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 당일치기 자가용 춘천여행
(7) 철판에 볶지 않고 숯불에 직접 구운 춘천닭갈비, 강산숯불닭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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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대외적으로 잘 알려진 가장 유명한 음식 하면 '닭갈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시내 중심가인 춘천명동엔 '명동닭갈비골목' 이라는 닭갈비 전문점이 몰려있는 특화거리가 조성되어 있는데
그래도 역시 좀 더 넓고 쾌적한 가게에서 여유있게 닭갈비를 즐기려면 차를 타고 교외에 나가는 게 좋습니다.
춘천 시내를 빠져나와 소양강 댐으로 향하는 외곽에는 차타고 갈 수 있는 수많은 닭갈비집이 있습니다.
저희가 찾은 '강산숯불닭갈비' 도 그 중 하나로, 춘천시내에서 소양강 댐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습니다.

큰길 옆에 LED 간판과 함께 방송에 출연한 스크린샷이 간판으로 세워져 있습니다.

바깥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단체손님 등을 받기에도 나름 용이할 듯.

저희야 시끄럽지 않고 여유있는 분위기라 오히려 더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지만요.

흔히 생각하는 춘천닭갈비에 대한 이미지는 둥근 철판 위에 닭고기와 함께 각종 야채와 떡, 고구마 등을 넣고
양념장 넣어 볶아먹는 음식인데, 물론 그렇게 먹는 닭갈비가 대외적으로 유명하면서 맛도 있긴 합니다만,
오늘은 좀 다른 방식의 닭갈비를 먹어보려 합니다. 바로 '숯불닭갈비' 라는 것인데요,
숯불닭갈비는 야채와 함께 볶는 게 아닌 양념에 재운 닭고기를 돼지갈비마냥 불판에 올려 바로 구워먹는 음식입니다.




메뉴판에 써 있는 광고를 보면 직접 재배한 파를 사용하여 만든 것이라고 하는군요. 아삭아삭 꽤 괜찮았던 맛.


춘천에 여행오기 전 닭갈비집 어디가 좋을지 찾아보면서 이 곳을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
옥수수 통조림과 단팥을 버무렸다고 하는데, 이 두 재료의 결합이 대체 무슨 맛일지 꽤 궁금했습니다.

옥수수 통조림의 국물을 쫙 빼고 거기에 단팥을 더한 맛으로 단짠단짠하고 고소한 맛이 느껴져 좋았지만,
막 기대했던 것에 비해 예측 가능한 범위의 평범한 맛이라 약간 아쉬운 감도 있었습니다.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팥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에는 잘 맞아 한 번 더 리필해서 먹긴 했지만요...ㅎㅎ
이건 그냥 이렇게 퍼먹는 것보다 식빵 위에 샌드위치처럼 발라서 먹거나 혹은
옥수수단팥빵 같은 식으로 빵 속의 소로 넣어 구워먹으면 꽤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탄산음료 가격이 355ml 병 기준으로 1,000원밖에 하지 않아 정말 좋습니다.


매장 특유의 고추장 베이스의 양념에 재워 만든 강산닭갈비의 대표 메뉴라고 합니다.
모든 매장이 전부 해당되는 건 아니지만, 춘천 내 대부분의 숯불닭갈비 1인분 중량이 250~300g으로 맞춰져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막 삼겹살 1인분 150g, 180g 이런 기준만 보다가 250g 1인분을 보니 어찌나 고마운지(...)


주인분께서 꽤 친절하신 분이라 고기 구우면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많이 할 수 있었습니다.
서빙하는 직원 한 명은 젊은 남성인데 자기 조카라고 방학 때 와서 일 돕고 있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ㅎㅎ

이렇게 세팅된 고기를 하나씩 집어먹으면 됩니다.

확실히 야채와 함께 철판에 볶아내는 닭갈비와는 아예 다른 메뉴라고 봐도 될 것 같군요.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쫀득쫀득해서 그냥 먹어도 좋고 닭갈비 구운 것과 함께 먹으면 더 좋습니다.

숯불의 향이 배어있어 쫄깃쫄깃한 식감을 유지하면서도 겉 껍질 부분은 바삭하게 익어
철판닭갈비와는 다른 상당한 별미. 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는 분들은 확실히 이 쪽을 훨씬 더 선호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 숯불닭갈비라는 걸 몰랐을 땐 무슨 맛인지 예상이 안 갔는데,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알 듯한 맛입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원하는 방법대로 즐기세요.

이 가게는 냉면을 따로 판매하지 않고 막국수를 판매하는데, 밥 대신 막국수와 함께 먹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뼈 근처에 붙은 고기가 제일 맛있다고 바싹 익은 뼈에 붙어있는 살코기를 뜯어먹으니 상당히 맛나더라고요.
뼈 근처 부위는 다른 부위가 다 익었더라도 조금 덜 익기 때문에 더 구워서 먹어야 합니다.

강원도에서는 막장이라고 하여 직접 집에서 담근 장으로 된장찌개를 많이 끓여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반적인 식당에서 나오는 된장찌개에 비해 색이 붉거나 연한 갈색이 아닌 거무튀튀한 것이 특징입니다.

혼자 먹기에는 꽤 많은 양이 나와서 인당 하나씩 시켜먹는 것보다는
찌개 하나 시켜서 공기밥을 추가하는 게 좋습니다.

청양고추가 들어가 뒷맛이 칼칼하게 남아 닭갈비를 먹고 난 뒤 식사와 함께하는 따끈한 국물로 아주 잘 어울립니다.
건더기도 나름 푸짐하게 들어가있어 가격에 비해 꽤 알차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밥과 아주 잘 어울리네요.

숯불닭갈비는 철판에 볶아 나오는 일반적인 닭갈비와는 닭을 주재료로 하는 것과 '닭갈비' 라는 명칭을 쓰는 것 이외엔
아예 다른 음식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그 간극이 상당히 컸는데요, 숯불에 구워내어 껍질은 바삭하고 쫄깃한 속살,
닭고기에 좀 더 온전하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과 식후 먹는 찌개까지, 상당히 좋은 인상으로 남을 수 있었습니다.
철판닭갈비도 물론 그것대로의 개성과 맛이 있지만,
다른 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는 철판닭갈비 대신 닭갈비의 본고장 춘천에서는
한 번 이 지역만의 별미인 숯불닭갈비를 즐겨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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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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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당일치기 자가용 춘천여행 =
(7) 철판에 볶지 않고 숯불에 직접 구운 춘천닭갈비, 강산숯불닭갈비
2019. 4. 11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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