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5월 짧은 주말여행(대구, 부산, 거제)
(14) 백종원의 골목식당 - 거제 지세포항 편(원조거제김밥+톳김밥)
. . . . . .

지세포항은 거제도 동쪽 중앙, 일운면에 위치한 곳으로 거가대교를 건넌 뒤 옥포항, 장승포항 아래에 있는 항구입니다.
사람이 별로 없는 그냥 한적한 지방 항구였던 이 곳이 갑자기 엄청난 핫 플레이스가 된 계기는
바로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 때문인데요, 지난 2019년 2월 27일부터 3월 27일까지 한 달동안 골목식당은
이 거제도 지세포항 편이 방영되었고 총 세 곳의 식당이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받게 되었습니다.
방송 당시 솔루션을 받은 지세포항의 식당 세 곳은 각각 충무김밥 전문점, 도시락집, 그리고 코다리찜집이었고
이 중 충무김밥집은 거제김밥집으로 변경, 도시락집은 미역라면과 톳김밥을 파는 분식집, 그리고 코다리찜 전문점은
보리밥과 코다리찜을 같이 판매하는 식당으로 리뉴얼하여 방송이 끝난 후에도 계속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거제도에 내려가는 김에 겸사겸사 한 번 골목식당에 나왔던 가게가 궁금해서 같이 동행한 동생에게
거가대교 톨비랑 이것저것 지원해주겠다는 제안을 한 뒤 OK사인을 받아 동생 차를 타고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부산과 거제도를 왔다갔다하는 2000번 버스가 있긴 하지만, 해당 버스는 지세포항으로 가지 않기 때문에
대중교통만을 이용해서 환승을 통해 지세포항에 가는 건 사실상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 힘들더라고요.

이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 뭔 차가 이렇게 많고 가게들마다 뭔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ㅋㅋ
10시 정도면 그래도 서두른 편이겠지... 라고 생각하며 내려왔는데, 이미 관광객들로 동네가 꽉 찼더군요.
사진의 가게는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받고 톳김밥 + 미역라면 전문점으로 재탄생한 '쌤김밥' 입니다.

오후 세 시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하는데, 그 때 번호표를 다시 배분한다는군요.

쌤김밥과 충무김밥이 서로 마주보는 이 곳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바글바글... 이게 휴일의 힘인가;;




이 당시는 방송이 끝난지 얼마 안 된 때라 사람들이 많이 몰릴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인 줄 몰랐습니다.
방송이 아니었더라면 그냥 한적한 항구 마을로 남았을 지세포항이 거제에서 가장 핫한 곳이 되어버렸지요.

줄 선 사람들에 비해 생각보다 대기가 빨리 빠졌는데요, 그 이유는 사람들이 워낙 많이 몰려와
매장 안에서 먹고 갈 경우 테이블 회전 속도가 극악하게 느려지기 때문에 포장 판매만 했기 때문입니다.
원조 거제김밥 가격은 1인분 5,500원. 멍게무침을 빼고 충무김밥만 구매시 500원 할인 혜택이 있습니다.

오른쪽 냉장고에(^^;;) 백종원 대표의 소주 광고 포스터가 붙어있군요...ㅋㅋ
손님이 오지 않는 가게를 구해 준 분이니만큼 저 포스터에 붙은 백대표를 볼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들지...

지금은 남편분과 다른 여직원 한 명과 함께 세 명이서 일하는 듯. 열심히 바쁘게 김밥을 포장하고 있더라고요.
김밥을 마시는 김미정 사장님께 김밥 마는 거 한 장만 찍어도 괜찮겠냐고 허락을 받은 뒤 찍은 사진.

하필이면 바로 맞은편에 있는 쌤김밥의 오전 영업 대기가 끝나버리는 바람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
한 가게에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어라, 저건 뭐지?

그냥 흔한 시골 마을에 하나쯤 있을법한 허름한 식당입니다.

그런데 이 가게 메뉴판... 그러니까 갈치조림 오른쪽에 뭔가 익숙한 사진이 있는데요...ㅋㅋ


쌤김밥에서 미역라면과 톳김밥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근처의 다른 가게들도 톳김밥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습니다.
쌤김밥에서 손님들에게 만들어 팔 수 있는 김밥 수가 한정되어있다보니 일부러 찾아와도 못 먹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 가게에서 먹지 못한 사람들이 아쉬운대로 근처 가게에서 비슷하게 판매하는 톳김밥을 하나 둘 사가기 시작하면서
백종원 솔루션에 나온 가게 이외의 지세포항 근처 가게들까지 덩달아 사람들이 몰리게 되었습니다(...)
저희도 아쉬운대로 원조는 아니지만 이 곳에서 톳김밥을 한 줄 구매했습니다.
다만 여기는 아주머니께서 김밥 싸시는 속도가 좀 극악하게 느려서(...) 거제김밥집보다 더 오래 기다린듯...;;

여기는 영업을 좀 늦게 시작하는지 아직 영업중이 아니더라고요. 사람들의 줄도 그다지 길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풍년보리밥 옆에 꽈배기와 도너츠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있는데, 여기 사장님이 장사 정말 잘 하시더군요.
도너츠 한 개 가격이 500원인데, 여기까지 와서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고 배고플테니 도너츠 먹고 가라면서
찾아온 외지인들에게 열심히 영업을 하던데 입담이 좋아 그런지 도너츠, 꽈배기를 사 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시내 근처에는 편의점조차도 없어 가장 가까운 편의점인 CU로 가려면 바닷가로 좀 걸어가야 할 정도.

여기는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던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이 가게에도 사람들이 꽤 많이 몰려있었습니다.


아예 대놓고 '짝퉁 톳김밥' 이라고 이름을 붙여놨어요. 일종의 자학(?) 마케팅처럼 보이네요...ㅋㅋ


나중에 알게 된 건데, 골목식당 지세포항 촬영을 전부 마친 뒤 지세포항에서 가게 운영하는 사장님들을
백종원 대표가 한데 다 모이게 한 뒤 원하는 분들과 전부 한 명씩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골목식당 솔루션에 나오지 않은 가게들도 백종원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기네 식당 앞에 죄다 붙여놓았고
이 때문에 이 일대 식당들이 온통 백종원... 백종원... 백종원으로 도배가 되어버린 진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야잌ㅋㅋㅋㅋㅋ 대통령이 왔다가도 이렇게 동네가 사진으로 도배되진 않았겠닼ㅋㅋㅋㅋ

간판도 없는 아주 허름한 튀김 노점이었는데요, 어라... 튀김 500원?

마침 새우를 반죽하여 막 튀길 준비를 하고 있길래 '김밥이랑 같이 먹어볼까?' 라며 좀 사가기로 했습니다.

솥 안에서 기름이 펄펄 끓는데 전혀 안 뜨거운 듯 튀김을 넣고 손으로 막 휘젓는 모습이 되게 신기하더라고요.
손에 차가운 튀김옷을 좀 묻힌 뒤 휘젓는 방식이라고 하는데, 굉장히 능숙해 보였습니다.

튀김이 나오는 시간동안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는데, 일식집에서 튀김을 계속 만들어오다
고향으로 돌아와 작게 가게를 열고 튀김집을 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가게는 백종원 대표랑 같이 찍은 사진이 없어서 '다른 가게들은 다 있던데 여기는 사진이 없네요?' 라고 하니까
'자기가 아쉬우면 직접 와야지, 내가 왜 거길 가' 라면서 경상도 사람 특유의 호탕함을 보이시던(...)

갓 튀긴 새우튀김과 고구마튀김, 그리고 오징어튀김을 김밥과 함께 사들고 기분 좋게 나왔습니다.
. . . . . .

외지인들은 크게 찾아올 일 없는 이 작은 동네가 지금은 거제에서 가장 핫한 곳이 되어버렸습니다.


바로 '몽돌빵' 인데요, '몽돌' 은 거제도에 있는 유명한 해변인 몽돌해수욕장에서 따 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카페에서는 개당 1,000원씩 낱개로도 판매하기 때문에 가볍게 하나씩 사서 맛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여기서 몽돌빵도 고구마, 유자맛 각각 하나씩 맛을 보기 위해 구입했습니다.
골목식당에 나온 가게들을 가려고 찾아온 관광객들이 빵과 커피를 먹기 위해 몰려 이 곳도 장사 엄청 잘 되더군요.
모든 가게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방송 하나로 동네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길어져 여기서 산 음식들을 맛보는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 쓰도록 하겠습니다.
. . . . . .

PS : 주차는 지세포항과 거제조선해양문화관 쪽에 무료주차를 할 수 있는 야외주차장 쪽 이용을 추천
= Continue =
. . . . . .

=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14) 백종원의 골목식당 - 거제 지세포항 편(원조거제김밥+톳김밥)
2019. 7. 11 // by RYUNAN
덧글
부산에서 2000번 버스를 타고 연초에서 20번대 버스를 타거나, 장승포에서 60번대 버스를 타면 대중교통으로 지세포까지 갈 수 있는데, 각각 한시간에 두 대 꼴이라 좀 애매하지요.
어차피 방송에 나온 집이고 아니고는 여기 온사람 다 알텐데 대놓고 짝퉁이라 하니까 호기심에라도 먹어보고 싶네요 ㅋㅋ
말씀하신대로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배차간격이 너무 길어 사실상 매우 어려운 수준이라 그냥 차로 오는 게 가장 맘이 편한 것 같습니다.
코다리 집에서 대략 5분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