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빙이 처음 생기고 유행처럼 번진 눈꽃빙수 매장이 대중화되기 전부터 있었던 꽤 오래된 빙수 전문점으로
가끔 한 번 '비싼 빙수'를 먹고 싶은데 막 신라호텔 망고빙수 이런 너무 비싼 걸 도전할 엄두는 안 날 때
한 번씩 가서 작은 사치를 부리곤 하는 곳입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천호동 현대백화점 12층을 찾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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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12층의 식당가에 있는 카페라 지하처럼 시끌벅적하지 않고 느긋한 여유가 느껴져서 좋습니다.


요즘 빙수 전문점 가격을 생각해보면 비싸지도 않은 가격. 다른 카페 등지에서 파는 빙수 가격이 오르는 동안
정작 밀탑 빙수는 가격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은지라 이제는 크게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가격은 9,000원으로 동일합니다. 그리고 모든 빙수에는 직접 삶은 팥이 함께 제공됩니다.

같이 나온 팥을 빙수 위에 조금씩 얹거나 혹은 숟가락으로 조금씩 퍼서 같이 먹으면 됩니다.

밀탑의 빙수 중 팥이 얼음 위에 같이 담겨나오는 빙수는 우유빙수가 유일한데
별도의 팥이 따로 그릇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팥이 좀 부족하다 싶으면 추가로 얼음 위에 얹어먹을 수 있습니다.

녹차 특유의 쌉싸름한 향과 맛을 즐길 수 있어 달콤함과 쌉싸름함이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메뉴.

다른 빙수를 주문하면 떡이 팥 담겨있는 그릇에 제공되는데, 오곡빙수는 빙수 위에 떡이 담긴 채 나옵니다.
가루가 쉽게 날리기 때문에 먹을 때 가루가 근처로 날리지 않게끔 조심조심...

매장에서 직접 삶은 팥은 품격있는 단맛이 느껴져서 얼음과 같이 먹지 않고 그냥 퍼먹어도 맛있습니다.
쫄깃한 떡 두 덩어리가 팥과 함께 제공되는데(오곡빙수는 얼음 위에 얹어져서 제공) 엄청 단 단팥죽을 먹는 느낌.

개인적으로 초콜릿이나 케이크의 단맛보다 이런 단팥의 단맛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제 취향에 잘 맞아요.

얼음이 녹는 속도가 꽤 빠르기 때문에 얼음이 많이 녹았을 땐 그릇에 남은 얼음과 팥을 휘휘 저어서
죽처럼 만든 뒤 숟가락으로 퍼 먹어도 아주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팥이 굉장히 맛있기 때문에 한 번 정도는 꼭 리필을 하게 되는 것 같더군요.

이 팥 정말 괜찮아서 와플 같은 빵 함께 시켜서 그 위에 얹어먹어도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
빙수에도 잘 어울리지만 토스트 구워서 그 위엔 얹어먹으면 상당히 맛있는 단팥 토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올 여름이 가기 전에 한 번 정도는 더 방문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블루보틀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을 구경해보게 되었습니다. 흰 머그잔에 블루보틀 로고 하나만 박혀있는
컵 자체는 심플하면서도 꽤 괜찮았는데 컵 가격을 듣게 되고 잠시 동안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버린(...)
시멘트 외벽을 그대로 드러내는 인테리어 문제 때문에 여러가지로 말이 많긴 하지만,
커피 자체는 아주 맛있었다고 하니 조만간 가 보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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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창 밖 풍경을 볼 수 있는 창가 쪽에 매장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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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6. 13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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