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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서 남한산성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그리 복잡하거나 멀진 않더라고요.
안성시내를 나와 남한산성으로 가는 경유지로 용인시내를 지나가면서 찍은 용인경전철 운동장, 송담대역.

열차가 일반 전철에 비해 그리 빠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차량보다 오히려 운행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산 속의 일몰은 체감상 지상보다 더 빠른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같이 간 지인분이 '여기 예전에 두부 먹으러 왔는데 너무 맛있게 먹었었다' 라고 극찬하셨던 곳.
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명한 가게인지 가게 근처에 전용 주차장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남한산성 역시 대중교통으로 찾아오기 매우 극악하게 어려운 곳이라...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만;;

가게 근처는 작게 마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바로 전날 비가 내렸던지라 물이 맑습니다. 남한산성 계곡은 비 온 다음 날 물이 제일 깨끗하지요.


낮에는 거의 초여름이라 봐도 될 정도로 꽤 더웠는데, 산 속으로 들어오니 일몰 시간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자켓같은 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 정도로 바깥 공기가 꽤 차갑게 느껴지더군요.


차 타고 온 손님들을 위한 전용주차장 안내 표지판이 같이 세워져 있습니다.


아예 한쪽에 사인펜을 비치해놓아(...) 일부러 여기 흔적을 남겨달라고 매장에서 권장(?)하는 것 같습니다.

남한산성에 등산 다녀 온 사람들이 들러 가볍게 두부에 막걸리 한두 잔 하기 좋게 만들어진 분위기입니다.
주방 위에 붙어있는 수많은 유명인들 사인이 이 곳이 꽤 유명한 가게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의자가 놓여진 대기실 안쪽에 TV도 나오고 있었는데 방송 출연한 내용이 계속 방영중.


산 속은 해가 빨리 지는지라 영업시간이 저녁 7시까지로 꽤 짧은 편인데 6시 정도에 도착했거든요.


저희가 거의 마지막 손님이라 생각했는데, 저희 이후로도 손님이 몇 팀 들어오시던...

이 중 1인으로 먹을 수 있는 건 순두부 메뉴 한 가지, 여럿이 왔을 땐 두부찜 혹은 두부전골을 시키면 됩니다.
그 외에 단품요리도 몇 가지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두부전골이나 찜을 주문하면
단품요리로 있는 두부김치와 두부철판, 그리고 묵과 순두부가 조금씩 나와 같이 맛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인원수에 맞춰 작은 그릇에 담겨 나왔는데, 고소하면서 살짝 간간한 맛.

순두부의 고소한 맛을 좀 더 확실하게 즐길 수 있어 음식 간간하게 먹는 저로서도 이건 그냥 먹는 게 좋더라고요.

집에서도 가끔 도토리묵을 쑤어먹을 때가 있는데, 집에서 먹는 도토리묵과 꽤 비슷한 식감과 맛.






꽤 정갈하게 만든 채소, 나물 위주의 반찬이라 먹는 동안 부담이 덜한 게 마음에 드는군요.

전골 시키면 서비스로 나오는 네 종류의 단품 메뉴들의 양은 많지 않습니다. 그냥 맛만 보라는 정도의 수준.
이렇게 맛을 보고 마음에 들었다 싶으면 단품으로 더 주문해 먹어라... 라는 의도같은데
사이드로 나오는 것에 만족하면 된 거고, 더 못 참겠으면 추가로 시키면 되는 거고...

돼지고기를 넣지 않고 김치와 참기름으로 볶아낸 것 같은데, 고기를 넣은 듯한 기름진 맛이 인상적이네요.

두부를 그냥 철판에 올려놓고 지진 요리인데, 주문 전엔 그냥 평범한 두부지짐 정도로 생각했었습니다만...

여태까지 먹어왔던 지진 두부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이 날 먹었던 두부요리 중 단연 베스트였습니다.


테이블 한쪽에 휴대용 가스렌지가 있어 가스렌지 불을 켜고 천천히 끓여먹으면 됩니다.

제가 생각했던 두부전골은 일전 강릉 초당마을에서 갔던 차현희순두부의 전골 같은 모습이었거든요.
(강릉 초당마을 차현희순두부청국장 방문 후기 : http://ryunan9903.egloos.com/4424347)

특이하게도 새우, 낙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얼큰한 전골이 아닌 맑은 국물의 해물탕을 끓이는 듯한 기분.

고춧가루가 덜 들어간 대신에 청양고추와 홍고추가 들어가 이 고추로 얼큰하고 개운한 맛을 내는 듯.


진한 고기육수의 전골이 아닌 해물과 야채를 넣고 끓여 개운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뱃속에 부담스러움이 덜해서 앞서 송탄, 안성에서 이것저것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먹을 수 있었습니다.
순두부찌개처럼 밥에 얹어서 쓱쓱 비벼먹기에는 좀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다양한 야채, 버섯과 함께
국물 자체의 개운함과 두부의 보들보들함을 밥과 따로따로 즐기는 쪽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 같습니다.

반찬 하나 남김없이 깔끔하게 클리어.
같이 간 일행 중 한 명은 집이 지방인데 서울로 취직해 혼자 상경해 일 하면서 살고 있는데,
뭔가 그동안 평소에 먹고 다녔던 식생활과 너무 다른 체험을 해서 하루종일 굉장히 행복했다고 좋아했습니다.
사실 두부요리는 얼마 전 강릉 초당마을에서 먹었던 것이 너무 압도적으로 만족스러웠긴 했습니다만,
이 가게에서 먹었던 두부도 그 못지않게 즐기기 좋았습니다. 특히 철판두부는 지금도 기억에 남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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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대중교통이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남한산성 정상을 올라오는 유일한 노선버스인 15-1번 버스가 있는데요,
버스가 자주 다니는 게 아닌 약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다니기 때문에 시각표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가게에서도 대중교통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배려해서 출입문 앞에 버스 출발 시각표를 적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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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기 직전의 하늘이 너무 좋아서 달리는 도중 한 컷. 정말 이 날 날씨는 하루종일 최고였습니다.

한 번도 가 본적이 없다 하여 모처럼 차 끌고 나온 김에 들어가서 일렉트로마트 구경도 좀 하고...
이렇게 5월의 어느 날씨 좋은 주말, 짧은 하루짜리 드라이브는 끝.
차 끌고 나와 이곳저곳 데려다주신 운전자님, 그리고 같이 동행해주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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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6. 22 // by RYUNAN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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