다른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가게로
제가 사는 동네에 있었더라면 정말 생각날 때 찾아가게 될 가게될 듯한 좋은 느낌이 드는 가게입니다.
고독한 미식가라는 드라마 컨셉이 그렇듯, 이 작품에서 소개되는 가게는 휘황찬란한 매우 유명한 곳보다는
우리 이웃동네에서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는 친숙하면서 또 수수한 느낌의 가게들이 많습니다.
아마 이번 한국편 촬영도 그런 가게를 찾기 위해 노력한 것 같고 그 조건이 부합되었기에 이 곳이 선정된 것이겠지요.
지금은 방송 여파로 사람이 늘어 좀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 고독한 미식가 열풍이 조금 사그라들면
맛있는 돼지갈비, 그리고 매운 갈비찜을 먹으러 한 번 찾아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굳이 엄청 유명한 가게,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화려한 맛이 아니면 어때요,
'아, 이게 고로가 찾았던 가게구나!' 라며 드라마의 발자취를 따라 성지순례도 한번 해 보고
맛있는 음식 먹고 만족감 느끼고 뭔가 소소하게 뿌듯한 성취감을 갖는(?) 도 인생 즐기는 방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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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16 // by RYUNAN
덧글
갈비 정말 맛있게 먹는 모습 보여줬지요. 김치를 전채처럼 먹는 건 그냥 약간 한국과 일본의 식문화 차이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가게 위치가 용산 쪽인데, 류난님은 혹시 용산 역 <북천>에서 돈까스 드셔보신 적 있으신지요? 로스까스와 브라운돈까스 모두 매우 맛있습니다. 지인을 따라 가서
먹가다 류난님께서 돈까스를 좋아하시던 것이 생각났었는데, 마침 고로상이 방문한 가게가 용산 지역이라 한 번 적어 봅니다ㅎㅎ
언제가 될 지 사실 모르겠지만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
10기는 거뜬히 넘기겠습니다 ㅎㅎ 갈비 보니 맛있겠네요. 일본인들 입맛으로도 아주 잘 맞는 음식이지요..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6월 27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푸드]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오히려 옆집 생고기가 오래되고 맛있다고들 하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