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광주,진주 주말여행
(9) 무려 7년만의 재방문! 진주명물 하연옥의 진주냉면과 진주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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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내 중앙시장에 위치한 수복빵집 재방문을 안타깝게 실패한 뒤 버스를 타고 바로 이동한 곳은 시내에서 약간 외곽에 떨어져있는 '이현동' 이라는 곳입니다.
다행히 버스 하차 후 30분 이내라 추가요금 없이 무료환승을 할 수 있었고 이현웰가 정류장에서 하차했습니다.
이 곳엔 진주를 대표하는 음식, '진주냉면' 을 판매하는 명가 '하연옥' 본점이 있습니다. 전용 주차장까지 따로 마련해놓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람들로 늘 인산인해인 곳.
하연옥은 지난 2011년, 첫 방문을 한 이래 7년만의 재방문입니다.
그 당시 허영만 화백의 음식만화 '식객'에 진주냉면이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어떤 맛일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직접 가서 냉면을 먹어보고 처음엔 '응? 대체 이게 무슨 맛이지?' 라며 갸우뚱했지만
이내 그 오묘한 육수 맛에 중독되어버려 진주가 아닌 부산에 갈 때마다 항상 들러 먹게 되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7년만의 재방문. 그 사이 본관(뒷쪽 건물) 앞에 별관이 한 채 더 생겼습니다.
토요일 점심식사 시간대를 살짝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입구까지 주차가 되어 있는 모습.
1층 입구에 작게 인공 연못이 만들어져 있고 잉어를 키우고 있더군요.
1층에 엄청 푹신해보이는(...) 소파 여러 개를 가져다놓았는데 안으로 바로 들어가지 못하고 번호표 받고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한 대기석입니다.
7년 전에 왔을 땐 나무 벤치가 놓여져 있었는데 뭐랄까... 좀 깨긴 하지만 일단 굉장히 편안해보이는 소파!
입구에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면 무려 직원이 마이크를 이용해 입장 안내를 해 줍니다. 가게 앞에서는 뻥튀기를 비롯한 각종 특산물을 파는 매대가 꾸며져 있더군요.
8번 번호표를 받았는데, 다행히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밖에서 기다린 시간이 약 5분 정도? 그래도 식사 시간대를 피해 온지라 많이 기다리지 않아 다행.
2층 화장실 입구에 걸려 있는 대형 간판.
저 사진 속 할머니가 하연옥의 1대 사장님인 황덕이 할머니. 식객 만화에도 출연하셨던 분으로
올해 연세가 89세라고 합니다. 참고로 '하연옥' 이라는 이름은 황덕이 할머니의 첫째 딸 이름이라는군요.
이 곳은 진주냉면으로 유명한 곳이지만, 진주는 사실 냉면 말고 '진주비빔밥' 도 유명합니다. 북한의 해주비빔밥, 전주비빔밥과 함께 진주비빔밥은 대한민국의 3대 비빔밥으로 전해져 왔다는군요.
소사골 육수를 이용하여 지은 밥에 각종 재료와 육회를 올린 뒤 선지국과 함께 먹는다고 합니다.
집에도 있는 만화책 '식객' 27권이 진열되어 있군요. 아마 저와 마찬가지로 진주냉면이라는 음식의 존재를 '식객'을 통해 알게 된 분이 많을 것입니다.
해물육수의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했던 무쇠. 역시 만화책에 등장한 적 있습니다.
저희는 3층으로 안내받았습니다. 7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냉면만 먹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불판 올려놓고 소갈비(메뉴에 있음)를 즐기는 손님들도 꽤 되더군요.
물수건 및 앞접시는 셀프 서비스. 종이컵을 사용합니다.
메뉴판. 7년 전 방문했을 때 진주냉면 가격은 7,000/7,500원이었는데, 지금은 9,000/9,500원. 다만 진주비빔밥은 7년 전에 비해 1,000원밖에 오르지 않았고 육전같은 경우는 오히려 가격이 500원 내렸습니다.
평양냉면 한 그릇이 서울에서 1만원을 넘은 걸 생각해보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괜찮게 느껴지는 가격.
저희는 진주물냉면, 그리고 이번엔 한 번 먹어보자! 라며 진주비빔밥을 각각 하나씩 주문했습니다.
물, 그리고 앞접시와 함께 기본 식기 세팅 완료.
제일 먼저 처음 먹어보는 진주비빔밥(9,000원)이 도착했습니다. 지난 방문 땐 진주냉면을 먹어보았기 때문에, 진주비빔밥이라는 음식을 접해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
광주에서 젓갈 많이 넣은 전라도식 김치를 먹은 상태라 그런지 조금 심심하게 느껴졌던 배추김치.
미역줄기볶음. 여기까지는 진주비빔밥을 주문하면 나오는 기본반찬.
진주냉면 주문시 나오는 기본반찬으로는 열무김치가 나왔습니다. 7년 전 방문 땐 고춧가루에 무친 무절임이 나왔는데, 이번엔 무절임은 따로 나오지 않았어요.
선지와 쇠고기, 그리고 무를 넣고 끓여낸 선지국이 함께 나옵니다. 선지국으로 식사를 하고 싶은 분은 '소선지국밥' 이라는 메뉴가 따로 있으니 그걸 주문하시면 될 듯.
워낙 취향이 많이 갈리는 식재료이긴 하지만, 저는 선지를 꽤... 아니 굉장히 좋아합니다. 쇠고기도 넉넉하게 들어가있고 무를 듬뿍 썰어넣어 시원하고 개운한 국물맛이 아주 잘 만든 선지국이더라고요.
이 정도 선지국이라면 따로 선지국밥으로 시켜 먹어도 꽤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골육수로 지은 밥 위에 각종 나물들과 함께 양념을 한 육회와 마무리로 '황포묵'과 은행, 말린 대추를 얹어 음식을 먹기 전 원색의 시각적으로 화려한 모습 덕에 또 한 번 즐거움을 주는 진주비빔밥.
육회비빔밥이야 그리 생소한 음식은 아니라지만 비빔밥 위에 묵을 얹어낸다는 것이 독특하군요.
따로 먹는 방법이 뭐 있나요, 그냥 재료와 밥이 잘 섞이도록 열심히 비빈 뒤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은 고추장 양념과 함께 다양한 나물과 육회가 잘 섞인 비빔밥이 맛 없을 리 없습니다. 비빔밥이야 맛 없게 만드는 게 오히려 힘든 음식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아주 개성있게 만드는 것도 어려운지라
이 비빔밥 역시 뭔가 '이거다!' 라는 획기적인 느낌은 아쉽게도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비빔밥에 비해 양념의 자극적인 맛이 덜했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먹는 내내 속이 편했습니다.
선지국이랑 아주 잘 어울립니다.
보통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냉면집의 곱배기는 될 정도로 양이 아주 많습니다. 지난 하연옥 첫 방문때도 그랬지만 다른 냉면집에 비해 푸짐한 양과 넉넉한 고명이 진주냉면의 강점입니다.
또 다른 냉면집에서는 볼 수 없는 쇠고기 부침인 '육전' 이 편육 대신 고명으로 올라간다는 게 특징이고요.
서로 시킨 음식을 나눠먹기 위해 앞접시를 이용해 냉면을 담았습니다.
하연옥에서 진주냉면을 처음 먹고 계산할 때 카운터에 계신 아주머니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진주냉면을 한 번 먹으면 뭔맛인지 몰라, 세 번 정도는 먹어야 맛을 알지' 라고 말이지요.
실제 처음 진주냉면을 먹어보면 그 접해본 적 없는 생소하고 이상한 국물 맛 때문에 이게 무슨 냉면이라는 거지...
대체 이 애매한 해물육수맛은 뭐야... 라며 맛있는건지 맛없는건지도 모를 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묘하게 그 국물의 이상한 맛이 잊혀지지 않고, 그렇게 두 번, 세 번을 먹으면서 중독이 되어간다고 합니다.
저 역시 처음 먹었을 땐 정말 말로 형언하기 힘든 이상한 맛이었는데, 지금은... 긍정적인 쪽으로 적응이 되었습니다.
고명으로 얹어준 육전도 특이하긴 하지만 맛있으니까 남기지 않고 다 먹어야지요.
진주비빔밥과 선지국 역시 남김없이 깔끔하게 비워내는 데 성공!
약 7년여만에 다시 찾은 하연옥. 예전에 먹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같이 갔던 지인은 진주냉면 자체를 처음 먹어보는지라 조금 적응을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 이 친구가 이걸 처음 먹어보고 느꼈던 감정이 7년 전 제가 처음 하연옥에 가고 느낀 감정 그대로겠지요.
식사시간이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차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가게 1층에 비치되어 있는 하연옥 소개 리플렛. 창업주인 황덕이 할머니는 1945년 '부산식육식당' 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식당을 시작했고 그 식당이
지금 하연옥의 모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하연옥의 시작을 1945년으로 따지면 어느새 70년이 넘은 역사가 되었지요.
하연옥 바로 앞에는 이디야커피 지점이 하나 있는데, 이벤트로 아메리카노 할인을 한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아메리카노 정가가 2,800원인데, 300원 할인... 뭔가 엄청 깎아주는 것처럼 보였는데(...)
하연옥은 옛날엔 이 곳 본점밖에 없어 외지에서 찾아온 진주시민 중 차를 가져오지 않은 사람은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해야 해서 접근성이 좀 불편했는데, 촉석루 앞에 직영점이 새로 오픈했다고 합니다.
촉석루 앞은 진주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곳, 그러니까 시내 중심가라 굳이 본점이 오지 않아도
시내에 있는 지점에서 하연옥의 진주냉면을 만날 수 있습니다.
멀리 개천 건너 하연옥 전경을 한 컷. 언제 또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요.
배가 엄청 부르고, 날이 살짝 덥게 느껴질 정도로 포근해서 돌아가는 건 소화도 시키고 산책도 할 겸 개천 따라 천천히 걷기로 했습니다.
※ 하연옥 이현본점 찾아가는 길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51, 241번 버스 승차, 이현웰가 정류장 하차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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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9) 무려 7년만의 재방문! 진주명물 하연옥의 진주냉면과 진주비빔밥
2018. 12. 18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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