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차게 쏟아붓는 비를 맞으면서 주말에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사진과 같이 문을 열었지만 오늘 장사를 안 한다는 할머니의 말씀에 너무나 큰 충격을 받고
급히 머리를 굴려 근처에 다른 데 가야 해... 라며 고민하다 버스 환승으로 바로 옆 성신여대로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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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가 끝난 뒤 비어있는 건물 곳곳에 빨간 락카로 '철거' 라는 문구가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바로 버스 환승을 하여 성신여대역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몇 번 소개한 적 있는 곳인데, 약 10여년 전 둔촌동 매장 있었을 때 정말 자주 갔던 곳.

최근 트렌드의 세련된 식당과는 좀 거리가 느껴지는 다소... 아니 꽤 산만한(?) 분위기의 실내.

오늘은 돈까스와 생선까스, 함박스테이크가 함께 오는 온달정식을 시켜보기로 했습니다.



커다란 접시 위에 돈까스와 치킨까스, 그리고 계란후라이를 얹은 함박스테이크가 한데 담겨 나옵니다.

저 달콤한 맛의 완두콩 샐러드, 개인적으로 정말정말 좋아하는 거라 저것만 잔뜩 퍼서 먹고싶을 정도.

왕돈까스 단품 주문시엔 더 큰 덩어리가 나오지만, 정식을 주문한지라 덩어리 크기는 약간 작은 편.

또 고기를 얇게 펴서 튀겨내기 때문에 씹히는 맛이 부족하긴 합니다만, 추억의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닐까 싶군요.
소스가 달콤한 맛이 꽤 강한 편인데 그냥 가끔 한 번씩 이런 좀 촌스러운(?) 옛날돈까스 맛이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류의 함박스테이크는 좀 연세 있으신 어른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지금 기준으로 굳이 일부러 찾아갈 가치가 있는 맛있는 가게라고 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마는,
이제는 그 점포가 얼마 남지 않은 옛날 돈까스집은 이런 식이었다 - 라는 것을 체험해볼 수 있는 가게입니다.
저 같은 경우도 남에게 추천하긴 애매하지만, 가끔 '아, 먹고싶다' 라는 생각이 나서
혼자 가 보고 싶은 생각이 한 번씩 드는 돈까스 가게.


식사 후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도 최근 트렌드와는 다르지만 의외로 매력적인 부분.

다만 이런 곳은 정말 어쩌다 한 번 '가고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라 다음 방문이 언제가 될진 모르겠고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기 약간 어려움이 있으니 호기심이 든다면 그 때 한 번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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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길목에 러너 스테이션이라는 셀프카페 하나를 발견해서 일단 무작정 쉬었다 가기로 했습니다.
다른 걸 떠나서 일단은 찬바람 좀 쐬어야지 안 그랬다가는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격표가 적혀 있는 제품을 이용한 뒤 카드 단말기를 이용해 계산도 직접 해야 합니다.
카드 이외에 계좌이체, 현금지불 등도 가능하니 계산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듯.



캡슐 커피를 이용해보는 것은 처음이라 약간 헤매긴 했지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커피를 뽑을 수 있었습니다.

음료를 제조한 뒤 무인 카운터에 가서 카드나 현금 등으로 결제한 뒤 자리를 잡으면 됩니다.
무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무전취식도 가능할 것 같지만 CCTV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정당한 지불은 필수.

얼음 잔뜩 들어간 음료도 음료지만 일단 바깥이 습식 사우나같아 거길 피했다는 것 만으로도 대만족.

무인 카페는 카페의 기능도 하지만 지역 사람들의 커뮤니티의 장이라든가 모임 대관 장소 등으로도
긍정적으로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 부담없이 들어와 쉬고갈 수 있는 이런 무인 매장이 좀 더 생겨도 좋을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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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8. 11 // by RYUNAN
덧글
계란후라이는 좀 무성의하긴 한데, 저는 완숙을 좋아해서 잘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