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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 (28) 마지막 배를 놓치고 레분 섬(礼文島)에서 난민이 될 뻔했다 / 2019 류토피아 여름휴가, 홋카이도 북부 by Ryunan

2019 류토피아 여름휴가, 홋카이도 북부

(28) 마지막 배를 놓치고 레분 섬(礼文島)에서 난민이 될 뻔했다...
 
(본 여행기 작성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다음 링크의 여행기 1화 서두를 참고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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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분 섬(礼文島)에서의 오후 관광은 오전 리시리 섬 관광에 비해 그 시간이 다소 짧았습니다.
오전 코스를 레분 섬으로 선택하고 오후를 리시리 섬으로 돌았으면 레분 섬에서 좀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는데
마지막 배가 뜨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레분 섬 관광은 두 곳의 관광 포인트를 도는 것으로 마무리.


레분 섬 페리 터미널. 이제 다시 왓카나이 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페리 터미널에 도착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2층 대합실로 하나둘 올라가고 있습니다.


페리 터미널 안에 윗 사진과 같은 포스터가 여러 장 붙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1층의 매표소를 한 컷. 현재 시각은 4시 30분, 아직 돌아가는 배까지 시간이 꽤 여유롭게 남았네요.
그리고 저는 여기서 그만 돌이킬 수 없을 뻔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게 됩니다.

...솔직히 지금 다시 이 당시 있었던 일은 생각하면 온 몸의 털이 곤두서면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기분입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이 여행기 하단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레분 섬 2층에는 식당이 있어 간단한 식사류와 함께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주먹밥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먹밥류는 포장도 가능한데 아마 여기서 포장한 뒤 배 안에서 먹으라는 용도인 듯.


현재 정박해 있는 배는 왓카나이로 되돌아가는 게 아닌 리시리 섬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배입니다.
이 배가 떠난 뒤 다시 한 척의 배가 들어오는데, 그 배가 왓카나이로 돌아가는 오늘의 마지막 배편입니다.


시간이 좀 남아 맞은편 상점가를 구경.
다양한 종류의 캬라멜이 진열되어 있는데, 뭔가 상당히 신경쓰이게 만드는 캬라멜이 있군요.


'홋카이도 맥주 캬라멜' 이라는 건 대체 뭐여(...)
어쩐지 삿포로 맥주를 연상케 하는 이 디자인의 기괴한 캬라멜이 뭔지 너무 신경쓰여서 일단 구입.
그 옆에 있는 유바리 멜론 캬라멜도 하나 구입하였습니다. 유바리 멜론은 워낙에 유명하니까요.


JR홋카이도 역명판 디자인의 캬라멜이었나 껌이었나(...) 대체 이런 건 왜 만들어 파는거여(...)
그래도 뭔가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살까말까 망설이다 잘 아는 역 이름이 없어 패스하긴 했습니다만;;


레분 섬 페리 터미널 바로 앞의 상점가에서도 리시리 라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의 한 봉지 가격은 250엔으로 최북단 스코톤미사키 상점가에서 판매했던 것보다 100엔 쌉니다.


상점을 나와 시간이 남아도는 관계로 터미널 근처의 마을을 한 번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버스 투어를 신청하여 저처럼 버스를 타고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관광객도 있지만
이 곳으로 와서 렌터카를 빌린 뒤 차 타고 섬을 한 바퀴 도는 관광객도 꽤 많습니다. 렌터카 관광객을 위한 토요타렌터카.


레분 섬 페리 터미널 근방의 안내 지도.


안개가 짙게 낀 레분 섬의 현재 기온은 22도.
8월 1일, 한여름의 날씨라고는 도저히 믿기 힘든 날씨입니다. 더위를 많이 타는 저로선 최고였지만요.


리시리 섬으로 떠나는 마지막 배가 출항한 뒤, 곧 제가 타야 할 배가 돌아왔습니다.
이 배는 레분 섬에 잠시 정박한 뒤 승객들을 태우고 왓카나이 항으로 되돌아가는 오늘의 마지막 배입니다.


항구 앞에서 동네 주민들로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나와
깃발을 열심히 흔들고 있는 모습을 목격.


배가 항구로 들어오는 것을 보며 힘차게 깃발을 흔드는 세 명의 레분 섬 주민들.
있는 힘껏 깃발을 흔들며 '오카에리나사이(お帰りなさい)~!!!!!' 라고 외치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카에리나사이 お帰りなさい : 잘 다녀왔어요? 어서와요)

굉장히 인상적인 광경이라 이 장면을 영상으로 남겨놓았는데, 실수로 지웠는지 보이지 않는군요... 아...ㅡㅜ


배는 힘찬 소리를 내며 서서히 레분 섬 항구에 성공적으로 정박했습니다.
이 곳에 정박한 배는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왓카나이 항으로 출발합니다.


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
오늘의 마지막 배가 들어오면서 이 호텔에 숙박 예정인 마지막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레분 섬으로 들어오는 배는 지금 들어온 이 배가 마지막 배라 더 이상 이 섬으로 들어오는 건 불가능합니다.


안개가 짙게 껴 적막감만 느껴지는 터미널 근처의 마을 풍경.
터미널 근처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건 리시리 섬과 똑같지만, 그 곳에 비해 좀 더 썰렁한 분위기입니다.


항구에 정박해있는 조업을 마친 어선들. 한적한 시골 어촌의 분위기.


마을에 혹시 편의점... 그러니까 세이코마트라도 없을까 한 번 둘러보았는데,
편의점은 없었고 사진과 같이 '나카무라' 라는 이름을 가진 조그만 슈퍼 하나가 전부였더군요.
다만 레분 섬 전체에 편의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세이코마트가 있는 걸 보았습니다.


마을 안으로 좀 더 들어와보니 사람들의 인기척이 적다 뿐, 평범한 마을의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좀 전에 버스를 타고 이동했던 도로.


이 곳도 산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인지 사진과 같이 안전 펜스가 쳐져 있었습니다.


더 이상 볼 게 없어서 '일찍 올라가서 좀 기다렸다 배를 타자' 라고 페리 터미널로 되돌아왔습니다.
페리 터미널에 도착한 시각은 17시 13분 정도. 그리고 저는 여기서부터 뭔가 이상한 분위기를 느꼈습니다...

제 머릿속으로 기억하고 있는 마지막 배가 출발하는 시각은 17시 45분. 아직 30분 정도 시간이 남았는데,
가게 앞 상점은 전부 문을 닫았고 터미널 근처엔 기분 나쁠 정도로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마지막 배라 해도 이렇게 사람이 없는게 말이 되나? 하고 1층으로 올라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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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가 전부 문을 닫았네요?


...순간 엄청 쎄한 느낌과 함께 불길한 예감이 들어 2층으로 막 뛰어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2층 로비엔 단 한 사람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시계만 혼자 17시 14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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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됐다 라는 걸 순간적으로 직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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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타야 할 마지막 배는 17시 15분 레분 섬 -> 왓카나이 행 배였는데,
그만 아랫쪽에 있는 리시리 섬 -> 왓카나이 행 시간표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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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타는 탑승구로 미친듯이 달려갔습니다. 진짜 미친듯이 뛰었습니다.
막 달려가다가 바닥이 미끄러워 한 번 넘어져버리는바람에 손바닥이 좀 까지고
들고있는 카메라까지 떨어뜨려 카메라 모서리가 충격을 받아 살짝 찌그러지기까지 했습니다.
(이후 확인해보니 카메라 렌즈엔 이상이 없더군요. 그렇게 세게 떨어졌는데 이상없는 게 진짜 다행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탑승구 문은 굳게 닫혀있었고

근처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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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진짜 모든 게 다 망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오른쪽 아래 통로로 직원 한 명이 내려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진짜 다급하게 소리질렀습니다. 아직 못 탔다고! 기다려달라고!!!
저를 본 직원이 크게 놀라더니 무전이었는지 핸드폰이었는지 갑자기 연락을 취해서 배 안의 직원에게 연락,
거의 정줄을 놓고 있던 저에게 '괜찮다 괜찮다' 라고 안심시키더니 저를 1층 갑판으로 급히 데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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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사진은 리시리 섬 오시도마리 항에서 찍었던 사진)

...직원 안내를 받아 차량이 도선하는 이 통로로 탑승했습니다(......)

진짜 2층에서 마지막으로 발견한 직원에게 계속 머리를 숙이며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를 수 번을 계속 반복하고
페리 안 직원 안내를 받아 차량이 있는 아랫층에서 2층 객실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올라가 무사 탑승에 성공...

무사히 탑승한 뒤 2층 객실에 돌아와서야 다리가 완전히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
계속 벌렁거리는 심장을 좀 진정시키고 한참을 심호흡을 한 뒤에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이 배를 놓쳤어도 뒤에 다른 배가 있었다면 그 배를 타면 되겠지만, 이 배는 레분 섬을 떠나는 오늘의 마지막 배.
배를 놓치게 될 경우 레분 섬에서 꼼짝없이 밤을 새야했고, 당시 핸드폰은 예비배터리도 거의 다 써 버려서
남은 핸드폰 배터리가 약 15% 남짓, 게다가 돈은 왓카나이의 숙소에 일부 두고오고 필요한 만큼만 가져와 여분이 없었고
(심지어 무슨 생각에서 그런 건지 해외결제 기능이 되는 카드도 숙소에 두고 나왔었습니다...ㅡㅡ;;;)
여분의 옷이라든가 다른 짐도 왓카나이 숙소에 전부 있는 상태, 게다가 왓카나이에 돌아가서 차량 렌트 예약까지 해서
이 배를 놓쳐 왓카나이를 가지 못했다면 숙소에도 못 돌아가고 차량 렌트도 노쇼가 나게 될 상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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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천운... 하늘이 도왔다는 게 이런 상황이겠지요...

만약 10초, 아니 5초라도 좀 더 늦게 2층에 올라왔더라면, 저는 직원을 발견하지 못하고 배도 못 탔을 겁니다.
배가 지연된 건 아니었지만, 본의아니게 페리 선원들에게 엄청난 민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이 이 글을 못 보시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정말 감사드리고 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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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겨우 배를 탄 뒤, 서서히 레분 섬을 떠나는 페리.
서서히 어두워지면서 레분 섬의 안개는 더욱 짙어졌습니다. 리시리 섬을 떠날때와는 좀 다른 분위기.
머물러있는 내내 짙은 안개에 뒤덮였던 레분 섬은 리시리 섬과 다른 뭔가 몽환적이고 신비한 인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저 멀리 섬의 모습이 희미하게 남을 때 즈음엔 하늘이 다시 맑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페리는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 왓카나이를 향해 순항중.


야외 갑판에서 한 컷. 해가 지고 바람이 다소 쌀쌀해지니
밖에 나와있는 사람이 그리 많진 않군요.


짙은 구름 사이의 태양.
한국보다 동쪽에 있어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6시가 되지 않았음에도 서서히 석양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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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돌아가는 배 안에서 리시리 섬에서부터 같이 버스 투어를 했던 또래 나이대로 보이는
나홀로 여행객인 남성 한 명과 말을 트게 되었는데, 여행을 하는 내내 서로 모르고 있었다가
둘 다 한국 사람이라는 걸 돌아가는 배 안에서 겨우 알게 되었습니다.
경상도 쪽에 사는 이 분은 휴가로 혼자 홋카이도에 여행을 왔는데 JR홋카이도 레일패스로 여행 중이라고 하는군요.
왓카나이에서 오늘 리시리 섬과 레분 섬 여행을 마치고 내일 새벽같이 일찍 아사히카와로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각자 혼자 여행하는 여행객이라 통성명은 하지 않고 그냥 배 안에서만 이런저런 여행 이야기를 나눈 뒤
왓카나이 항에 도착 후 '여행 즐겁게 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고 헤어졌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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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왓카나이 시내가 보이는군요.

한나절 잠깐 나갔다 온 건데도 이렇게 보니 되게 반갑네요.
여행을 완전히 마친 것도 아닌데, 마치 집에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드는군요.


왓카나이 항이 가까워지면서 객실 내 승객들도 슬슬 나갈 준비.


탈 때는 1층의 차량 진입로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들어왔지만, 나갈 땐 정상적인 통로로 나갑니다.
진짜 오늘 레분 섬 터미널에서 있었던 일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아찔한 경험이었습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누군가에겐 추억이 될 지도 모르지만, 저로서는 추억이라 할 수 없는 민폐이자 충격적 경험.


'오카에리나사이!(おかえりなさい - 잘 다녀오셨어요)'

'타다이마(ただいま - 다녀왔습니다)'

= Contin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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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


= 2일차 =

(28) 마지막 배를 놓치고 레분 섬(礼文島)에서 난민이 될 뻔했다

2019. 10. 1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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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arde 2019/10/02 05:19 # 답글

    여행 프로인 류난님도 그런 실수를 할 때가 있군요.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지 않을까요 ㅎㅎ
  • Ryunan 2019/10/08 23:57 #

    좀 더 시간이 지나야 추억이 될 듯 합니다. 아직도 저 때 생각하면 식은땀이 나거든요 그만큼 충격이 너무 커서...ㅋㅋ;;
  • 스카라드 2019/10/02 07:24 # 답글

    흠. 류난님께서 예전에 신간선이 지연되어서 숙박업소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노숙할뻔한 사례와동일하군요. 시간대 착각은 누구나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장담하지는 못해도 해당직 원의 속내는 '아. 귀찮아. 이 사람은 뭐야!'라는 심정이 아닐까요.(^^;) 배표를 가진 승객은 한명이라도 더 태워야 회사에 이익인 것은 맞는데.
  • Ryunan 2019/10/08 23:58 #

    어떤 생각이었든 간에 절 구제해주었으니 정말 고마운 은인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 ㅇㅇ 2019/10/02 07:41 # 삭제 답글

    설령 섬에서 1박을 어찌어찌 보내셨더라도, 다음날 페리를 탈 돈도 없으셨던 것 같으니 정말 큰일날 뻔했네요. 그 정도로 그쳐서 다행입니다ㅋㅋ
  • Ryunan 2019/10/08 23:58 #

    진짜 하늘이 도운 천운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ㅇㅇ 2019/10/02 14:04 # 삭제 답글

    저도 비슷한 실수로 인해서 비행기를 놓칠뻔한적이 있었습니다. 실수라는게 여행초보때보다 오히려 여행을 많이 해져서 익숙해지고 조금 자만해질 때 나오더군요.
  • Ryunan 2019/10/08 23:58 #

    네, 진짜 아직도 여행하면서 더 신경쓸 게 많고 또 배워야 할 게 많습니다. 아직도 허둥대는 게 많아요 :)
  • ㅎㅎㅎㅎ 2019/10/03 06:24 # 삭제 답글

    이게 비행기나 열차 였의면은 얄짤 없겠네요 혼자 여행하다 보면은 이것도 좋은 추억일듯 저는 워낙 시간이 남아돌아서 그 남은 시간떄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 문제였지만
  • Ryunan 2019/10/08 23:58 #

    오히려 육지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면 차라리 나은데 섬에서 사고가 날 뻔한거라 더 대책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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