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주말 밤도깨비 해외여행, 타이완 타이베이 2회차!
(15) 먹다 죽어도 좋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스린 야시장(士林夜市)의 먹거리들
. . . . . .
어느 야시장을 가나 길거리에서 사 먹는 다양한 음식들은
야시장 구경을 할 때 빠질 수 없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데요,
타이완의 수도, 타이베이에서 가장 큰 '스린 야시장(士林夜市)'은 그 규모만큼이나 길거리 음식도 정말 다양합니다.
그야말로 '타이완 음식' 의 모든 걸 다 모아놓은 듯한 느낌이에요.
돌아다니면서 뭐 사먹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눈이 돌아가버릴 듯한 그야말로 '천국'과도 같은 곳입니다.
워낙 먹을거리가 많아 저녁을 따로 먹지 않고 야시장을 돌아다니며
길거리 음식을 사 먹는 것으로도 충분한, 아니 그 이상의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야시장 오기 전엔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을 더 추천하는데요,
이미 저녁을 먹고 배를 어느 정도 채운 상태에서 야시장을 오게 되면
정말 맛있어보이는 먹고싶은 음식을 눈 앞에서 보고도 배불러 못 먹게 되는 자신을 원망할게 될 것입니다.
. . . . . .
야시장의 다양한 먹거리 중 '이것만큼은 무조건 먹어야 한다!' 라고 제일 추천하는 건 '타이완 소시지' 입니다.
타이완 소시지는 꼭 어느 가게 한 곳을 집어 '거기를 무조건 가야 한다!' 라고 하는 게 아닌
야시장 어디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길거리 음식 중 하나인데요,
나무 꼬챙이에 꿰어져 칼집이 나 있는 이 길쭉한 소시지가 바로 타이완 소시지. 얼핏 보면 우리나라의 소시지와 별반 차이없어 보이지만 좀 더 색이 붉고 표면이 거칠게 생긴 게 특징으로
대개 닭꼬치와 함께 판매하는 경우가 많고 평균적인 소시지의 개당 가격은 35~40NT$ 선입니다.
세 개를 구매할 경우 100NT$로 할인을 해 주는 곳들도 많으니 둘이 갈 경우엔 세 개 사서 나눠먹는 걸 추천합니다.
닭꼬치와 함께 타이완에서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닭고기 소시지인 '치킨 롤' 도 함께 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이 가득 찬 닭고기로 만들어진 소시지인 치킨 롤도 정말 맛있으니 꼭 한 번 드셔보세요.
소시지를 주문하면 눈 앞에서 석쇠 위에 소시지를 올려놓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주는데요, 불 위에서 지글지글 익는 소시지를 보면 맨 정신으로 참기 정말 힘들어집니다(...)
휴지로 꼬치 아랫부분을 한 번 감싸든 채 받은 타이완 소시지(35NT$ - 1,300원)
석쇠 위에서 바로 구워진 걸 꺼내주기 때문에 굉장히 뜨겁습니다. 조심조심 드세요.
가판대 앞에는 두 종류의 소스가 비치되어 있습니다. 이 소스 역시 소시지를 파는 가게에 따라 그 종류가 조금씩 다른데, 여기는 마늘 소스와 피쉬 소스가 있군요.
매장에 따라 매콤달콤한 칠리 소스를 내는 곳이 있고 또 다른 소스를 준비한 곳도 있으니
개인 취향에 따라 소스통에 비치된 붓으로 소스를 소시지에 넉넉하게 바른 뒤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소스통 옆에는 생마늘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이 생마늘의 용도는 뭘까요?
뭐긴 뭐야, 먹으라고 놔둔 거지...!
갓 구운 소시지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최고로 맛있게 먹기 위해선 이 생마늘을 같이 먹어야 합니다.
생마늘을 미리 까놓고 소시지 먼저 크게 한 입 베어물은 뒤 동시에 생마늘 한 알을 입에 넣고 같이 씹어보세요.
특유의 향신료가 느껴지는 불맛 가득한 갓 구운 소시지와 생마늘의 알싸한 매운맛과 향긋한 향이 어우러져
진짜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미친듯이 맛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정신을 잃을 것 같은 맛(?)이라고 해도 될 정도.
특히 한국 사람들은 워낙 마늘을 많이 먹기 때문에 마늘의 향과 매운맛에 크게 익숙할 거라 생각해요.
그냥 먹는 소시지도 물론 육즙이 가득 넘쳐흘러 매우 맛있지만, 생마늘과 함께 먹으면 정말 몇 배는 더 맛있습니다.
소시지 파는 노점에서는 따로 음료라든가 맥주를 팔지 않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탄산음료 혹은
캔맥주... 그래 무조건 캔맥주! 맥주 한 캔 사 와서 뜯은 뒤 맥주 한 모금, 소시지 한 입을 번갈아 먹으면... 아...!!
다른 음식을 건너뛰는 한이 있더라도
야시장의 타이완 소시지와 생마늘의 조합은 무조건 추천합니다. 꼭 드셔보세요.
. . . . . .
두 번째는 지난 여행 때 보기만 하고 미처 먹어보지 못한 스린 야시장의 '카본 바베큐' 그 때 먹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던 게 너무 아쉬웠는데, 약 반년만에 그 맛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본 바베큐의 가격은 개당 12NT$(450원), 원래 10NT$였는데 다시 오니 가격이 미세하게 올랐군요.
마침 미리 구워놓은 것들이 다 팔려나간지라 새로 바베큐를 꺼내 굽는 과정을 구경했습니다. 미리 준비해놓은 바베큐 재료를 한데 올려놓은 뒤 평평하게 펼쳐놓은 뒤 굽기 시작.
중간중간 구우면서 소스를 발라주는데, 한 번 바르는 게 아닌 굽는 내내 여러 번 나눠 바르더군요. 구워지는 동안 여러 번 바른 소스가 돼지고기와 파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바베큐를 굽는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데요, 저렇게 다 구워놓은 바베큐가 전부 팔려나가면 또 새로운 재료를 꺼내 다시 처음부터 굽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다 구운 바베큐는 그 앞의 매대에 꺼내놓은 뒤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바로바로 나갑니다. 한 개만 사서 그 자리에서 맛볼 수도 있으며 여러 개를 구매할 경우에는 봉투에 따로 담아줍니다.
바베큐 꼬치는 큼직하게 썬 파를 돼지고기 삼겹살로 돌돌 말은 뒤 그 위에 소스를 듬뿍 발라 구워낸 형태. 먹을 때 주의할 것이 있는데, 파와 돼지고기를 고정하는 이쑤시개가 한 개가 아닌 '두 개' 가 들어있기 때문에
반드시 두 개의 이쑤시개를 전부 제거한 뒤 먹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입 크게 다칩니다(...)
저도 처음에 그냥 눈에 보이는 이쑤시개만 제거하고 씹었다 속에 숨어있는 이쑤시개 때문에 입을 다칠 뻔. 조심하세요.
바베큐 꼬치가 되게 달콤할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단맛이 그리 강하지 않은 편입니다.
불에 구운 파의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식감과 돼지고기 삼겹살의 조화는 뭐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지만
그렇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엄청 대단한 것까진 아니라 그냥 가볍게 한 개 맛보는 정도로도 충분할 것 같아요.
중요한 거라 다시 한 번 강조, 꼬치를 고정하는 이쑤시개는 한 개가 아닌 두 개입니다. 조심하세요!
. . . . . .
야시장에는 각종 튀김류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불에 굽고, 튀기고 자극적인 맛의 음식들에 달콤하고 시원한 음료까지, 진짜 여긴 살 찌기 너무 좋은 곳이에요.
그 수많은 튀김류 중에서도 단연 가장 유명하고 맛있는 - 야시장을 대표하는 튀김은 '오징어튀김' 입니다.
오징어튀김이야 우리나라에서도 맛볼 수 있는건데, 굳이 여기까지 와서 왜?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타이완의 오징어튀김은 좀 전의 소시지와 마찬가지로 이 곳만의 향신료와 조리 방법이 더해져 맛이 꽤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오징어튀김이 튀김옷을 두껍게 넣고 부쳐내 떡볶이에 섞어먹거나 하는 등 폭신폭신한 식감을 느낄 수 있고,
일본식 오징어튀김이 튀김옷을 얇게 입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바삭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면
타이완의 오징어튀김은 두꺼운 튀김옷에 간을 강하게 하고 그 위에 시즈닝을 뿌려 짭조름한 맛을 즐기는 방식입니다.
통통하게 튀겨놓은 오징어튀김이 매대 앞에 쌓여있는 모습. 오징어튀김의 단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빈 공간 없이 살이 꽉 차서 통통한 것이 특징.
아마 대왕오징어를 튀겨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되긴 하는데, 얼핏 보면 어묵의 단면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매대 앞에는 시식용 오징어튀김을 잘게 썰어놓은 것이 있으니 맛이 궁금하면 부담없이 맛 봐도 좋습니다.
다만 시식용 오징어튀김은 크기가 작고 미리 튀겨놓은 것이라 조금 딱딱하기 때문에 품질이 좀 떨어지는 편.
스테인레스 통에 담겨진 오징어튀김에 매콤한 맛을 내는 씨즈닝을 뿌린 뒤 이리저리 굴려 섞어주는데요,
한 입 크기로 썰어져 씨즈닝이 골고루 섞인 오징어튀김은 종이그릇에 담겨 손님에게 바로 나갑니다.
타이완 길거리 음식의 또다른 명물, 오징어튀김(100NT$ - 3,700원) 팝콘치킨처럼 나무 꼬치에 꽂아 한 개씩 편리하게 집어먹을 수 있도록 잘게 썰어주는 것이 특징.
양이 은근히 많은 편이라 혼자 한 컵을 먹기엔 조금 많고 둘이서 한 컵을 나눠먹기에 딱 적당한 사이즈입니다.
별도의 간을 하지 않아도 튀김옷 자체에 짭조름한 간과 함께 약하게 향신료의 맛이 느껴지고 매콤한 씨즈닝을 표면에 듬뿍 발라 먹다보면 은근히 매콤한 맛도 느낄 수 있어 튀김의 느끼함을 느낄 새가 없습니다.
앞서 먹었던 타이완 소시지와 더불어 짭조름한 맛과 쫄깃쫄깃한 식감이 맥주를 부를 수밖에 없는 맛.
간 자체가 꽤 센 편이라 그냥 먹는 것보다 맥주 또는 달콤한 음료와 함께할 때 상당히 잘 어울리는데요,
야시장 곳곳에는 커다란 통에 얼음을 가득 넣은 시원하고 달콤한 과일음료를 파는 노점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근처 가장 가까운 노점에서 달콤한 과일 음료를 하나 산 뒤 짭짤한 오징어튀김과 함께 먹으면
마치 하늘이 내린 듯한 최고의 환상적인 궁합을 느낄 수 있습니다.
. . . . . .
...물론 칼로리가 대기권 밖으로 아득하게 터져 나가겠지만!!!
야시장 있는 순간만큼은 잠시 잊어버립시다!
오늘 많이 돌아다녔잖아, 3만보 넘게 걸었으니 이 정도는 괜찮아! 하면서 애써 자기합리화 중(...)
= Continue =
. . . . . .
= 1일차 =
(15) 먹다 죽어도 좋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스린 야시장(士林夜市)의 먹거리들
2019. 5. 13 // by RYUNAN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