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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6.20. 수원 다문화푸드랜드 캄보디아 레스토랑(수원역) / 다문화푸드랜드에서 만난 캄보디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전통 국수 by Ryunan

수원역에는 '다문화푸드랜드' 라는 이름의 아시아 음식점들을 모아놓은 동남아 식당 특구가 있습니다.
얼마 전 이 곳을 다녀온 적 있던 지인이 '꽤 괜찮았다' 라며 저와도 한 번 가 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여
주말에 큰 맘 먹고 집에서 편도로 2시간 걸리는 수원역까지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 . . . . .



다소 낡은 상가 건물 입구에 '미얀마 식당' 이라는 배너가 세워져 있는 모습이
이 곳이 다문화 푸드랜드 입구라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배너가 없으면 쉽게 발견하지 못했을 듯.


다문화 푸드랜드는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다고 하는군요.


그럼 한 번 들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건물 자체가 꽤 낡고 다소 어두침침해서 '괜찮을까?' 싶은 약간의 불안감이 있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것이니 꿋꿋하게 호기심을 갖고 들어가보도록 합니다.


오픈되어 있는 푸드 코트 형식은 아니고 아파트 상가마냥 가게가 따로따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가게 입구마다 해당 음식을 파는 국가 이름이 써 있어 '어느 나라 음식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아하러탄뿐르엉코' - 저 화살표를 따라 가면 나오는 가게는 미얀마 음식 전문점이라는군요.


어느 가게를 갈까 약간 고민하던 중 '캄보디아 국기' 와 '한국 국기' 가 동시에 걸려있는 가게를 발견.
그래, 오늘의 첫 시작은 캄보디아 음식이다...! 라고 만장일치 결정.


사실 가게 이름을 자세히 보지 않아 정확한 상호명은 잘 모르겠습니다.
캄보디아 식당 입구에 '해물 뷔페' 라는 커다란 간판이 붙어있는데, 여기 뷔페 아닙니다(...)
대체 왜 저걸 붙여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뷔페 식당이 아닌 단품 요리 파는 곳이니 착오 없으시기를...


매장 내부.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매장 내부에 손님이 좀 있는데 전부 캄보디아 노동자들.
그리고 서빙하는 직원까지 캄보디아인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흰 셔츠를 입은 남성)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문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정도로 한국어가 통해 주문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매장 중앙의 계산대 뒷 기둥에 초상화 사진 액자 두 개가 걸려 있는데
저 사람이 캄보디아 전 국왕 노로돔 시아누크였었나...


메뉴판을 받아들었습니다. 영어로 'MENU'라 써 있고 그 위의 문자는 캄보디아어.


.........어???


어어어....??????


왜 한글 없어!!!!!!!


메뉴판을 받아들고 순간 좀 크게 당황했는데, 한글이 전혀 없습니다.
하다못해 영어라도 써 있다면 어떻게 읽을텐데 메뉴판에 있는 모든 글씨는 전부 캄보디아어.
그나마 이 메뉴판에서 읽을 수 있는 건 저 마지막 주류, 음료 메뉴판의 환타, 코카콜라, 하이네켄 정도(...)

그래서 음식 주문할 때 캄보디아 직원에게 이게 무슨 음식인지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좀 힘들게 주문했습니다.
그나마 직원이 대략적으로 설명을 해 주긴 해도 설명이 완벽하지 않은 편이라... 약간의 모험을 해야 했어요.


테이블에는 티슈와 수저통이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맥주인 '앵커(ANCHOR) 스무스 필스너' 를 한 캔 주문.


330ml 캔 하나의 가격은 4,000원. 병에 담겨나온 게 아닌 캔에 담겨나오니 뭔가 약간 비싼 느낌이지만
국내에서 마셔본 적 없는 처음 마시는 맥주라 호기심에 한 번 주문해보았습니다.
옆에 있는 테이블에선 캄보디아 사람들 여럿이 술파티를 벌이는 중이었는데, 이 맥주 빈 캔이 수십 개...


특이하게도 빨대를 꽂아 내어주는데, 아... 빨대로 음료처럼 마시면 되는군요...ㅋㅋ
뭔가 독특한 맛이 있을 줄 알았지만 의외로 준수한 맛. '스무스' 라는 이름답게 시원하게 넘어가는 목넘김이 특징.


'이거는 안전하겠다' 싶어 저보다 음식을 받아들이는 스펙트럼이 부족한 일행을 위해 주문한 쇠고기 꼬치.
총 여덟 개의 양념에 재워 구운 꼬치가 접시에 담겨 제공되었습니다. 가격은 15,000원.


꼬치와 함께 먹으라고 매콤한 소스를 얹은 야채절임도 함께 제공되었는데요,
피쉬 소스를 살짝 넣고 버무려서인지 동남아 특유의 살짝 비릿하면서 이국적인 향이 느껴졌습니다.


홍고추 잘게 다진 것도 함께 나오네요. 취향껏 야채, 고기꼬치와 함께 먹으면 됩니다.


앞접시에 꼬치를 하나 가져와서 같이 나온 야채와 함께... 꼬치는 사진에 비해 그리 큰 편은 아닌데요,
길거리에서 파는 닭꼬치보다 약간 작은 크기...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꼬치를 들고 먹기는 불편하기 때문에 꼬챙이를 제거하고 고기만 야채와 함께 접시에 담았습니다.


역시 안전한 맛. 동남아 특유의 향신료 맛이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던지라 큰 호불호는 적을 듯.
되게 매콤할 것 같이 생겼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맵지는 않았습니다. 안전빵(?)으로 가길 잘 한 것 같군요.


이 가게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인상에 깊게 남았고, 또 제 개인적으로는 제일 만족스러웠던 국수.
그리고 같이 간 일행 중 저를 포함한 둘은 좋아했지만 다른 둘은 취향에 안 맞았다며 힘들어했던 이 국수는
'놈반쪽' 이라고 하는 캄보디아의 전통 국수라고 합니다. 가격은 8,000원.
음식을 서빙해주는 캄보디아 직원이 말하길 캄보디아 사람들이 주식으로 많이 먹는 국수라고 합니다.


국물이 다소 걸쭉한 편인데 찾아보니 코코넛 밀크를 넣고 끓인 국물이라고 하는군요.


맛이 상당히 특이한데, 이 맛을 뭐라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면 자체는 우리나라의 잔치국수를 먹는 것 같은 식감이라 그리 어색하거나 생소하게 느껴지진 않는데
국물과 양념의 맛이 정말 특이해요. 일단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당황할 수밖에 없는 처음 먹어보는 맛.
그런데 이게 한 젓가락 더 먹어보면 뭔가 거부감이 느껴진다기보단 꽤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금방 익숙해져서
저 같은 경우는 정말 다행히도 이 독특한 향과 맛에 어렵지않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코코넛 밀크 때문인지
뒷맛이 약간 달콤하게 남는 것도 특징. 이 날 이 식당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강한 + 좋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문한 요리는 해산물 볶음밥(8,000원).


쇠고기 꼬치와 마찬가지로 역시 일행들을 위해 안전빵으로 주문한 메뉴.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볶음밥과 매우 유사한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야채와 함께 오징어, 새우 등이 들어있습니다.


좀 전의 캄보디아 국수 '놈반쪽' 이 전에 먹어본 적 없는 생소한 맛이었다면, 이건 아주 익숙한 맛.
가게 분위기라든가 메뉴판을 보면 한국 사람 입맛에 맞춰 현지화를 시켰다거나 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볶음밥과 큰 차이 없는 아주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다행히 일행들도 전부 잘 먹었고요.


사장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명이 오더니 음식 남기지 않고 깔끔하게 먹어치운 거 보고 좋아하더라는...
여기서 먹은 음식 중 사실상 놈반쪽을 제외하고는 전부 안전빵으로 주문한 거긴 한데
그래도 저 국수를 아무 거리낌없이 먹은 절 보면 음... 적어도 캄보디아 가서 음식 때문에 고생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음식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가게를 나와 다른 국가 음식점을 한 군데 더 찾아갔습니다.
이건 이후 포스팅으로 이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 . . . .


가게에는 노래방 기기가 한 대 설치되어 있어요. 주방 바로 위에 모니터가 있어 가사가 출력되어 나오고
매장에서는 계속 캄보디아 가요로 보이는 노래 반주가 흘러나오는데, 테이블별로 마이크가 계속 돌아가면서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이 번갈아가며 노래를 끊임없이 부르더군요. 당연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마치 연회장에 온 것마냥 술 마신 손님들끼리 돌아가면며 노래를 부르는 게 캄보디아 사람들의 문화인지 잘 모르겠지만,
고국이 아닌 타지에 와서 일 하는 노동자들이 주말 쉬는날에 같은 국가 동포들과 함께 식당에 모여 고국 음식을 먹으며
노래를 부르는 이 행동은, 그들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자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조금 시끄럽긴 해도 충분히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이역만리 타지에 와서 근면성실하게 일하는 우리 사회 속 동남아 노동자들에게 축복이 함께하기를...

. . . . . .


※ 수원 다문화푸드랜드 캄보디아 식당 찾아가는 길 : 수도권 전철 1,분당선 수원역 9번 출구, 수원역전시장 내 위치

2019. 6. 2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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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ㅇㅇ 2019/06/21 11:19 # 삭제 답글

    아무리 현지인 식당이라고는 하지만 다문화푸드랜드라는 이름이 붙어있고, 수원역 중심가에 장사를 하는만큼 내국인에 대하여 최소한 메뉴판이라도 한글이 붙어있는게 당연하다고 보는데... 그런의미에서 좀 안좋다고 봅니다... 요리맛은 둘째치고요
  • Ryunan 2019/06/24 23:56 #

    저도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최소한 한국인들을 위한 메뉴 이름이라도 붙어있으면 좋았을텐데, 아예 한국인 상대로 장사를 거의 포기한 듯한 모습이라 약간 아쉬운...
  • sid 2019/06/21 14:28 # 답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완죤 현지인 식당이네요 오오 허름하긴 하지만 난립하는 프랜차이즈, 퓨전이 아니라 신선하네요
    간판이나 메뉴만 좀 설명 붙이면 완벽할 듯...

    샐러드나 볶음밥은 태국 것이랑 많이 닮아있네요!ㅎ
  • Ryunan 2019/06/24 23:57 #

    태국 음식도 비슷비슷하게 나오나보네요, 확실히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은 저도 인정...
  • RainForON 2019/06/21 22:06 # 삭제 답글

    음식도 음식이지만 저 캄보디아 식당 특유의 분위기...예전에 잠시 캄보디아 여행을 갔을 때 느꼈던 그 흥취가 여기서도 물씬 풍겨나오네요 ㅋㅋㅋ
    조만간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마침 학원 근처이기도 하고...
  • Ryunan 2019/06/24 23:57 #

    실제 캄보디아 본토 식당도 비슷한 분위기인가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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