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요즘 최고의 화제가 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 '골목식당' 에 나온 식당을 직접 찾아간 것이었는데요,
골목식당이야 워낙에 방송 자체만으로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그 방송에 출연한 식당은 어떤 의미로든 간에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지도를 얻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뜨거웠던(?) '포방터시장' 을 찾아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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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솔루션받은 식당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곳이라 평가되는 '홍탁집', '홍탁좌!'
포방터시장 내에 위치한 닭요리 전문점(구 홍어요릿집) '어머니와 아들' 을 직접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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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쉽게 대중교통으로 접근하는 방법은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내린 뒤 거기서 서대문 11,13 마을버스 환승,
'포방터시장 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되는데요, 워낙 홍은동 구석진 언덕배기에 위치한 곳이라
'동네 주민' 이나 '특별한 목적' 이 있지 않은이상 외지인이 실수로라도 찾아올 일이 절대 없을듯한 곳입니다.

'토요일엔 포방터' 라는 문구가 꽤 와닿습니다. 때마침 방문했던 요일이 또 토요일이기도 하고요.

맞은편에 과일가게가 있고, 영업 전엔 저렇게 사람들이 줄을 서 있기 때문에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저녁 영업 시간이 오후 5시부터인데, 제가 도착한 시각은 오후 4시 10분정도, 이미 줄이 저렇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다만 영업 시간 전에만 줄을 서지, 영업 시작 이후엔 번호표를 나눠주기 때문에 줄이 생기진 않습니다.

이제 백종원 솔루션을 통해 더 이상 홍어는 판매하지 않고 닭요리 전문점으로 업종이 변경되었지요.

그리고 기존부터 존재했던 메뉴인 나영덕 여사(어머니)께서 만들어 판매하는 '닭볶음탕'
다만 닭곰탕은 점심 메뉴로만 판매하고 닭볶음탕은 저녁 메뉴로만 판매하니 실질적으로 단일 메뉴 판매.


매장이 오픈하기 전, 방송에 나왔던 권상훈 사장님이 직접 나와 줄을 정리하고 번호표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연예인(?)은 아니지만, 방송에서 봤던 사람을 실제로 보니 뭔가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 외에 맥주, 소주, 음료수를 따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구는 '음식 맛있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다', '앞날을 응원한다' 같은 좋은 내용들.

어머니는 주방 쪽에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서빙은 권상훈 사장님과 직원으로 고용한 여성 한 분이 담당.
여성 직원분은 홀쪽 서빙만 전적으로 담당, 권상훈 사장님은 홀과 주방을 왔다갔다하며 바쁘게 움직이는데
솔직히 '이 사람, 그 방송에 나왔던 홍탁좌(?) 맞나?!' 싶을 정도로 완전히 다른 사람... 엄청 부지런하셨습니다.

정말 열심히 할 것이고 나태하게 보이면 혼내달라는 문구에서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젓갈의 진한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전라도식 김치였는데 와, 이거 정말 괜찮다 - 라며 감탄했던 부분.
방송 솔루션 받기 전에도 이 가게는 기본적으로 음식 솜씨가 좋은 곳이라 하던데 김치만으로도 그게 느껴지더군요.

이 소스는 닭고기나 라면사리 넣어 먹을 때 살짝 찍어먹으면 더 맛있다고 추천해 주셨습니다.


공기밥은 닭볶음탕에 같이 붙어나오는 건 아니고 별도로 주문해야 합니다(1,000원)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 인증하면 서비스로 음료를 준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지만 인스타가 없으니...
저희는 별도로 주문했지만 다른 사람들 후기를 보니 여러 사유를 붙여 손님들에게 음료를 자주 서비스해준다고 합니다.

방송에서만 보던 그 궁금했던 닭볶음탕... 백종원의 분노(...?)와 어머니, 사장님의 눈물이 담긴 그 사연 많은 음식.

특이한 점이라면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다진 마늘이 굉장히 많이 올라간다는 점인데요,
성인 밥숟가락 기준으로 한 숟가락을 가득 채울 정도로 꽤 많은 양의 다진 마늘이 올라갑니다.


어느 정도 익으면 떡부터 꺼내먹으라, 지금부터 고기 건져먹어도 된다 하면서 먹는 법을 계속 알려주었습니다.

안에 들어간 내용물 중 떡이 가장 먼저 익기 때문에, 가장 먼저 떡부터 건져먹으면 됩니다.
닭볶음탕 양념을 머금은 떡은 쫄깃쫄깃하니 아주 맛있는데, 닭 먹기 전 에피타이저(?)로 매우 훌륭한 편.
국물이 단맛이 적고 얼큰하면서 마늘향이 아주 강하기 때문에 칼칼한 맛 좋아하는 사람들이 매우 환영할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마늘 많이 들어간 국물이 이 가게의 가장 큰 개성. '나 마늘이야 마늘!' 라는 걸 대놓고 어필하듯
다진 마늘의 존재감이 엄청 높은데, 여기에 단맛이 덜하고 적당한 매운맛이 더해지니
전형적인 '한국인이 선호하는 가장 모범적이고 한국적인 매운맛' - 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진짜 맛있어요. 정말 외국인에게도 소개시켜주고 싶은 한국다운 닭볶음탕 표준이 뭔지를 보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기본 닭고기의 양념이 된 편이라 소스를 너무 찍으면 간이 세지므로 아주 살짝 찍는 걸 추천.
소스는 나중에 따로 솔루션을 받은 듯 한데, 뭐랄까... 정말 '백종원다운 맛이다' 라는 인상이 들었습니다...ㅋㅋ
특유의 그런 게 있어요. 말로 설명하기 참 어려운데 '이거 참 백종원 음식답다' 라는 느낌이 드는 감성.


라면사리를 국물에 볶아먹는 건 방송 솔루션에도 나왔던 것이지요.
참고로 라면사리는 닭고기를 먹는 도중에는 넣어주지 않습니다. 닭고기를 다 먹은 뒤 국물만 남았을 때
밥 볶아먹는 것처럼 가장 마지막에 넣어 먹는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스렌지 불을 다시 켜고 좀 더 볶아주면 됩니다.

닭볶음탕 한 마리 기준으로 가장 이상적인 적정 인원은 세 명, 두 명이 오면 대식가가 아닌 이상 좀 많을 거고
네 명이 올 경우엔 약간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밥이나 라면사리로 어느정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떡이라든가 닭고기에 비해 졸아든 국물의 양념을 더 흡수하니, 특유의 국물맛을 매우 진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역시 같이 나온 양념장에 찍어먹으라 하지만, 이 경우 너무 간이 짤 수 있기 때문에 전 그냥 먹는 걸 추천.

마늘이 많이 들어가 칼칼하고 얼큰한 맛이 한 냄비 비우니 '진짜 잘 먹었다' 라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던 곳.
방송에서 나온 음식 자체의 완성도는 꾸며낸 게 아닌 진짜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음식보다도 더 인상에 강하게 남았던 건 '홍탁집 아들' 로 유명했던 권상훈 사장님의 접객.
손님은 계속 밀려들고 엄청 바쁜 와중에도 쉴새업이 매장을 왔다갔다하며 최대한 세심하게 손님들을 챙겨주는데
방송에서 보여줬던 불성실한 모습은 흔적조차 남지 않아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방송용이 아닌 진짜로 변했다는 걸 보여주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현재로서는 꺾일 일이 절대 없을 것 같고
가게도 잘 되고 있으니, 어찌보면 골목식당 프로그램이 제시한 솔루션의 가장 큰 수혜자가 이 분이 아닐까 싶네요.
지난 주 골목식당 거제도 편에서도 거론되었지만,
지금도 매일 새벽 장사시작 전, 밤 장사 끝날때마다 백종원에게 매일 보고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꼭 닭곰탕이 아니더라도 닭볶음탕은 다른 분들에게 소개시켜주기 위해 다시 찾을 용의가 충분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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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안에 꽈배기를 전문적으로 파는 빵집이 하나 있는데, 가게 상호명이 참...ㅋㅋㅋㅋㅋㅋ
포방터시장 방송 이후 등장한 다음 골목인 청파동 편에서 '꽈배기' 로 큰 논란이 한 번 있었지요...;;

바로 튀겨낸 따끈따끈한 걸 집어왔습니다.

안에 들어간 단팥도 알차고 단팥을 감싼 튀김빵이 퍽퍽하거나 두껍지 않고 얇고 쫄깃쫄깃해서 매우 맛있었습니다.
단팥 도너츠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포방터 시장에 놀러와서 꼭 한 번 먹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을 정도.

시장에서 운영하는 '포방터카페' 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지하에 꽤 넓은 휴식 공간이 있고 중년인 바리스타 한 분이 운영하시는데, 음료 가격이 굉장히 쌉니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1,500원, 가장 비싼 음료도 4,000원을 넘지 않는 매우 괜찮은 가격이라
포방터시장에 놀러와 식사를 한 뒤에 커피 마시기, 혹은 식당 대기를 해야할 때 여기서 시간을 보내도 좋을 듯.


최근 재래시장이 현대화 작업을 하면서 시장 로고라든가 각종 간판 등 디자인물이 개선되고 있는 건
이 곳 말고 다른 시장에서도 진행되는 공통적인 부분인데, 이 포방터시장 로고는 정말 개성있게 잘 만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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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의 솔루션을 성공적으로 받았던 또다른 가게인 '부라더쭈꾸미' - 어머니와 아들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아쉽게도 깜빡하고 같이 솔루션에 등장한 포방터시장의 막창집은 따로 확인을 못 했습니다.

지금은 사정으로 인해 '연돈' 이라는 이름으로 상호명이 변경되었습니다.
다만 이미 아침부터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이 가서 식사하는 것이라 줄을 서 있진 않았고
내부도 가려져있어 바깥에선 따로 내부를 볼 수 없습니다. 그냥 불 켜진 것만 보고 '영업하는구나' 만 알 수 있는 정도.
이 가게 같은 경우는 손님들이 너무 많이 몰리는 덕에 오히려 큰 곤혹을 치루고 마음고생도 한지라
지나치게 관심을 갖는 것보단 살짝 관심에서 멀어지는 쪽이 오히려 가게에 도움을 주게 될 것 같군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여기 돈까스도 꼭 먹어보고 싶지만, 당분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왼쪽 위의 '포방터카페' 라는 간판이 아까 전 방문했던 지하의 포방터시장 카페입니다.


시장은 다른 재래시장처럼 아케이드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대신 천장에 만국기가 걸려 있어
비 피하는 용도로선 전혀 쓸모없어도(?) 만국기가 걸려 있는 구역이 시장 구역이라는 건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방송 이전엔 사람이 얼마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골목식당 방송 이후 저 같은 외지인들도 많이 찾아와서인지
시장 분위기가 꽤 활기차졌다는 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막 붐비진 않아도 활기넘치는 분위기.


노란 간판이 아닌 파란 간판의 봉쥬비어를 보니 뭔가 좀 어색하게 느껴지는군요.


길고양이가 아닌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 같습니다. 사람 손을 많이 탔는지 사람이 많아도 무서워하지 않는군요.

과거엔 미용실로 사용했던 매장 같은데, 미용실이 빠지고 빈 점포를 식당 손님 대기실로 쓰고 있다는군요.

대가기 너무 길지 않을 경우 여기서 기다리면 되지만, 너무 길어질 경우 밖으로 나갔다 오는 게 낫겠지요.

왼쪽부터 차례대로 닭요릿집 '어머니와 아들', 쭈꾸미집 '부라더쭈꾸미', 돈까스집 '돈카(지금은 연돈)'

포방터시장 근처의 주거지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벗어난 한적한 주택가의 풍경.


화포를 쏘았던 지역이라 '포방터' 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 지명이 지금까지 이어져 와 시장 이름이 되었습니다.
시장은 1970년대에 상점가들이 하나둘씩 생기며 자연스레 상권이 형성되었고 2014년 3월에 와서야
전통시장으로 인정을 받아 지금의 '포방터시장' 이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일부러 작정하고 찾아갔는데, 찾아가길 정말 잘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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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3. 3 // by RYUNAN
덧글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04월 23일 줌(http://zum.com) 메인의 [허브줌 푸드]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