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번 가봐야지 가봐야지 하면서 계속 기회를 못 잡고있다 얼마 전 처음으로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이 동네에 있는 유명한 족발집은 예전에 가본 적 있지만, 치킨집을 찾아가보게 된 건 이번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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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양재치킨과 양재닭집은 서로 전혀 다른 별개의 가게입니다.
양재닭집은 큰길이 아닌 골목 안으로 좀 들어가야 나오고 SPC본사 맞은편, 그리고 파출소 옆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주문 마감은 오후 10시까지 가능하되 포장은 11시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단 주말은 10시 마감이고 일요일은 휴무.
가장 바쁜 저녁 6시부터 9시 - 그러니까 직장인 퇴근하는 시간대에는 꽤 혼잡하다는 것을 참고해주시길.

줄이 엄청 길다기보단 그냥 앞에 한 팀 정도 대기가 있는거라 다행히 오래 기다리진 않았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출입문 앞에 서서 바라본 실내 모습. 바닥에서부터 상당히 낡은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또 주방과 홀이 이어져있기 때문에 주방에서 닭 튀기는 열기로 실내는 에어컨을 가동해도 좀 후끈후끈한 편.
이 날은 지방선거가 있기 직전인 6월 초중순이었지만, 지금같이 더운 시기엔 에어컨이 좀 역부족일지도 모르겠군요.

마침 이 날이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던 날이라 TV에서는 계속 뉴스특보로 김정은, 트럼프 만남을 보도 중.
벽 한쪽에 '방앗간' 이라는 간판이 있는데, 물어보니 실제 영업하는 방앗간이라고 합니다.

그 밖에 병맥주와 소주, 생맥주와 음료를 판매하는데, 다른 주류는 평범한 보통 가격이지만 음료가 쌉니다.
음료 한 병 가격이 1,000원으로 요새 음료 천원에 파는 가게 찾기 그리 쉽지 않은데 괜찮은 가격이군요.

치킨무야 그냥 치킨무 맛이고 치킨양념소스 맛이 상당히 독특한 편인데, 이건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주문한 맥주. 생맥주는 맥스 생맥주를 사용하더군요. 맛은 그냥 고만고만한 생맥주 맛입니다.

처음 주문할 때 앞에 주문이 밀려 나오는 데 40분 넘게 걸릴 수 있다는 아주머니 이야기가 있었는데,
막상 주문해놓고 보니 40분까지 가진 않고 약 20여 분만에 금방 나왔습니다. 뭐야... 괜히(?) 쫄았네.
어짜피 오늘 이 곳에 온 목적이 이 가게였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린다 해도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기다렸겠지만...

이와 가장 비슷한 스타일의 옛날통닭을 내는 유명한 가게로는 겨울에 다녀온 청량리 종구네 통닭이 있었지요.
(청량리 종구네 통닭 : http://ryunan9903.egloos.com/4422258)

그래도 비교적 작지 않은 닭을 사용했는지 맥주와 같이 식사대용으로 즐기기에 둘이 먹기 딱 적당한 정도.
바로 튀겨져나온 거라 아주 따끈따끈한 갓 튀긴 치킨을 먹을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치킨 소스는 일반적인 양념치킨 소스와 꽤 비슷하게 생긴 소스인데, 보통 양념치킨 소스보다 색이 옅고 묽은 편.
시판 소스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자가 제조한 소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 맛이 꽤 독특합니다.
양념치킨 소스 특유의 매콤달콤한 맛이 좀 약한 대신 족발 등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한약재 맛이 꽤 강합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남는 달콤한 맛 뒤에 한약재에서 느껴지는 풍미가 강하게 느껴지는 소스인데,
이 익숙한 향과 풍미... 어디서 많이 맛본 듯한 느낌인데... 비유가 적당한지 모르겠지만, 마치 수정과에서 느껴지는 맛.
적절한 비유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정말 그런 향과 풍미가 느껴지는 꽤 독특한 소스가 인상적이더라고요.

일단 갓 튀겨낸 따끈따끈한 치킨이라 어느정도 보정이 걸려있긴 합니다. 갓 튀긴 게 맛 없을 리 없으니까요.
하지만 닭 자체에 간이라고 하죠. 염지가 거의 되어있지 않아 고소한 맛이 좀 있어도 전체적으로 너무 밍밍한 편.
닭 자체에 간이 너무 안 되어있어 소스를 찍어먹거나 소금을 찍어먹어도 속살, 튀김옷과 소금간이 따로노는 듯한
기분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 크리스피 스타일의 프랜차이즈 치킨이 아닌 옛날통닭이라 해도
튀김옷이 너무 뻣뻣하고 좀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어 그렇게까지 맛깔나게 튀겼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고요.
그러니까 뭐랄까... 이건 닭을 못 튀겼다기보다는 그냥 옛날 방식대로 닭 튀기는 레시피를 꾸준히 유지시킨 듯한 느낌.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의 입맛이 변하면 그만큼 레시피를 바꾸면서 좀 더 맛의 개량을 해 나가야 하는데,
변하는 입맛에 대한 요구 없이 그냥 우직하게 옛 방식을 그대로 고집해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 튀김이었습니다.
이런 오랜 전통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 좋은 점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다 옳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역시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이 찾는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치킨집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옛 방식을 고집하는 전통적인 닭집은 한 번의 경험으로 만족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건물 상가 안으로도 들어가는 또다른 출입문이 있던...ㅋㅋ

사람들이 이 가게를 찾는 건 맛도 맛이지만, 지나간 세월을 추억하기 위한 것도 있지 않을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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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존재감이 덜한 곳이긴 하지만, 군산의 유명 빵집 '이성당'과 동일한 빵을 파는 빵집입니다.
가게 이름만 '햇쌀마루' 로 다를 뿐, 단팥빵과 야채빵까지, 이성당의 빵과 똑같은 제품을 맛볼 수 있는 곳.


빵 매대 중앙에 뜬금없이(?) 냉동고 하나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안에 찐빵이 몇 개 들어있었습니다.

일단 이성당에서 단팥이 들어간 제품이면 어느정도 기본 이상은 받쳐주는 것이니만큼 하나 사 보기로 했습니다.

매장에서 구매한 뒤 먹고 가겠다고 하면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줍니다. 그냥 먹기엔 너무 얼어 딱딱하거든요.

햇쌀마루에서 판매하는 빵이라지만 빵 봉지에는 '이성당' 로고가 선명하게 프린팅된 것이 특징.

일반 단팥빵에 비해 크기가 꽤 좀 작긴 해도 중량 100g으로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단팥빵보다 묵직합니다.

안에는 밤이 통째로 들어간 팥앙금이 한가득 들어있는데, 이성당의 최고 인기메뉴가 앙금빵(단팥빵)이듯이
단팥이 듬뿍 들어간 이 찐빵이 맛 없을 리 없습니다. 엄청 풍부하게 들어가 달콤하게 씹히는 묵직한 식감의
단팥찐빵 맛은 뭐 굳이 설명할 필요가 더 없을 것 같습니다. 단팥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강력 추천.

예전 군산 이성당 본점에서 먹었던 소프트 아이스크림 생각이 나서...(http://ryunan9903.egloos.com/4335455)

보통 밀크 아이스크림의 농후하고 진한 단맛과는 다른 약간은 불량식품 느낌이 나는
산뜻하게 입 안에 감도는 뒷맛이 꽤 깔끔하면서도 상쾌하게 남게 되는데요, 일반적인 바닐라 아이스크림과는 다른
독특한 맛을 느껴보시고 싶다면 시원하게 하나 주문해서 음료 대신 즐겨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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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5136252&query=%EC%96%91%EC%9E%AC%20%EB%A7%9B%EC%A7%91
2018. 7. 11 // by RYUNAN
덧글
닭은 프랜차이즈가 선두로 가격을 엄청 올려놨죠...
훈훈하게 글 보다 급 짜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