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번 올 때마다 지방에서 친구가 올라와 데리고 다녀온 것들이었는데, 이번은 추석 명절 바로 직전 휴일의 방문.
항상 그렇듯이 인천 차이나타운의 시작은 수도권 전철 1호선 인천역에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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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역에서 내린 뒤 사진에 보이는 버스로 환승하면 월미도 유원지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만두와 함께 짜장면, 탕수육 등의 중화요리를 판매하는 중식당이긴 한데,
차이나타운 입구 쪽에 있는 규모 큰 중화요리 전문점과 다른 좀 특색있는 메뉴를 취급하는 곳입니다.

성젠바오는 중국 상하이의 서민적인 만두 중 하나로 만두 바닥은 굽고 위는 쪄내는 방식으로 조리한 요리.
차이나타운을 갈 때마다 항상 들리는 다다복의 군만두와 다소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내는 만두로
쪄낸 윗부분의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 그리고 굽고 지져낸 아랫부분의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만두라 합니다.


여기 음식이라면 꽤 괜찮을 것 같다는 좋은 예감이 들어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상당히 친절하게 서빙해주셔서 일단 첫 인상이 꽤 좋았습니다. 다른 직원들 중엔 중국인들도 섞여있는 듯.

식사메뉴로는 짜장면(하얀짜장, 일반짜장)두 가지, 그리고 짬뽕과 꽃게새우짬뽕 두 가지, 총 네 가지가 있고
요리메뉴는 찹쌀탕수육과 탕수새우, 그리고 깐쇼새우 세 가지 뿐입니다. 여기에 성젠바오 만두 추가.



녹색빛을 띠는 조그만 찐빵 같이 생긴 둥근 만두 네 개가 한 접시에 담겨 나옵니다.
만두 표면에 검은깨와 참깨를 조금 뿌려 마무리.

이렇게 윗부분만 보면 그냥 평범한 찐만두처럼 보이긴 하지만, 뒤집어보면...

윗부분은 찌고, 바닥은 굽는 방식으로 조리하여 촉촉함과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만두.
앞서 말했듯 조리하는 방식이 다다복의 군만두와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뜨거운 만두을 살짝 깨물어 구멍을 낸 뒤, 그 구멍을 통해 안에 가득 들어있는 육즙을 먼저 즐긴 뒤
육즙을 다 먹고 난 뒤 남은 만두를 만두속과 함께 먹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샤오롱바오 못지않은 육즙이 가득 들어있어 잘못 베어물면 뜨거운 육즙이 튈 수 있으니 조심조심 먹어야 합니다.
새우는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간 게 아닌 다진 새우살이 만두 속에 섞여있는 형태로 들어있는데
속도 적당히 꽉 차 있고 새우 풍미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꽤 맛있게 먹었어요. 만두피가 두껍긴 한데 식감이 좋습니다.

똑같이 4개가 담겨나오는데, 가격은 새우에 비해 이 쪽이 훨씬 저렴한 편입니다.
두 가지를 동시에 맛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반반 성젠바오(7,000원)도 있으니 주문 시 참고해주세요.

어렸을 적 외갓집에서 먹었던 군만두가 이와 비슷하게 만들어졌던지라 꽤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항상 만두를 빚을 때 동그랗게 말아낸 뒤 그걸 한쪽 면만 바짝 지져서 내오곤 했거든요.

돼지고기의 진한 맛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만두피가 상당히 두꺼운 편이긴 한데, 이 만두피의 식감이
꽤 쫄깃쫄깃하기 때문에 두꺼운 만두피가 속의 맛을 망치거나 거슬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일반 짜장면처럼 면 위에 소스가 덮여있고 소스와 면을 비벼먹는 방식은 보통 짜장면과 완전히 동일한데,
우리가 생각하기 쉬운 까만 춘장 소스가 아닌 다진 야채가 들어있는 새하얀 소스라는 것이 특징.

보통 짜장면에 비해 딱 한 가지, 약간 불편한 점이라면 소스가 새하얗기 때문에
면과 소스를 잘 비벼도 '이게 잘 비벼진 건가?' 라고 육안으로 확인하기 조금 어렵다... 정도가 있었습니다.
가격대가 보통 짜장면에 비해 조금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하얀 소스의 양이 꽤 넉넉하게 나옵니다.

하얀짜장 소스는 양파를 기본 베이스로 하여 당근, 완두콩 등의 야채, 그리고 다진 돼지고기가 들어있습니다.
양파가 많이 들어갔다는 건 간짜장과 비슷한데, 간짜장과 달리 하얀짜장의 양파는 뭉글뭉글할 정도로 오래 끓인 것.

진짜 짜장면과 똑같은 맛이라 할 순 없지만, 은근히 '어, 짜장면 같네...' 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게 재미있네요.
소스에서 단맛이 꽤 나는 편인데, 이 단맛이 인공적인 단맛이 아닌 양파를 오래 볶아서 나온 자연스런 단맛이라
입에 거슬리거나 혹은 너무 튀지 않는 은은한 단맛이라는 것도 큰 장점. 한 번 정도 호기심에 시켜먹어보면
재미있게 먹을 수 있을듯한, 한 번 먹어볼 만한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너무 짜지 않았던 것도 마음에 들었고요.

여긴 새우 대신 메추리알 한 개가 얹어져 나오는군요.
육안으로만 봐도 양파를 비롯하여 갈은 돼지고기가 꽤 많이 들어가있다는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크게 임팩트있는 맛은 아니지만, 재료가 넉넉하게 들어가있고 조미료 단맛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아 좋군요.
그냥 큰 생각 없이 '짜장면이 먹고 싶어' 시키면 비교적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까지만 해도 '차이나타운까지 가서 짜장면을 굳이 먹어야겠어?' 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인데,
이 정도 짜장면이라면 차이나타운 와서 별미로 한 번 먹어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갖고 있던 차이나타운에 대한 내 자신의 고정관념(?)을 좀 덜어줬던 방문이 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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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0. 28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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