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여름, 당일치기 전주여행
(5) 많은 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가치있는 국제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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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남문 사거리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전주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전주한옥마을' 에 도착한다. 2012년 겨울, 첫 전주 여행 이후 6년만에 다시 찾아온 한옥마을은 입구에서부터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이 곳이 6년 전, 한적한 분위기였던 그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어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 곳을 통해 전주 한옥마을에 첫 발을 딛게 된다.
예전에 있던 상점가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지만, 전주가 관광도시화되고 언론에 노출되면서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요 몇 년 사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그들을 상대하는 가게 또한 크게 늘었다.
그래서 예전의 한적하면서 고요한 분위기가 다 사라지고 상업적인 것만 남았다며 안타까워하는 사람 또한 많다.
한옥마을 입구의 상징적인 건축물, 천주교 정동성당에 도착.
6년 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은 채 그 모습 그대로를 지키고 있는 전동성당 본당. 꽤 많은 관광객들이 전동성당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전동성당은 한국 최초의 천주교 순교지가 된 성지에 세워진 성당으로 초기엔 다른 곳에 전동성당이 위치해 있었지만, 1891년 현재 위치로 성당이 옮겨오게 되었고
1908년에 새로운 성당 건물을 건축하기 시작, 그로부터 23년 후인 1931년에 현재의 모습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현재 성당 본당은 국가 사적 288호의 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부속건물인 사제관은 지방문화재 178호로 지정.
성당 입구의 비석에는 구약성서의 시편, 그리고 신약성서의 마태오 복음의 말씀이 적혀 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편히 쉬게 하리라'
성당에선 평일에 세 번, 주말에 한 번, 그리고 일요일에 다섯 번 미사가 열린다. 내가 방문한 날인 토요일엔 오후 6시에 특전미사 및 학생미사가 한 번 열리는 날이라 낮시간엔 미사가 없다.
성당 안으로 외부 관광객이 들어가는 것이 금지된 대신 내부를 볼 수 있게 오픈되어 있어 입구에서 전경을 볼 수 있다.
약 백 년 가까운 역사를 이어 온 웅장한 성당 내부. 전동성당은 서울 명동성당을 설계했던 프랑스에서 온 프와넬 신부의 설계로 건축되었다고 한다.
성당 바깥으로 나와 한옥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길. 한옥마을 입구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소소한 공예품을 판매하는 부스가 여럿 설치되어 있었다.
전주 전통술인 모주는 관광지니만큼 이 곳에서도 어디서든 구입할 수 있다.
서울 고궁 근처와 마찬가지로 전주에서도 한복 대여를 해 주는 업소가 부쩍 늘었는데, 날이 이렇게 더운데도 불구하고(낮 기온 35도)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볼 수 있었다.
음... 한복이 예쁜 건 맞는데, 이 더운 날에 저런 옷 입으면 좀 힘들지 않을까 싶은데...
한옥마을이 상업화되었다며 싫어하는 사람들 중엔 이렇게 먹거리 가게가 늘어난 걸 이유로 드는 것이 있는데, 확실히 6년 전에 비해 이런 류의 먹거리 파는 가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건 사실인 것 같다.
특히 '문꼬치' 라는 이름의 문어구이를 파는 꼬치 전문점이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큰 유행을 타고 있어
이 곳 말고도 이곳저곳에서 문꼬치를 파는 가게를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주명물 전주 초코파이를 판매하는 카페로 한옥마을 본점. PNB풍년제과에서 경계하는 아류 브랜드라는 게 이런 브랜드를 말하는 것 같은데
애초 전주 초코파이 레시피 자체가 풍년제과에서 시작한 건 아니니 상표권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아보인다.
2016년 12월 말,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간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ㅋㅋ
한옥마을 내 몇몇 가게들은 서울 인사동과 마찬가지로 영문 간판이 아닌 한글 간판을 달고 있는데, 한옥마을 안에 있는 유일한 편의점인 미니스톱 전주한옥마을점 역시 한글 간판이 조금 어색하면서도 인상적이다.
바게트빵을 반으로 갈라 빵 속을 전부 걷어낸 뒤, 그 안에 다진 야채와 고기, 청양고추를 집어넣은 매운맛이 나는 속을 가득 채워넣은 길거리야의 바게트버거는 풍부한 고기맛과 톡 쏘는 청양고추의 매운맛 때문에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속이 알차게 꽉 찬 맛이 일품인 길거리야의 대표메뉴다.
다른 음식 때문에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그냥 보고 지나쳐야 했지만, 생과일주스와 함께 맛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옥 건물 안에 들어선 한 카페. 카페 이름이 '안아줘'...
안아줘 카페 옆에는 들깨칼국수로 유명한 전주의 또다른 명물 '베테랑칼국수' 본점이 있다. 서울에서도 베테랑칼국수를 맛볼 수 있는데, 강남 센트럴시티 터미널 대합실 1층과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그리고 롯데월드 내 세 군데에 매장이 있어 굳이 전주를 가지 않더라도 칼국수를 먹는 것이 가능하다.
원래는 학생들 상대로 장사하는 작은 분식집에서부터 시작한 곳이라 하는데 지금은 엄연히 전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로 자리잡은 베테랑칼국수.
명성에 비해 그리 대단한 건 아니다라는 이야기도 많지만, 이 곳에서 파는 고깃국물 베이스의 들깨듬뿍 칼국수와
매콤달콤한 쫄면, 그리고 그와 함께 즐기는 만두는 확실히 싫어할 사람 없는 별미라 생각한다.
한옥마을 입구 쪽에는 우후죽순 생긴 상점가와 함께 사람이 많이 몰려있어 고즈넉한 분위기가 없지만, 그래도 다행인 건 안쪽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한적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나온다는 것이다.
6년 전 '인생 부동산' 이란 간판이 걸려있었던 오래 된 한옥에 지금은 표고버섯칩 가게가 들어와 있었다. 출입문 앞에 '인생' 이라는 빨간 글씨와 전화번호가 이 곳이 그 부동산 터였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출입문 왼쪽 공간은 예전에 없던 건데... 새로 확장시킨 것 같다.
오래 된 간판과 건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한옥마을의 또다른 상징, 삼원한약방.
다행인 건가, 삼원한약방의 모습은 6년전의 모습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은 옛 모습 그대로. 건물 앞에 가로등이 하나 세워진 것 외에 변한 모습이 하나도 없다.
다만 이 곳은 한약방만 하는 게 아닌 작명소및 사주팔자 등을 보는 가게로도 같이 운영하는 것 같았다.
한약방 가게 앞에서 컨셉샷을 찍어달라는 친구 한 컷.
날이 너무 더워 상대적으로 관광객이 다른 때에 비해 덜 찾아온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사람이 많아 바글바글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에 비해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전형적인 옛 한옥 가옥의 모습을 지키고 있는 이 건물은 '학인당(學忍堂)'
민속문화재 제8호로 지정된 학인당은 궁중건축양식이 민간 상류층 가옥에 도입된 한옥 건물로 현재 수원백씨 종손이 직접 거주하면서 숙박체험 및 전통예절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관으로 활용중이라 하니
전통 한옥 양식의 가옥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6년 전, 흑임자빙수를 정말 맛있게 먹었던 카페 외할머니 솜씨 앞에 도착!
그 당시엔 정말 맛있게 먹었지만, 지금은 설빙 같은 체인이 대중화되어서 굳이 여기서 안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아.
9월 중, 가게가 근처로 확장 이전한다 하니 혹시라도 방문 예정이 있는 분은 참고하시는 것이 좋겠다. 예전 카페가 그리 넓은 편이 아니었는데, 이전하고 나면 좀 더 넓고 쾌적해지길 바란다.
커피 등의 마실거리를 판매하는 카페는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이곳저곳 많이 생겨났다.
아침에 다녀온 PNB풍년제과 한옥마을 지점이 한옥마을 내 위치해 있다.
규모가 작고 테이크아웃 전문으로만 판매하는 지점이지만, 기와건물 때문에 본점보다 더 화려해보이는 것이 특징.
안에 들어가 구경해보니 본점에서 판매하는 대표적인 인기빵들을 전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었다. 가격 또한 똑같이 때문에 굳이 본점을 가야만 한다! 라는 게 아니면 이 곳을 들러도 좋을 것 같지만,
대표적인 몇몇 종류의 빵을 제외하면 나머지 빵 종류는 그리 다양하지 않으니 이 점을 참고하는 게 좋을 듯 하다.
시식 인심 또한 본점 못지않게 넉넉하고 매대에 서 계신 직원분께서 친절하셨던지라 꽤 이미지가 좋게 남았다.
'천년누리' 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이 가게의 정체는?
전주 명물음식인 '비빔밥' 을 빵에 결합시킨 '전주비빔빵' 이라는 것을 판매하는 가게. 전주비빔빵은 고로케 속처럼 빵 안에 전주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가 밥 빼고 전부 들어가있는 전주 지역명물 빵인데
여기서 구매하지 않고 나중 오후에 시내 중심가에 있는 본점에 가서 구입하기로 했다.
외할머니솜씨 카페를 중심으로 인공 물길이 조성되어 있는 산책 거리가 만들어져 있다.
'오목정' 이라는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무더위 쉼터도 있는데, 잠깐 앉았다 가기로... 냉방 시설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늘 아래 앉아있을 수 있으니 좀 낫겠다 싶어...
정자 근처로는 좀 인공적이긴 해도 산책용 정원이 꽤 깔끔하게 잘 가꾸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정자 안에 앉아서 잠시 근처 풍경 보면서 쉬는 중. 콩나물국밥으로 유명한 전주 현대옥의 한옥마을 지점이 이 정자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가운데 있는 캐리커쳐는 문재인 대통령, 그리고 왼쪽의 저 인물... 마동석이랑 같아도 너무 똑같은데...ㅋㅋ
인물의 특징을 잘 잡아내 캐리커쳐로 표현하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
한옥마을이 아무리 상업화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려 옛 모습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상점가들이 몰려있는 번잡한 중심가를 살짝 벗어나면 이런 한적하고 고즈넉한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아직까지는 그래도 한옥마을을 찾아와 산책하면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이유.
그래도 돌담길을 따라 풍경을 즐기며 길을 쭉 걷는 이 분위기가 좋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한옥마을을 산책하는 것이 가치있는 이유.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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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여름, 당일치기 전주여행 =
(5) 많은 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가치있는 국제슬로시티 전주한옥마을
2018. 8. 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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