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첫 주말 가족여행, 부산광역시 =
(7) 나고야에서 맛본 그 히츠마부시(장어덮밥) 그대로, 남천동 고옥(古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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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곳은 2호선 남천역.
남천역 1번 출구를 나와 KBS 삼거리를 지나 금련산역 방향으로 쭉 걸어가면 '고옥' 이라는 가게가 나옵니다.
나고야의 대표적인 장어덮밥 요리 '히츠마부시(ひつまぶし)' 를 국내에서 취급하는 몇 안 되는 유명한 식당으로
이번에 부산에 내려온 김에 부모님께 한 번 맛보여드리고 결정적으로 저도 또 먹고 싶어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가게 영업시간은 다음과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
고옥의 간판과 함께 나고야 명물 '히츠마부시' 에 대한 간략한 소개. 고옥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 방문은 재작년 지스타 때였고 당시엔 1/2 히츠마부시를 먹었지요.
대기 손님이 있어 가게 앞에서 좀 기다려야 했는데요, 바깥에서 기다리는 손님들 마시라고 뜨거운 온수기 안에 호지차를 담아 비치해놓았습니다.
따끈한 호지차 한 잔 하며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는 중. 지금은 인지도가 꽤 올라간 가게라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로 항상 붐빈다고 하는군요.
이 날, 정말 운이 좋았는데 제가 오고 나서 제 뒤로 딱 한 팀만 더 받고는 바로 점심 영업이 종료. 재료가 소진되어 딱 저희 팀, 그리고 제 뒤의 팀까지만 손님을 받고 바로 이 푯말을 가게 앞에 세워놓았습니다.
직원이 '이름 미리 적으신 분들은 다 드실 수 있으니 걱정마세요' 라고 말하고 들어갔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가게 입구를 한 컷. 차로 온 손님들을 위한 주차장 안내가 출입문 옆에 붙어있습니다.
약 15분 정도 기다린 끝에 겨우 자리가 나서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기다려 들어왔는데 왜 안이 텅 비어있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매장 사진은 다 먹고 찍은 사진이라(^^;;)
실내 정원이 바로 옆에 붙어있는 창가 쪽 명당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매장 안에 작은 규모의 일본식 정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식사하면서 창 밖으로 바라보는 풍경이 이런 정원의 풍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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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천동의 작진 않은 히츠마부시 전문점에서 히츠마부시를 시켜놓고 일본식 정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캬~ 그 기분! 일본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은 별로 안 들었습니다만(...)
메뉴판을 한 컷. 지난 마지막 방문에 비해 히츠마부시의 가격이 꽤 뛰었습니다. 큰 히츠마부시와 1/2 히츠마부시 가격이 3,000원 인상된 반면 바다장어 히츠마부시는 가격이 그대로 동결.
아무래도 한 끼 식사에 3만원 이상 소비하기엔 다소 부담스런 가격이긴 하지만, 그래도 특별한 날이니만큼
큰 히츠마부시를 인원수대로 맞춰 세 개 주문. 지난 번 1/2 히츠마부시의 아쉬움을 이번엔 어느정도 달랠 수 있을 듯.
큰 히츠마부시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면 1/2 사이즈로 주문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요,
밥과 다른 반찬은 큰 히츠마부시와 동일하게 나오는데 장어의 양만 큰 사이즈의 절반 정도로 담겨나오는 메뉴입니다.
메뉴판 뒷편엔 히츠마부시를 먹는 방법에 대한 소개가 나와 있습니다. 히츠마부시 먹는 법은 위에 나온 사진을 참고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기본 식기 및 물수건, 그리고 따끈한 호지차 세팅 완료.
메인 식사가 나오기 전 입맛을 돋우는 전채 개념으로 야채 샐러드가 한 그릇씩 나옵니다. 양배추 말고도 오이, 파프리카, 치커리 등의 여러 야채가 담겨있고 소스가 상큼하니 꽤 맛있어요.
나무로 만든 개인 쟁반 하나씩 - 큰 히츠마부시 세트(33,000원)가 나왔습니다. 가운데 나무 뚜껑과 주걱이 얹어진 둥근 그릇이 밥과 함께 장어가 담겨 있는 히츠마부시 그릇입니다.
안에 팽이버섯 등 여러 재료가 들어간 보들보들한 푸딩 같은 식감의 일본식 계란찜. 저는 계란찜은 기본적으로 고깃집 뚝배기에 끓여나오는 얼큰한 한국식 뚝배기계란찜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
이런 보들보들한 식감의 일본식 계란찜 역시 좋아합니다.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풍미가 좋거든요.
된장국도 함께 나왔는데 꽤 큰 그릇에 담아 내어줍니다.
히츠마부시에 넣어 먹는 쪽파와 와사비, 그리고 잘게 썬 김과 깻잎. 이건 추가로 더 달라고 하면 주니 히츠마부시 먹을 때 아낌없이 팍팍 넣읍시다.
아무래도 한국이니만큼 한국 사람들 입맛에 맞춰 배추김치가 반찬으로 같이 담겨나옵니다. 일본 나고야에서 히츠마부시를 두 번 먹어봤는데, 나고야 본토에서는 배추김치가 따로 나오지 않지요.
락교와 오이절임, 그리고 초생강이 역시 반찬으로 같이 제공되었습니다.
조그만 도자기병 안에 들어있는 차는 히츠마부시 오차즈케를 만들어먹을 때 넣는 국물입니다. 히츠마부시를 세 번째로 즐기는 방법인 '오차즈케' 를 만들 때 저 국물을 밥그릇 위에 부으면 됩니다.
자아자아,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으며 히츠마부시가 담긴 뚜껑을 열어보겠습니다.
캬...!!! 나무그릇 안에 맛있게 구운 장어 한 가득!! 이것이 바로 남천동 고옥의 대표메뉴인 민물장어 덮밥, 히츠마부시!
부모님 역시 장어구이를 따로 드셔본 적은 있어도 장어덮밥을 드셔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그릇 안에 가득 담긴 장어구이를 보고 탄성을 내뱉으셨습니다. 그 정도로 정말 탄성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음식입니다.
지난 번 비싼 가격 때문에 1/2 사이즈로 시켰을 땐 맛있게 먹으면서도 내심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이번에 그때 가졌던 약간의 아쉬움을 말끔히, 정말 깨끗하게 날려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릇 가득 장어가 꽉 들어차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처음 주문할 때 32,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에 망설였던 것이
어찌보면 정말 별 것 아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래, 큰 맘 먹고 먹을 땐 아예 확실하게 먹어야지.
자, 음식에 대한 예의도 충분히 차렸으니(^^;;) 한 번 먹어보도록 하죠.
양념을 발라 구워낸 장어는 한 입 크기로 먹기 좋게끔 썰어져 있어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히츠마부시를 나무주걱을 이용해 네 등분으로 나눈 뒤, 제일 처음으로 먹는 1/4등분은 다른 부가적인 재료 없이 오로지 밥과 장어만을 담아 장어구이 본연의 맛을 즐기기.
달콤한 양념에 구운 장어구이를 밥과 함께 그대로 즐길 수 있어 가장 장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보들보들하게 씹히는 장어도 장어지만 표면에 바른 저 양념이 정말 맛있고
또 장어구이 양념만 따로 더 달라고 하면 더 내어주기 때문에 밥에 듬뿍 뿌려 먹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첫 번째 히츠마부시를 먹고 나면, 두 번째는 1/4 등분으로 나눈 히츠마부시 위에 김, 쪽파, 깻잎, 마지막으로 적당량의 와사비를 넣어 비빔밥처럼 비벼먹는 방법.
사람들마다 취향이 다르긴 하지만, 대개 제 주변의 사람들은 이 방식으로 먹는 걸 가장 선호하는데요, 저 역시 세 가지 종류로 먹는 히츠마부시 중 이렇게 비빔밥으로 즐기는 것을 제일 좋아합니다.
첫 번째 히츠마부시가 장어 본연의 맛을 즐긴다면, 이번엔 야채와 함께 좀 더 복합적인 산뜻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두 번째 먹는 방법대로 그릇에 히츠마부시와 각종 야채를 담은 뒤 따로 제공된 뜨거운 차를 부어 오차즈케로 즐기는 방법.
차 국물로 인해 장어에 발라진 양념이 다소 희석되어 조금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앞에서 자극적이고 달콤한 양념으로 먹었던 두 가지 방법과 달리 따끈따끈한 국물과 함께 장어를 즐길 수 있어
속을 어느정도 달래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양념이 희석된 장어 본연의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는 앞의 세 가지 먹은 방법 중 자신이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걸로 즐기면 됩니다. 저는 일단 남은 1/4 덩어리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온전한 상태의 장어구이와 밥만을 반 정도 즐겼다가...
거기서 반이 남았을 때 남은 야채를 전부 털어넣고 두 번째 방법으로 마무리짓게 되었습니다.
고옥에서 먹은 히츠마부시는 이번 여행에서 부모님이 가장 맛있게 먹었다고 하는 음식이라고 칭찬하시더군요.
마지막 마무리 디저트로 직접 만든 차가운 매실 음료를 한 잔씩 내주는데 매실음료 안에 매실 열매가 하나 들어있습니다. 마무리까지 확실하고 또 본격적으로 한다는 느낌.
시중에서 판매하는 매실음료에 비해 시큼한 맛이 덜하고 달콤해서 식사 마무리로 제격.
세 명이서 한 끼 식사를 하는데 10만원에 가까운 큰 돈을 지불하긴 했지만
그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만족스런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도 꼭 부산에 가면 다시 먹고 싶었던 음식이라 매우 맛있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만,
평소 이런 걸 접해볼 일이 전혀 없었던 부모님께서 맛있게 드시고 나중에 서울 돌아오고 나서도
가끔 이거 맛있었지... 하면서 히츠마부시 이야기를 꺼내는 걸 보면 역시 가길 잘 했단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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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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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7) 나고야에서 맛본 그 히츠마부시(장어덮밥) 그대로, 남천동 고옥(古屋)
2019. 3. 24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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