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논란을 뒤로 하고(?) 비록 계곡으로 놀러간 건 아니지만 그와 비슷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서울시내의 유명한 닭도리탕 + 백숙집 한 군데를 찾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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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촌동에 위치한 이 가게는 지하철역으로 접근시 9호선 증미역에서 가장 가까우며
서울 시내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이 아닌 듯한, 마치 산 속 계곡 옆 식당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식당 위치가 한강과 붙어있는 증미산 바로 밑에 있어 나름 산 속에 있는 식당... 이 될 수도 있겠네요.

주말이라곤 해도 이렇게 사람들이 몰려드는 걸 보니 엄청 인기있는 집인 것 같습니다.
원래 유명했지만 특히 최근에 전참시(전지적 참견 시점)로 유명세를 크게 탄 가게라고 하는군요.

아무리 봐도 계곡 옆에 있는 식당 분위기인데, 이런 곳이 서울 시내에 있다는 게 좀 신기하군요.

연예인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정치인들의 사인도 있더군요. 가게의 인지도를 알 수 있는 나름대로의 증거.

닭의 경우 큼직한 토종닭을 잡아 요리하기 때문에 다른 한 마리에 비해 양이 많은 편입니다.
가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만, 그냥 개인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기겠습니다.




아직 보급이 많이 되진 않았지만 요즘 밥집에서도 테라를 취급하는 곳이 꽤 많아졌더군요.





처음 나오는 반찬의 양이 적은 편인데, 직접 가져다먹을 수 있게 반찬통을 비치해놓아 큰 문제는 없습니다.

조리가 거의 다 되어 나왔기 때문에 가스불에 올려놓고 조금만 더 끓여먹으면 됩니다.

닭도리탕이 원래 그렇긴 하지만 유달리 국물 색이 더 붉고 진한 느낌입니다. 전체적으로 좀 호쾌한(?) 그런 인상.
사진상으로는 전달이 잘 안 되긴 하지만, 토종닭을 사용했기 때문에 한마리반 치고 양도 꽤 많습니다.

팥과 흑미 등을 넣은 찹쌀밥이 접시에 담겨 나왔습니다.

국물에 밥을 비비는 용도로는 적당하지 않지만 닭고기는 물론 반찬과도 잘 어울리고 그냥 먹어도 좋습니다.

닭도리탕의 맵고 진한 국물을 머금은 감자를 건져먹는 것도 닭도리탕을 맛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

뭐랄까... 좀 묵직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특징인데요, 확실히 다른 닭도리탕에 비해 질감이 단단한 편입니다.
부드럽고 연한 닭고기의 식감을 즐기고 싶은 분께는 조금 취향이 갈릴 수 있긴 하겠습니다만
씹는 맛이 확실하게 느껴지는 이 묵직한 존재감이 나쁘지 않군요.
그리고 양념이 꽤 맛있게 잘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간이 좀 센 편이긴 하지만
마늘을 듬뿍 넣고 칼칼하게 끓여낸 국물은 뒤끝에 은은한 단맛이 남는데, 매우 진한 여운이 남게 되는 국물이라
얼큰한 탕 요리를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좋아할 것 같습니다. 개성 넘치는 묵직한 국물의 맛.


앞서 다들 많이 먹었기 때문에 두 개만 볶아서 나눠먹기로 했습니다.
남은 국물을 전부 걷어내고 아주 약간만 남긴 뒤 그 위에 밥과 부추, 김가루 등을 뿌려 비벼먹는 방식.

어떤 국물요리를 먹든 고기를 구워먹든 항상 식사의 마지막은 냄비 혹은 불판에 밥 넣어서 볶아먹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진짜 그렇습니다. 아마 조만간 마라탕이나 훠궈에도 밥 볶아먹는 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중(...)

만약 여기서 밥 볶아먹는다고 할 땐 간 좀 약하게 해 달라고 따로 요청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 찾았던 종로3가의 유명 닭도리탕 전문점 '계림'(http://ryunan9903.egloos.com/4430457)과는 다른 스타일의
맛있는 닭도리탕이었는데요, 계림이 마늘맛이 강한 칼칼하고 달지 않은 국물이었다면 유림의 닭도리탕은
마늘맛이 계림에 비해 약하지만 매운맛이 좀 더 강하고 뒷맛이 달달한 기름지고 진한 국물이라는 것이 특징.
큼직한 토종닭을 사용해 조리했기 때문에 닭이 크고 육질이 꽤 단단했는데, 묵직한 식감과 맛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확실히 유림의 닭도리탕을 맛있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느낄 수 있었던 - 나름 의미 있는 방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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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림 찾아가는 길 : 지하철 9호선 증미역 2번출구 하차, 증미역 사거리에서 좌회전 후 가양레포츠센터 맞은편
2019. 9. 1 // by RYUNAN
덧글
맛있긴 했는데 제 입엔 매워서 많이 먹지는 못했네요. 회식이어서 가격 신경 안 썼는데 비싸긴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