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당일치기 자가용 춘천여행
(2) 얘, 너희 아버지가 고자라지?
한국 츤데레(...) 문학의 시조, 소설가 김유정문학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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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문학촌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한 초가집에 걸려 있던 풍경.
문학촌 근처에는 식당을 비롯하여 작게나마 상점가가 조성되어 있는데, 상점가 근처로 각종 동상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동상들은 소설가 김유정이 썼던 단편 소설 속 장면들을 동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는군요.
소설가 김유정의 연보. 1908년에 태어나 1937년, 29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그는 짧은 생애동안 많은 단편 소설을 남겼으며, 그의 소설 중에는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유명한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식 츤데레 NT노벨(...)' 로 지금 다시 재평가받고 있는 김유정의 작품 중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또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동백꽃' 이 있습니다.
시대를 앞서나갔을 뿐, 동백꽃은 지금 봐도 정말 완벽에 가까운 츤데레 주인공이 나오는 NT노벨이라 해도 될 정도.
동백꽃은 김유정이 요절하기 1년 전인 1936년에 발표된 소설입니다.
김유정의 생가가 보존되어 있는 김유정문학촌 입구.
춘천시 신동면에 위치한 김유정문학촌에 대한 소개. 이 지역에서 태어난 소설가 김유정을 기리기 위해 그의 생가를 복원하여 만들어놓은 전시 시설입니다.
김유정 생가의 입장료는 2,000원. 춘천 시민들은 신분증 제시시 50%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유정문학촌 안으로 들어가는 출입문에 붙어있는 현판.
출입문 오른편에 작게 매표소가 있어 표를 구매한 뒤 안으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제일 먼저 우리를 맞아주는 건 넓은 정원과 함께 그 뒤로 보이는 김유정의 생가.
입구의 정원에 또 다른 소설 속 장면을 묘사한 동상이 있는데 '동백꽃' 소설의 명장면 중 하나인 닭싸움.
사람들이 없으면 틈틈이 즈 집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수탉과 쌈을 붙여놓는다.
나는 악이 오를 대로 다 올라서 지게도 벗어놀 새 없이 그대로 내동댕이치고는 지게막대기를 던지고 허둥지둥 달려들었다.
점순이가 자기 집 닭과 주인공 집 수탉에게 싸움을 붙이는 장면을 동상으로 재현시켜 놓았습니다.
지게를 내동댕이친 채 지게막대기를 들고 뛰어가는 주인공. 이 뒤로 주인공은 점순네의 수탉을 때려 죽이게 되고 죽이 사실이 무서워 주인공이 엉~ 하고 울고 있으니
점순이가 비밀로 해주겠다고 하면서 둘은 동백꽃 속에 푹 쓰러지며... 알싸한 동백꽃 향기에 정신이 아찔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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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소설에 나오는 '동백꽃'은 실제 동백꽃이 아닌 '생강나무 꽃' 의 강원도 방언이라고 합니다.
어릴 적은 당연히 동백꽃이 빨간 꽃인 줄 알았으나, 노란 투성이 + 알싸한 향기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생강나무 꽃' 의 강원도 방언임이 밝혀지면서 소설의 '동백꽃' 은 생강나무 꽃이라는 정설이 굳어지게 되었지요.
문학촌 안에는 연못과 함께 초가 지붕으로 덮은 정자가 하나 설치되어 있습니다. 연못은 방문했을 당시 겨울철이라 꽁꽁 얼어있어 아래로 내려갈 수 있을 정도.
옛날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화장실. 어릴 적 저희 외갓집 화장실이 딱 이렇게 생겼었습니다.
바깥에는 짚으로 만든 멍석 하나가 걸려 있는 모습.
각종 옛날 집에 있을법한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모습.
김유정의 또다른 대표적인 소설 '봄.봄' 의 한 장면을 이 곳에도 재현시켜놓았군요.
동상 뒤에는 장독대 여러 개가 놓여져 있습니다. 뚜껑이 없이 장식용으로만 만든 것들.
앞마당을 한 컷. 초가 지붕으로 지은 집이긴 하지만 규모는 왠만한 양반집 수준으로 꽤 넓은 편입니다. 옛날 외갓집이 이와 비슷한 형식의 앞마당이 있는 전통 기와집이었는데, 그 때 생각이 나는군요.
거실 대청마루에서 바라본 반대편 사랑방의 모습. 마당에서 이곳저곳을 둘러볼 순 있으나 대청마루에는 앉지 말라는 문구가 써 있습니다.
바깥에서 바라본 김유정 생가의 전경을 한 컷. 초가집이긴 하지만, 규모가 생각보다 꽤 큰 편이었습니다.
규모가 생각보다 그리 큰 편이 아니기 때문에 가볍게 둘러보면 채 30분이 걸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언덕 위에는 김유정 문학 작품에 대한 각종 전시물을 보존해놓은 기념관 건물이 있습니다. 다른 초가집과는 다르게 이 기념관은 전통 한옥으로 지어져 있는 것이 특징.
기념관 앞에는 책을 들고 있는 소설가 김유정의 동상 하나가 세워져 있습니다.
대표소설 '봄봄'의 첫 페이지를 거대한 책자로 재현해놓은 조형물이 우리를 반기는군요.
이 곳은 김유정의 일대기 및 당시의 기록물 및 책자 등을 진열해놓은 전시 공간입니다.
최소 60년의 세월이 지난 옛날의 김유정 단편집 '동백꽃' 책자. 열어서 속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마는 이렇게 표지를 보는 걸로 만족해야 합니다.
반세기 넘는 시간동안 김유정의 단편집은 정말 많은 출판사에서 많은 판형으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서점에서 김유정의 소설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고요.
김유정 소설 '동백꽃' 을 읽어보면, 지금 읽어도 무릎을 탁 칠만한 정말 숱한 명대사들이 많지요.
가령 '너 봄감자가 맛있단다' 라든가 '얘, 너희 아버지가 고자라지?' 같은...
그 당시엔 그냥 넘겼는데 특히 그 '너희 아버지가 고자라지' 라는 건... 생각해보면... 어마어마한 패드립;;;
일제 강점기 시절의 신문. 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까지 세로쓰기를 하는 신문은 남아있었지요. 당시엔 글씨를 읽는 방법이 오른쪽부터 왼쪽 순이라 아래 광고는 '라이온치마분' 이라고 읽어야 합니다.
100여 년이 된 신문이 색은 완전히 바래버렸지만 비교적 온전한 상태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김유정은 생전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렇게 그리워했다고 합니다. 또한 판소리 명창인 박녹주라는 여인을 생전에 정말 좋아했는데, 거의 스토킹(...) 수준이었던 걸로도 악명이 높지요.
유명한 소설가로 이름을 알렸기 때문에 짝사랑으로 포장되긴 했으나 실제로는 상당한 민폐를 끼쳤다고...
중간에 가이드가 붙는 단체 관광객이 들어와서 가이드를 통한 설명도 무료(?)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김유정문학촌을 나와 김유정역으로 되돌아가는 길. 문학촌 근처는 정말 한적한 시골 마을입니다.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내려과 조용히 살기 좋은 곳이에요.
차로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은지, 역 앞에는 꽤 많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김유정역 앞에는 세 개 노선의 시내버스가 있긴 하지만, 전부 배차간격이 아주아주 나쁘기 때문에
사실상 대중교통으로 김유정역을 접근하는 방법은 수도권 전철이 유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그나마 다니는 버스도 강원도 소속이기 때문에 수도권 전철과의 환승이 되지 않습니다.
멀리 보이는 김유정역 역명판을 한 컷. 역명판마저 엄격 근엄한 궁서체...ㅋㅋ
구 경춘선 선로를 활용한 레일바이크는 강촌역까지 이어져 있다고 합니다. 날씨가 아직 추운 2월이기도 하고 저희는 춘천 시내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레일바이크는 다음을 기약.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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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얘, 너희 아버지가 고자라지? 한국 츤데레(...) 문학의 시조, 소설가 김유정문학촌
2019. 4. 8 // by RYUNAN
덧글
기억나는게 너희 아버지가고자라지?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춘천에서 지나쳐만 갔는데 볼게 많은 곳이였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