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류토피아 여름휴가, 대만 타이베이(台北市)
(24) 중국 본토를 줘도 바꾸지 않을 국립고궁박물원 최고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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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원의 입구. 중정기념당과 비슷한 양식으로 건축되어 있다.
타이베이 시내 북부에 있는 타이완 최대규모의 박물관인 국립고궁박물원(國立故宮博物院)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립 중앙 박물관 정도 되는 위치에 있는 박물관이다.
고궁박물원은 1949년, 중국와 타이완이 서로 갈라져 싸운 국공내전이 일어났을 때, 타이완 국부인 장제스가
중국에 있는 각종 유물을 타이완으로 빼돌려 모은 것을 토대로 1965년 11월에 개관한 타이완 최대의 박물관이다.
내전을 피해 다양한 유물을 타이완 섬으로 가져온 덕에 이 유물들은 파괴되지 않고 온전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고
몇몇 사람들의 주장에 따르면 만약 유물들이 중국 본토에 그대로 남아있었을 경우 문화대혁명을 통해
파괴되어 사라져버렸을지도 모르는 것들이 꽤 많이 살아남게 된 거란 이야기도 있다.
장제스가 남긴 명언 중 하나로 '나라가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문물 없이 살 수는 없다' 라는 말이 있는데,
국공내전으로 인해 문화재가 파괴될 것을 우려한 장제스가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취한 행동이 지금의 박물관이 있게 했다.
고궁박물원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마리의 사자상.
박물관 앞 광장의 그늘진 곳에서 몇몇 시민들이 기체조...? 같은 걸 하는 모습. 격한 동작은 아니었는데 무슨 체조를 하는 것이었을까? 그러고보니 홍콩에서도 이런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이 박물관의 메인 전시실인 제1전시관. 건물은 중국의 궁전처럼 화려하게 건축하였다.
입구로 올라가는 계단이 양쪽으로 나뉘어져 있는 길목에 세워져 있는 향로.
박물관 본 전시실 입구에서 내려다본 고궁박물원 앞 광장. 양 옆의 숲을 중심으로 넓은 광장이 펼쳐져있고 그 뒤에 출입문이 있는 것이 중정기념당과 비슷한 분위기.
건물, 그리고 광장의 규모는 중정기념당에 비해 작은 편이다. 뒤에 보이는 건물은 아파트인 듯.
특별 전시회가 진행중인지, 외벽에 전시회 안내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규모도 규모지만 조경을 잘 해놓아서인지 박물관이면서 동시에 공원 같다 - 는 느낌이 강했던 곳. 중정기념당과 함께 타이완에서 상당히 공을 들여 만들어놓은 건물이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고궁박물원 본 전시실 전경. 출입구는 오른쪽 아래 문을 통해 들어가면 된다. 바깥에 있는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뭔가 연결되어 있는 곳이 나올 줄 알았는데, 특별한 건 없었다.
메인 전시관인 제1전시관. 뭔가 사람이 꽤 많아보이는데...
일단 안으로 들어오니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들어와 공기부터 달라졌다. 밖은 굉장히 더웠는데...
그나저나 이 엄청난 인파... 주말이라 그런지 더 많은 관광객들로 몰려 북적이는 모습. 박물관을 보러 온 개인 관광객은 물론 타 나라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도 어렵지않게 볼 수 있었다.
단체 관광객 중에서는 한국의 여행사에서 온 한국 관광객들도 있다. 가이드가 깃발을 들고 그들을 인솔하고 있다.
여기서 입장권을 구매한 뒤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 전시관 입장료는 성인 기준 350NTD(약 13,300원) 타이완 물가 치고는 아주 저렴하다고 할 순 없지만
한국의 물가를 생각하면 큰 부담없이 들어갈 만한 가격.
입장권과 별개로 매표소 오른편엔 음성 해설을 해 주는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주고 있다. 오디오 가이드는 중국어, 영어, 일본어, 그리고 한국어의 네 가지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데,
유물을 보면서 그 유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오디오 가이드를 같이 빌려가는 것이 좋다.
오디오 가이드의 이용 가격은 150NTD(5,700원). 가이드를 빌릴 때 보증 형식으로 여권 또는 신분증을 맡기거나 혹은 3,000NTD(114,000원)의 보증금을 맡겨야 한다.
신분증 혹은 보증금은 가이드를 다 이용한 후 나올 때 반납하면 다시 반환받을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를 도난당하거나 혹은 파손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일 듯.
오디오 가이드 대여시 사진과 같이 단말기와 함께 헤드폰, 그리고 설명서를 제공받는다. 설명서에는 각 전시관의 위치 및 전시 유물의 번호가 써 있고, 단말기를 실행 후 해당 유물에 해당하는
번호를 누르면 그 유물에 대한 설명이 헤드폰을 통해 한국어로 나오기 때문에 유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각 테마별로 전시관이 여러 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방마다 101호, 102호... 이런 식의 전시룸 번호가 있다.
그리고 고궁박물원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품인 '육형석'과 '취옥백채'는 전시관 3층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
입구에서 표를 제시한 뒤 전시관 안으로 입장.
오디오 가이드는 정말 꼼꼼하게 이 곳의 전시품들을 보며 그 전시품의 역사적인 가치, 유래 등을 알고 싶다면
빌려서 천천히 듣는 것을 권장하지만, '나는 그것까진 관심없고 그냥 시각적으로 보는 것에 만족할래' 라고
생각한다면 굳이 빌리지 않아도 괜찮다. 가볍게 전시품을 둘러 볼 요량이라면 꼭 빌려야 할 필요는 없다.
또한 충전이 되지 않아 오디오 가이드의 배터리가 다 떨어져 중간에 꺼지는 경우가 있는데(실제로 한 번 겪어봄)
이 경우 3층으로 올라가면 오디오 가이드를 교체해주는 코너가 따로 있으니 거기서 교체를 받자.
본래는 완충 상태로 손님에게 나가야 하는데, 간혹 충전이 안 된 상태로 나가 중간에 꺼져버리는 경우가 있나보다.
실제로 이걸 겪어 3층에 올라가 배터리가 떨어졌다 얘기를 하니 그 자리에서 바로 새 가이드로 교환해주었다.
각 전시관에 대한 안내 표지판이 곳곳에 달려있어 전시관의 위치를 어렵지않게 찾을 수 있다. 위 전시관으로의 이동은 중앙에 있는 계단 혹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한다.
전시관 내에서의 사진 촬영은 기본적으로 가능하지만,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삼각대를 이용한 촬영은 금지.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전시관 내에서는 조용히 관람... 을 하는 게 원칙이나 사람이 많을 땐 어쩔 수 없다.
시작은 101전시관부터 천천히 둘러보기로... 각 전시관마다 테마별로 전시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101전시관은 각종 불상 등의 조각품을 전시해놓은 전시관이었다.
전시관의 유물들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데, 가볍게 둘러보는 사람들도 있고 유심히 전시품을 관람하면서 살펴보는 사람들도 있다. 어쨌든 저마다의 표정으로 다들 전시품을 보고 있다.
이 곳에서 본 각종 유물들의 사진은 이후 포스팅을 통해 한 번에 정리해 공개할 예정이고
이번 편에서는 고궁박물원에서 가장 유명한 전시품인 '취옥백채' 와 '육형석' 부터 먼저 정리할 것이다.
전시관 3층에서 내려다 본 1, 2층 전시장 가운데 계단의 전경. 가운데 뻥 뚫린 전시관의 메인 계단을 중심으로 좌우에 전시실이 구성되어 있는 내부 구조.
전시관 3층에는 고궁박물원의 대표적인 전시물이자 타이완 최대 보물 중 하나인 취옥백채(翠玉白菜)와 육형석(肉形石)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 구역이 나온다.
취옥백채(翠玉白菜)는 옥을 깎아 만든 여치와 메뚜기가 숨겨진 배추를 표현한 조각품으로 중국 본토를 줘도 바꾸지 않는다는 타이완의 최고 보물이다. 만들어진 시기는 대략 19세기 정도로 추정된다고...
육형석(肉形石)은 중국요리인 '동파육'과 매우 흡사하게 생긴 돌로 취옥백채와 함께 대표적인 보물 중 하나.
취옥백채와 육형석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실은 3층 302호에 위치해 있다. 가장 유명한 전시품이니만큼 이 두 전시품은 다른 유물들과 달리 특별한 공간에 마련되어 있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기 때문에, 이런 안내 문구도 붙어 있었다. 여러 명이 몰리는 가이드 관광이나 단체는 들어올 수 없고 개별적으로 줄을 서서 들어가 보라는 의미?
그 정도로 사람이 많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와서 구경하는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한 조치인 듯.
실제 이렇게 줄을 서 있을 정도로 302호 전시관의 인기는 대단하다. 다른 전시 코너에도 사람이 많긴 했지만, 이 곳에 몰린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그나마 나는 좀 일찍 올라와서 상대적으로 줄이 적었지, 이후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302 전시관의 음성 가이드를 선택했더니, 취옥백채와 육형석 두 가지 메뉴가 바로 나왔다.
한쪽 벽에 인쇄되어 있었던 육형석에 대한 소개. 아쉽게도 한국어 소개는 따로 없었으나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 설명을 듣는 데 큰 무리는 없었다.
돼지고기 동파육의 모양을 띠고 있는 돌이라 하여 붙여진 육형석(肉形石). 육형석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 크기가 굉장히 작았다. 어린아이 주먹 정도 크기라고 보면 되려나.
그래도 좀 큰 돌을 생각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꽤 작은 돌이라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어떻게 이런 모양이 만들어진거지? 라는 신기함이 들 정도로 그 외형이 돼지고기 동파육과 너무 동일. 윗부분의 돼지고기 껍데기를 연상시키는 부분부터 돌의 단면까지, 그냥 돼지고기를 잘라놓은 것 같다.
돌이 이런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그 신기함이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실제로 보면 정말 돼지고기로 착각할 정도.
육형석 바로 옆에는 취옥백채가 전시되어 있다.
이것이 옥을 깎아 만들어낸 고궁박물원 최고의 보물, 취옥백채(翠玉白菜). 밑동은 희고 위의 이파리 부분은 녹색을 띠는 배추 모양을 자연스럽게 재현해놓은 취옥백채의 위를 자세히 보면
메뚜기 한 마리가 배추잎 위에 붙어있는 모습이 조각된 것을 볼 수 있다.
단단한 옥을 어떻게 이렇게 조각해놓았는지 그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굉장히 섬세한 것이 특징인데,
그 섬세함은 정말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 되겠다 싶더라. '중국 본토를 줘도 못 바꾸는 보물' 이란 말이 나온 이유가 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전시관에 들어가기 위한 줄이 어느새 이렇게 길어져 있었다. 오랜 시간 보고 싶지만, 뒤에 기다리는 사람을 위해 적당히 봤다 싶으면 빠져나오는 것이 예의.
= Continue =
. . . . . .
= 1일차 =
= 2일차 =
(24) 중국 본토를 줘도 바꾸지 않을 국립고궁박물원 최고의 보물, 육형석(肉形石)과 취옥백채(翠玉白菜)
2018. 9. 22 // by RYUNAN
덧글
세번 갔는데 세번 다 내용이 달라서 참 인상적인 박물관이었습니다.
타이페이 갈 때마다 간 거 같네요.
사실 취옥백채같은 건 생각보다 그저 그런 느낌이었지만, 가장 인상에 남았던 건 유물 위조였습니다 (...) 그것도 위작 가지고 순환전시가 되는 모양이고...
송대에 유물 위조가 성행했던 모양인데, 이 때의 위조 유물을 설명과 함께 전시했었습니다.
(가령 어떻게 구릿덩어리를 옛날 청동기 식 때깔이 나오게 한다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