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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12. (11-完)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성지순례! 백반집 토방의 청국장과 셀프비빔밥 / 2018 여름, 당일치기 전주여행 by Ryunan

2018 여름, 당일치기 전주여행

(11-完)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성지순례! 백반집 토방의 청국장과 셀프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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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B풍년제과 본점을 나와 택시를 타고 전주시 남쪽 주거단지인 평화동으로 이동했다.
평화동은 근처에 전주 사는 지인이 없는 이상 외지인이 일부러 찾아갈 일 없을 것 같은 동네.
근처에 관광지가 없어 나조차도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가 아니었다면 이 곳을 찾을 일은 절대 없었을 것.


사전에 가게 위치를 파악해놓은지라 어렵지않게 가게를 발견.
드라마에서 마츠시게 유타카가 가게를 찾아 돌아다녔던 근처 도로를 한 컷.


가게에 들어가기 전,
이 장면을 찾기 위해 한참 가게 근처를 헤맸는데 여기가 어디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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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가...헷...타! (똥... 똥... 똥!)

전주 출장편에서 이노가시라 고로가 배가 고파졌다 라는 대사를 꺼내는 장면의 배경이 이 곳이다.
위치는 식당 건물에서 왼쪽 골목을 끼고 안으로 쭉 들어가면 나오는 아파트단지 외벽.
단지 외벽에 붙어있는 철문, 그리고 단지 위 빨간 벽돌담이 이 곳이 그 대사가 나왔던 배경임을 알 수 있게 해 줬다.


어쨌든 오늘 방문할 곳은 고독한 미식가 한국출장편 첫 화에 나왔던 전주 백반집 '토방'
보광동 종점숯불갈비는 지난 번에 방문했으니(http://ryunan9903.egloos.com/4424757)
이번이 고독한 미식가 한국편 두 번째 성지순례다.


꽤 오래 된 동네 가게인 듯. 출입문에 붙어있는 시트지가 많이 낡아 너덜너덜...
일요일은 정기휴일이니 혹시라도 일부러 이 가게에 방문할 분은 참고하시기를...


조금 낡으면서 약간은 번잡한 가게 내부. 주방이 오픈되어 있다.
약간 이른 저녁시간이긴 하지만, 이미 가게 안은 식사하러 온 손님들로 한가득인데
다행히 막 줄을 서거나 하진 않았고, 대부분의 손님들이 밥 먹으러 온 동네 손님들인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전주 시내에서도 접근성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종점숯불갈비처럼 외지인이 찾아오긴 힘들겠지.


이노가시라 고로가 선택한 메뉴는 6,000원짜리 '가정식 백반'
우리도 당연히 이노가시라 고로의 선택을 따라갑니다.

1인 방문시에는 타 손님과 합석을 해야 한다고 하니 혹시라도 혼자 가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가게 주방 윗쪽에 마츠시게 유타카와 함께 사진을 찍은 액자가 조그맣게 걸려있었다.
다른 가게였다면 큰 홍보가 되기 때문에 이 사진을 크게 뽑아놓았겠지만, 여긴 그렇게까진 하지 않은 모습.
가게 내부를 보니 굳이 고독한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동네 사람들이 자주 찾아오는 오래 된 곳이란 분위기가 느껴진다.


자리에 앉아 백반을 시키자마자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반찬들이 깔리기 시작했다.
막 전라도 한정식 같은 상다리 부러지는 화려한 구성까진 아니지만, 빠른 속도로 많은 반찬이 깔리는 걸 보고
'아, 역시 전주' 라는 생각이... 단돈 6,000원에 이 정도 반찬 구성이라니, 서울에서는 꿈도 꿀 수 없다.


비빔밥을 만들 때 넣어먹는 용도인 김가루.


비빔밥용 나물은 한 접시에 세 가지가 같이 담겨나온다. 왼쪽부터 무생채, 취나물, 콩나물무침.


배추김치는 썰지 않은 통배추가 그대로 담겨나오는데, 같이 나온 가위로 적당히 썰어먹으면 된다.


양은냄비에 투박하게 담겨 있는 풋고추와 상추.
상추는 쌈싸먹는 것도 좋지만, 가위로 잘게 잘라 비빔밥에 넣어먹는 것이 제일 좋다.


인당 하나씩, 계란후라이가 막 부쳐져 나왔다. 역시 비빔밥에 넣어먹으면 좋겠지.


오이부추무침. 이건 비빔밥에 넣기 적당한 재료는 아니고 반찬으로 먹어야 할 듯.
꽤 맛있게 잘 무쳐낸 오이부추무침이라 다른 반찬 없이 이거 하나만으로도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드라마에서 고로가 비빔밥에 넣으려 하자 주인이 '넣으면 안된다' 라며 말렸던 그 '어묵볶음'
어묵볶음은 비빔밥에 넣는 용도는 아니지... 비빔밥 모르는 외국인이라면 충분히 할 법한 실수.
굉장히 달달하면서도 또 끈적하게 간간할 것 같은 느낌인데, 양이 적게 나왔지만 부족하면 더 달라 하면 된다.


고기를 따로 주문한 건 아니지만, 백반을 시키면 매콤하게 볶은 제육볶음이 한 접시 제공된다.
반찬으로 먹는 것도 좋지만, 드라마에서 나온 것을 따라 가위로 잘게 자른 뒤 밥에 넣어보기로 했다.


흑미를 넣은 잡곡밥 한 그릇.
그리고 잡곡밥 옆에는 큰 냉면 대접이 함께 제공된다.


하이라이트인 청국장 찌개 안에는 큼직하게 썬 배추와 두부가 듬뿍 들어있다.
2인분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지 않나? 싶을 정도로 엄청 큰 대접에 담겨나오는데 청국장만 있다면 모르겠지만,
다른 반찬들도 많이 나오는데 그거랑 같이 먹으면 이 청국장을 둘이서 다 먹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


테이블에 나온 비빔밥용 반찬을 다 대접 위에 담아낸 뒤
마지막으로 청국장 몇 국자와 고추장, 그리고 참기름을 넣으면 '이노가시라 고로표 셀프비빔밥 완성!'
전주에 와서 비빔밥을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데, 비록 토방의 청국장 셀프비빔밥이 오리지널 전주비빔밥이 아닌
약간(?)의 변형판이긴 하지만, 어쨌든 드디어 전주에서 비빔밥이라는 걸 처음 먹어볼 수 있게 되었다.

고추장의 양은 취향껏 적당히 조절하자. 드라마에 나온 이노가시라 고로처럼 고추장 많이 넣으면... 정말 짜다.
드라마를 보면 너무 고추장을 많이 넣고 새빨갛게 비벼 '저거 짜서 어떻게 먹지?' 라는 걱정이 들 정도였다.


대접 안에 가득 찬 재료를 고추장, 청국장과 함께 적당히 잘 섞이도록 맛있게 비벼준 뒤
대접 끌어안고 숟가락으로 맛있게 퍼 먹으면 된다. 이렇게 푸짐하게 비빈 비빔밥이 맛 없을 리가 없다.


뭐든지 비빔밥으로 만들면 다 맛있어지겠지만, 여기 비빔밥은 정말 맛있었다.
반찬들이 하나하나 다 맛깔나게 잘 만들어진 거라 그 비빔밥 재료용 반찬들을 넣고 절묘하게 비벼내니
비록 어느정도 예상이 가는 맛이라곤 해도 숟가락을 놓을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이 있는 비빔밥이 완성된 것 같다.

앞에서 먹은 게 많아 배가 그리 고프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뱃속으로 음식이 들어갔고,
같이 한 친구는 나보다 위장이 작아 전혀 허기지지 않았다는데도 정신없이 먹는 걸 보니, 확실히 맛있는 게 맞는 듯.


무엇보다 청국장이 굉장히 놀라웠는데, 사실 나는 청국장을 상당히 싫어한다.
된장찌개는 좋아하지만, 청국장은 그 특유의 냄새 때문에 식탁에 있어도 거의 손을 대지 않는 편인데,
이 가게 청국장은 구수한 맛은 살려놓고 청국장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여, 나처럼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도
큰 부담없이 국물을 먹을 수 있게끔 만들어놓았다. 냄새 없는 청국장 파는 집이 은근히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쨌든 토방의 청국장은 특유의 냄새가 없고 간이 매우 약해 나로서는 굉장히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다.

아니 사실 내가 스스로의 의지로 청국장을 이렇게 먹은 건 거의 처음이라고 봐도 된다.
하지만 청국장은 역시 그 냄새가 좋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냄새 없는 이 청국장이 만족스럽지 않으실 지도...
하지만 청국장 냄새가 싫은 분들은 이 청국장은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또 간이 굉장히 약해, 드라마에서 이노가시라 고로가 청국장을 비빔밥에 마구 퍼넣은 것도
조금 이해가 됐다. 이 정도로 간이 약한 청국장이면 많이 넣어 비벼도 큰 문제는 없을 테니까...


끈적한 간장 소스에 볶아낸 어묵볶음 역시 매우 취향에 잘 맞아 결국 한 번 더 추가.
마침 반찬이 다 떨어져 주방에서 새로 어묵을 볶고 있다길래 좀 기다린 뒤, 갓 볶아낸 어묵을 받았다.


막 볶아낸 어묵은 굉장히 뜨겁고 또 쫄깃쫄깃하기 때문에 반찬이 아닌 단품요리로 봐도 될 정도.
드라마를 보면 고로가 이 어묵을 맛있게 먹는 걸 볼 수 있는데, 그 기분을 나도 느낄 수 있다.


밥을 어느정도 먹으면 마무리로 누룽지까지 나오는 것도 드라마와 동일.
청국장이 나온 뚝배기와 동일한 사이즈의 뚝배기에 누룽지가 가득 담겨나오는데,
일부러 누룽지만 따로 만들기 위해 끓이는 건 아닐테고 우리가 먹었던 밥을 이 뚝배기로 지은 것 같았다.


앞에서 너무 배부르게 먹어 이미 뱃속이 거의 한계까지 들어찼지만, 그래도 누룽지 한 그릇 정도는...
누룽지는 결국 반도 못 먹고 맛만 보는 정도에 만족해야 했는데, 그도 그럴것이
냉면대접에 가득 찬 비빔밥을 싹싹 비웠으니까...


둘 다 한계, 여기서 물 한 모금 더 마시는 것도 버거울 정도로 한계...!
하지만 당일치기 전주여행의 클라이막스를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건 대 성공!!

같이 간 친구는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 천년누리 카페를 갔을 때부터
거의 리타이어 수준으로 지쳐 있었는데, 여기서 비빔밥 먹고 완전히 생기를 되찾았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이 친구도 전주 온 큰 목적이 이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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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시간이 되어 전주시외버스공용터미널로 되돌아왔다.
대중교통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 그냥 바로 택시를 탔는데, 6,000원 거리밖에 안 나왔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서 재빨리 건물 안으로 피신.
정말 일시적으로 쏟아진 소나기, 요즘같은 땐 정말 귀한 비라지만 이땐 습도만 높이고 기온은 전혀 안 내려갔다.


터미널 대합실에 설치된 승차권 자동발매기.
시스템상으로 준비가 안 된 건지 전주 -> 서울행은 앱으로 예약이 안 되어 여기서 표 구매.


어짜피 잔여표 여유가 많아 바로 출발하는 버스를 쉽게 잡을 수 있었다.


버스 터미널 매점에도 전주초코파이와 모주선물세트를 판매하니 선물로 사갈 분은 참고하면 좋을 듯.
다만 초코파이는 앞서 말했듯 PNB풍년제과 제품이 더 품질이 좋고 가격이 싸서 그 쪽에서 사는 게 좋고
모주는 시내에서 사나 여기서 사나 가격차이가 없고 또 무거운 짐이므로 매점에서 사는 게 좋을 것 같다.


시외버스터미널 건물 매표소 및 대합실은 옛날 70년대에 지어진 건물을 사용하여 낙후되었지만,
버스 타는 곳 대기실은 새롭게 리모델링하여 에어컨도 잘 나오고 비교적 깔끔한 상반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남부터민러 가는 시각표.
버스가 평균 2~30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배차간격이 좋은 편. 막차는 저녁 9시 15분.


19시 45분, 서울 남부터미널로 출발하는 호남고속 우등형 시외버스를 타고 서울로 출발.
이렇게 '고독한 미식가 성지순례' 를 목표로 떠난 짧은 당일치기 전주여행도 기분 좋게 마무리.

처음에 무작정 전주를 다녀오자 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고독한 미식가 드라마 성지순례가 최우선 목표였지만,
많이 돌아다니진 못했어도 이곳저곳 마음에 드는 새로운 가게들을 찾고 또 맛있는 것들도 맛볼 수 있었다.
6년 전 처음 갔던 전주에 비해 어떻게 동네 분위기가 바뀌었는지도 살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짧은 전주여행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본격적인 여름휴가인 새로운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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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평화동 토방 찾아가는 길 : 꽃밭정이 사거리에서 롯데슈퍼마켓 건물 맞은편에 위치

= 2018 여름, 당일치기 전주여행 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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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여름, 당일치기 전주여행 =

(11-完)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성지순례! 백반집 토방의 청국장과 셀프비빔밥

2018. 8. 12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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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Tabipero 2018/08/12 13:20 #

    제가 갔을 때는 고로씨 사진은 없었는데 새로 달아 놓으셨네요 ㅎㅎ 드라마에 나왔다는 걸 과하게 어필하지 않는 게 또 마음에 들었습니다. 근데 동네 음식점 특성상 수용 능력을 넘어서서 과하게(?) 유명해지는 걸 바라지 않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포스팅 보니까 또 가서 비빔밥 한그릇 쓱쓱 비벼먹고 싶네요.
  • Ryunan 2018/08/12 23:58 #

    오히려 저런 가게는 유명해지면 동네 사람들에게도 피해가 가고(먹기 힘들게 되는) 더 안 좋아지니까요. 저렇게 오래 장사를 한 집이라면 나름 동네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주는 가게란 건데, 굳이 유명세를 타지 않아도 장사하는 덴 큰 지장이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주에서 살다 온 지인 말로는 오히려 관광상품화된 전주비빔밥보다 '저런 게 진짜 전주비빔밥이지!' 하면서 더 좋아하더군요^^;;
  • 2018/08/12 19:21 #

    동네 식당이 저 정도의 반찬이라 ㄷㄷㄷㄷ 전주답네요
  • Ryunan 2018/08/12 23:59 #

    단돈 6,000원에 저 정도 음식이라니... 전라도 인심의 푸짐함을 맛보고 온 느낌이었습니다 :)
  • 알렉세이 2018/08/18 15:06 #

    확실히 드라마에서 봤을때는 엄청 짤텐데...싶더라구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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