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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22. 고향산천(남한산성) / 새벽종이 울릴 때 먹는 조선시대 양반들의 해장국, 효종갱(曉鐘羹) by Ryunan

평소 가깝게 지내는 형님 부부께서 갑자기 남한산성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효종갱' 이라는 이름의 한국 전통 해장국 요리가 있는데, 이 음식이 드시고 싶다는 이야기를 꺼내셔서
이 음식 만드는 곳이 어디 있나 찾다가 발견한 곳이 남한산성에 있는 '고향산천' 이라는 음식점인데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영 쉽지 않은(시간이 오래 걸리는) 곳에 있다보니 주말에 차 끌고 드라이브로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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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남한산성 행궁에 있는 남문안로터리 근처에 있어요.
이 근처엔 주말에 남한산성을 놀러 온 관광객들을 위한 토속음식을 판매하는 곳이 매우 많습니다.
정상에 주차장이 있는데 1,000원만 내면 시간제한 없이 자유롭게 주차 가능하니 차 갖고와도 부담이 적습니다.


고향산천 가게 입구. 가게 앞에 인공 연못이 조성되어 있고 건물은 기와집으로 지어져 있습니다.
이 근처 토속음식 파는 가게들이 다 그렇듯 이 가게도 꽤 자연 친화적인 외관이 특징.


별도로 예약을 하지 않았지만, 비교적 빈 자리가 여유있는 편이라 방으로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뒤 창문으로 물 흐르는 소리 나고 나름 운치있고 좋은 방으로 안내받아 메뉴판을 펼쳤어요.
대표 식사메뉴는 역시 '효종갱' - 가격은 12,000원으로 해장국 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닙니다.


효종갱(曉鐘羹)은 '새벽종이 울릴 때 먹는 국' 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음식이라 합니다.
음식의 시초는 조선시대, 광주시 남한산성에서 시작되었군요. 자세한 내용은 윗 사진을 참고.


그 밖에 관광지에 있는 토속음식점답게 닭을 이용한 백숙 또는 닭도리탕 요리,
그리고 막걸리 등의 전통주와 함께 술안주로 즐길 수 있는 두부와 도토리묵, 전 요리 등이 있습니다.


기본 식기 세팅.


기본 반찬으로 나온 건 네 가지.


적당히 익은 배추김치.
개인적으로 겉절이를 더 좋아하는 편이긴 하지만, 익은 김치 즐기는 분들은 이 쪽을 더 선호하겠지요.


향이 좋아 개인적으로 꽤 선호하는 나물 중 하나인 취나물.
오늘은 아니지만 밥 비벼먹을 때 이 나물이 있으면 듬뿍 넣고 비벼먹기 좋습니다.


총각김치도 적당히 잘 익은 상태로 나왔습니다.


마지막 반찬은 양파장아찌. 좀 심심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고기 먹을 때 고깃집에서 혼자 양파를 거의 두 개 정도 먹어치우는 엄청난 양파덕후라 이런 반찬은 환영.


효종갱에 들어가는 건더기를 찍어먹기 위한 와사비가 들어간 개인 간장이 하나씩 나옵니다.


즐거운 토요일 저녁인데 술이 빠져서는 안 되지요. 반주로 지평 생막걸리 한 병 주문.
다만 이날 형님 부부를 모시고 제가 운전대를 잡은 거라 전 막걸리 구경만 하고 두 분이서만 나눠드셨습니다.
음주운전을 굉장히! 매우매우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것에 있어서만큼 고지식할 정도로 지키려 하는 편.


메인 식사가 나오기 전, 감자전(12,000원)이 먼저 도착.
거뭇거뭇한 색의 감자전이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샛노랗게 부친 감자전이 도착.


감자전 찍어먹는 양념간장도 같이 나왔습니다.


약간 전분을 섞어 먹기 편하게끔 쫄깃쫄깃한 식감이 느껴지는 것은 좋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찰기가 적어도 좋으니 감자 풍미나 향이 좀 더 짙은 짙은 색의 감자전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식사와 함께 곁들여 먹기 나쁘지 않았지만, 도토리묵 무침이나 파전 쪽이 좀 더 만족스럽지 않았을까 싶은...


밥은 조를 약간 섞어넣은 조밥으로 나옵니다.


효종갱(12,000원) 도착.
꽤 큼직한 뚝배기에 뭔가 이것저것 내용물이 듬뿍 담겨있는 탕국 한 그릇이 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기 쉬운 해장국과는 사뭇 다른 외형인데요,
보통 해장국 하면 고춧가루 풀어넣어 빨갛고 얼큰한 국물의 해장국을 생각하기 쉬우니까요.
이 해장국은 마치 북어국 혹은 소고깃국을 보는 것 같은 하얀 국물이 특징입니다. 들어가는 건더기도 다르고요.
일단 기본적으로 배추, 고사리, 숙주 등의 야채, 나물이 푹 삶아진 채 넉넉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육류 고명으로 같이 푹 끓인 갈비가 대략 두 점 정도 들어있었고...


크기가 그리 크지 않지만 전복도 한 마리 들어있어 좋아하시는 분들은 꽤 좋아할 것 같군요.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 효종갱이란 해장국 처음 먹었을 때 굉장히 익숙한 맛이 느껴졌는데요,
저희 큰집에서 제사 또는 차례를 지낼 때 쇠고기와 배추를 넣고 끓였던 탕국과 굉장히 비슷한 맛이 났습니다.

매운맛이라든가 얼큰한 맛 없는 진한 국물 맛에 푹 끓인 야채와 갈비, 전복에 작게나마 송이버섯까지 들어가있으니
해장국이라기보다는 뭔가 복날 먹는 보양식을 먹은 것 같다는 만족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큰하고 자극적인 국물 맛을 좋아하는 분들께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보양식으로 꽤 괜찮을 것 같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평소에 접해보기 힘든 특별한 음식이니만큼, 남한산성 행궁에 놀러갈 일이 있으시다면
평소 다른 데서도 어렵지않게 먹을 수 있는 백숙이나 닭도리탕 같은 요리보단 이걸 체험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우리의 전통 음식이긴 해도 아무래도 인지도가 좀 낮고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음식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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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황선홍과 이 두부집은 과연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남한산성 행궁은 너무 늦은 시각에 방문해서 아쉽게 들어갈 순 없었습니다.
식사만 하고 근처만 가볍게 산책한 뒤 바로 산을 내려왔는데, 천만다행히도 산을 내려오자마자
미친듯한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산 속에서 비를 만나는 돌발상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운전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의 비가 쏟아지던데 산 속에서 이런 비를 만났더라면 굉장히 무서웠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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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향산천 찾아가는 길 : 남한산성 남문안로터리에서 광주 방면, 산성리 마을회관 뒷편 위치

2018. 7. 22 // by RYUNAN



덧글

  • 알렉세이 2018/07/23 15:09 #

    처음 봤는데 뽀얀 국물의 탕국 느낌이군요.
  • Ryunan 2018/07/26 00:57 #

    저는 명절에 큰집에서 차례 지낼 때 먹는 탕국과 맛이 너무 비슷해서 약간 놀랐었습니다.
  • 위장효과 2018/07/23 16:47 #

    고향산천하고 옆의 초가는 나름 단골집인데 효종갱은 시도도 안해봤던 메뉴입니다. 다음번에 가면 함 먹어봐야겠네요^^///

    남한산성 저 로터리 일대의 닭백숙집들 닭요리는 꽤나 오래된 메뉴죠. 진짜 옛날(어머님 말씀으로는 본인 학창시절에도 토종닭집이 있었다니 최소 1960년대 이전...ㅎㄷㄷㄷㄷ)에도 영업했단 소리고...90년대에 가봤을 때도 식사하는 방 옆에 닭장이 있었던 걸 봤던 기억도 있고^^;;;.

    그렇게 비올 때 특히나 성남쪽(폴리텍 성남캠퍼스앞으로)으로 내려오는 길은 정말 후달리죠. 전설의 말티고개나 대관령 아흔아홉구비만은 못해도 길이 좁은데 전혀 예측불가로 커브가 휘어지니...차라리 반대편 하남으로 빠지는 길이 나을 거 같아 보이는데 이러면 서울쪽은 귀가하는 방법이...
  • Ryunan 2018/07/26 00:58 #

    저 동네 가게들이 꽤 오래 된 가게들이었군요... 90년대라고 해도 20년이 훌쩍 넘은 가게들인데...
    예전에 남한산성을 자가용으로 넘은 적이 있었는데, 정말 낮이었으니 망정이지 밤길이나 혹은 비 오는 날 운전했으면 꽤 무서울 것 같습니다. 그나마 광주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성남으로 내려가는 길에 비해 길이 좋은 편이에요. 다만 말씀하셨듯이 광주 쪽으로 빠지면 서울로 귀가하는 것도 빙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불편함이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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