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류토피아 여름휴가, 대만 타이베이(台北市)
(33) 여덟 가지 재료를 아낌없이 올린 타이완의 팔보빙수,
용도빙과(龍都冰菓専業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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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더운 타이완에서는 시내 곳곳에서 빙수 전문점을 운영하는 가게를 만나볼 수 있는데, 화시지에 야시장에도 굉장히 유명한 빙수 전문점이 있다. 가게 이름은 용도빙과전업가(龍都冰菓専業家).
그냥 줄여서 '용도빙과' 라고 불리는 이 빙수전문점은 망고빙수로 유명한 스무시하우스나 삼형매빙수와 달리
빠바오빙(八寶冰)이라는 팔보빙수로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매우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용산사에서 화시지에 야시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바로 위치해 있어 찾기 전혀 어렵지 않다.
여름철에는 망고도 취급하는지라 간판엔 큼직하게 '망고'라는 한자가 붙어 있다. 실내 테이블만으로 모자라 그런지 가게 바깥에까지 테이블을 갖다 놓아 입구가 굉장히 복잡하다.
빙수를 먹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 삼형매빙수도 그렇고 스무시하우스에도 줄을 서진 않았는데, 타이완에 와서 처음으로 서 본 줄.
다행인 것은 줄이 길긴 했지만, 줄 빠지는 속도가 아주 빨라 생각보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주문할 수 있었다.
1920년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고 하니 거의 100년 가까운 역사. 아주 오래 된 전통을 갖고 있는 가게임은 분명하다.
빙수 외에도 각종 과일을 즉석에서 갈아 만든 주스나 우유 등도 판매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주력 메뉴는 빙수인 것 같다. 내 앞에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주스 대신 빙수를 주문했다.
카운터 뒤 메뉴판. 삼형매빙수처럼 이 곳도 취급하는 빙수 종류가 정말 다양하다. 팔보빙수(빠바오빙)는 가게를 대표하는 대표메뉴라 따로 이미지 사진과 함께 별도의 메뉴판이 붙어 있었다.
팔보빙수 가격은 70NTD(2,700원).
삼형매빙수의 망고빙수도 정말 싸다고 느꼈는데,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값!
카운터 옆에 쌓여있는 망고를 비롯한 국내에선 쉽게 만나보기 힘든 열대과일들.
빙수재료가 담겨있는 통이 여러 개 있어 주문을 받으면 간 얼음 위에 각종 토핑을 얹어준다. 익숙하다는 듯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재료들을 얹고 그 위에 시럽을 뿌려 빙수를 내 주는데
빙수 안에 들어가는 속재료들은 엄청 달콤해 보이는 시럽에 절여져 있고, 그 위에 시럽을 한 번 더 뿌리기 때문에
이거...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자마자 '이거 칼로리 어마무시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빙수를 받으면 적당히 빈 자리를 찾아 먹으면 된다. 사람이 많긴 했지만, 테이블 회전이 빠른 편이라 의외로 빈 자리가 빨리 생겨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각종 언론매체 등에 출연한 스크랩이 가게 한쪽 벽 면에 크게 붙어있는 모습.
방송이나 언론에 나오면 그 장면을 홍보하는 모습은 타이완의 식당도 한국, 일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용도빙과를 대표하는 빙수, 팔보빙수 빠바오빙(八寶冰 - 2,700원)
빙수의 양은 삼형매나 스무시하우스에 비해 약간 적지만, 그래도 우리나라 설빙 정도는 되기 때문에 1인 1빙이 가능한 사람도 있고 가능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일단 내 기준으로는 충분히 거뜬한 양.
얼음이 우유얼음이 아닌 그냥 물얼음이 들어가있기 때문에 좀 고급스러운 맛이야 덜하긴 하겠지만,
이렇게 재료 가득 올라간 빙수 한 그릇이 우리 돈으로 3,000원도 채 안 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 언저리 수준이라니... 아이고 맙소사...
정말 여덟 가지 재료가 맞을까 종류를 세 보았는데, 여덟 가지가 맞다. 우리에게 빙수재료로 익숙한 후르츠칵테일 비슷한 과일, 팥, 떡 같은 재료들도 있지만
시럽에 절인 녹두, 콩 같은 '이런 게 빙수재료로 들어가?' 싶은 상당히 생소한 재료들도 많기 때문에
주문하기 전 이게 입맛에 맞을까? 하는 걱정도 약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와... 우유얼음이 아닌 물얼음이라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 그걸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정말 맛있었다.
일단 빙수가 엄청 달콤하긴 한데, 팥의 단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진짜 기분좋게 먹을 수 있을듯한 맛.
날씨가 더워 그런지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도 있었지만, 그걸 감안해도 여덟 가지 재료가 만들어내는
깊고 진한 단맛은 망고빙수와는 또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 주는데 부족함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여기 팔보빙수가 맛있으니 왠지 망고빙수도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망고빙수(170NTD - 6,500원)도 추가로 주문. 망고빙수는 삼형매에 비해 좀 더 비싼 편인데, 어느 빙수집을 가나 망고는 가장 비싼 가격대에 형성된 것 같았다.
삼형매빙수나 스무시하우스에 비해 망고의 양은 좀 적은데, 그 대신 시럽이 듬뿍 뿌려져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삼형매, 스무시 두 곳에 비교해서 적은 것일 뿐, 절대수치로 적다고 말할 순 없다.
앞의 팔보빙수, 그리고 스무시하우스와 삼형매빙수의 망고가 너무 강렬했던 탓일까... 용도빙과의 망고빙수는 생각했던 것만큼 아주 놀라운 정도의 맛은 아니다. 그냥 무난히 맛있는 '망고빙수네' 정도.
재미있는 점은 같은 생 망고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명한 세 군데의 빙수집에서 추구하는 망고빙수 맛이 서로 다 다르다는 것인데,
어느 쪽이 더 낫다 - 라기보다는 세 가게의 망고빙수가 추구하는 맛의 방향이 서로 달라
그 차이점을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 꽤 흥미로웠다. 제일 처음 갔던 스무시하우스의 망고빙수는
망고의 단맛과 함께 '새콤한 과일의 맛' 을 강조시킨 빙수라면, 두 번째로 간 삼형매빙수의 망고빙수는
우유를 갈아넣어 우유의 부드러운 맛과 망고의 단맛을 조화시킨 빙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 먹는 용도빙과의 경우
망고의 단맛에 시럽을 첨가하여 '단맛'을 극대화시킨 빙수 - 라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단맛 : 용도빙과 > 삼형매빙수 > 스무시하우스 : 새콤한맛
대충 이런 수준이라고 보면 될 듯. 세 빙수전문점 중 망고빙수의 당도가 제일 높은 건 용도빙과였다.
다만 용도빙과의 망고빙수는 위에 시럽이 추가로 올라가기 때문에 너무 단 걸 안 좋아하는 사람은 취향에 안 맞을 듯.
내 개인적으로 망고빙수는 두 번째로 먹었던 삼형매빙수의 망고빙수가 가격이나 맛이나 제일 좋았던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용도빙과 망고빙수가 맛 없다는 건 아니고...ㅋㅋ 가게가 서로 다르다고 해서 타이완에서 먹는 망고빙수가 맛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로서 타이베이에서 가장 유명한 빙수전문점 세 곳의 빙수를 전부 섭렵 완료!
용도빙과는 정말 저렴한 가격에 파는 팔보빙수가 아주 맛있는 곳이다. 화시지에 야시장을 구경하면서 무더위에 지쳐 좀 쉬면서 달콤한 것을 먹고 싶다면
꼭 화시지에 야시장 입구에 있는 용도빙과를 찾아가 팔보빙수를 1인 1빙 할 수 있기를 권한다.
양이 적당히 많고 뱃속을 든든하게 하는 곡류가 토핑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입맛 없을 땐 식사대용으로도 좋을 것이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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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도빙과(龍都冰菓) 찾아가는 길 : 타이베이 첩운 반난선 룽산스(용산사)역 하차, 용산사 바로 왼편에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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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33) 여덟 가지 재료를 아낌없이 올린 타이완의 팔보빙수, 용도빙과(龍都冰菓専業家)
2018. 10. 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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