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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6. (29)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땅에서 러시아 음식을, 러시아 요리 전문점 페치카(ペチカ) / 2019 류토피아 여름휴가, 홋카이도 북부 by Ryunan

2019 류토피아 여름휴가, 홋카이도 북부

(29)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땅에서 러시아 음식을,

러시아 요리 전문점 페치카(ペチカ)
 
(본 여행기 작성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다음 링크의 여행기 1화 서두를 참고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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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카나이 항 페리 터미널에 도착한 뒤 바깥으로 나오니 출구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교통편이 좋지 않은 교통 오지라 버스 대신 택시가 꽤 많은 편인데, 저는 어짜피 숙소를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
택시를 타지 않고 숙소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도보로 한 15분 정도 걸으면 숙소가 나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멀리서 찍은 왓카나이 항 페리 터미널.
이곳에서 페리를 운영하는 회사인 '하트랜드 페리' 의 로고 간판이 건물 외벽에 붙어있습니다.


한창 해가 지는 와중이라 걸어서 왓카나이역에 도착하니 급격하게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시내가 어두워지면서 실내 조명을 밝힌 일본 본토의 최북단 역, 왓카나이역.
근처에 번화가라 할 만한 크고 화려한 건물이 없어 밤이 되면 멀리서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물입니다.


저는 숙소로 바로 돌아가지 않고 역 근처에 있는 '토요타 렌터카 왓카나이 지점' 을 들렀습니다.
지금부터 내일, 삿포로로 다시 되돌아가는 하루 동안은 렌터카를 빌려 운전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배를 놓치지 않고 무사히 돌아와서 예약한 시간에 맞춰 차를 빌릴 수 있었기에 망정이지
좀 전에 있었던 사건처럼 배를 놓치게 되었더라면, 이 차량 빌린것도 노쇼 터지고... 어우 생각하기도 싫군요(...)


하루 동안 내 발이 되어줄 차량. 정확히는 24시간이 아닌 내일 삿포로로 돌아가기 직전까지.
참고로 왓카나이 이북 지역의 차량 번호판은 '아사히카와' 지명이 붙습니다.


마지막으로 렌터카 운전을 한 게 지난 2017년, 거의 2년여만에 일본에서 차를 빌려 운전하는 건데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조금 긴장하긴 했습니다만, 다행히 약 5분 정도 운전한 뒤 완전히 감을 잡았습니다.
한참 운전대를 놓고 있어도 한국에서 해왔던 감각이 있어 그래도 좌우 바뀐 거 적응을 금방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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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돌아오니 주인 할아버지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는데, 갑자기 '방이 바뀌었다'고 안내를 해 주더군요.
저는 같은 방을 계속 쓸 거라 생각했고 바꿔달란 이야기를 안 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길래 조금 어리둥절.
방 안에 놓아둔 짐은 전부 옆 방에 옮겨놓았다고 해서 일단 할아버지 안내를 받아 옆 방으로 이동했습니다.

제가 묵었던 방 바로 옆 방으로 안내를 해 주셨는데, 일단 실내 구조라든가 넓이는 처음 묵은 방과 비슷했습니다.

 
잠을 자기 위한 이불이 깔려 있는 것도 마찬가지.


그냥 이틀 연속 같은 방 써도 되는데, 왜 옆방으로 방을 바꿔준거지... 하고 의아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여긴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있어요...!!

처음 묵은 방은 방 안에 샤워시설이나 화장실은 물론 세면시설도 없어 공용 욕탕과 화장실을 써야 했는데,
제가 묵었던 첫날의 방 바로 옆 방은 다른 호텔처럼 실내 화장실 및 욕실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아마 첫날엔 빈 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공용 욕실을 쓰는 화장실 없는 방을 내주었는데, 이 방에 묵은 손님이
오늘 체크아웃을 해서 빈 방이 생기니 화장실 있는 방으로 편하게 쓰라고 옮겨주신 배려인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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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샤워를 한 뒤 옷 갈아입고 차 끌고 바로 나왔습니다.
저녁을 아직 안 먹은 것도 있어서 저녁 먹으러 어쨌든 나와야만 했거든요.
그리고 운전 감각도 익힐 겸, 또 차 빌렸으니까 차 타고 여기저기 걸어서 못 가는 시내도 돌아다닐 겸.


바닷가 쪽에 상점가가 하나 있는데, 과거 쇼와 시대의 복고 거리를 작게 재현해놓은 곳이 있습니다.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고 저녁 늦은 시간에 찾아가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 을씨년스러운 편.
아니 그 전에 왓카나이에 인구수가 많지 않아 번화가든 어디든 사람 몰려있는 걸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옛날 거리를 재현해놓은 곳에는 한국, 일본 할 것 없이 옛날 광고들이 많이 붙어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기모노 입은 중년 여성이 제품을 들고 웃고 있는 모습의 옛날 광고들이 많더군요.


'레토르트 본 카레' 고전 광고는 워낙 유명해서, 저 광고 모양의 패키지가 지금도 나오고 있을 정도.
여튼 이 옛날 거리를 재현해놓은 통로를 지나 건물 반대편 출구로 빠져나갑니다.


건물 반대편 출구로 나가면 조그만 목조 건물 하나가 나옵니다.


이 곳이 오늘 저녁식사를 할 목적지, 러시안 레스토랑 '페치카(ペチカ)' 입니다.
왓카나이는 러시아 사할린과 아주 가까이 붙어있는 일본 최북단의 도시라 길거리의 도로 표지판에도
영어와 함께 러시아어가 동시 표기되어 있을 정도로 러시아의 흔적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들이 다소 있더군요.
처음 들어갔을 때 직원 한 명이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 괜찮냐' 라고 조금 당황한 기색으로 물어봐서
어찌어찌 괜찮다고 하니 그제서야 안심한 듯 자리로 안내해주셨습니다. 아마 주문이 약간 밀려있었던 듯.


손님이 다 가고 난 뒤의 매장을 한 컷.
전체적으로 식당 분위기가 러시아 테마 식당에 맞게 이국적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창틀 위에 러시아 인형인 마트료시카가 쭉 세워져 있는 게 보이는군요.


'페치카' 로고가 새겨져 있는 컵받침.


일단 시원한 얼음물과 함께 물수건을 받았습니다.
물 한 잔 마시면서 찬찬히 뭐 먹을지 메뉴판을 봐야겠어요.


테이블에 마트료시카 모양의 천이 덮여있는 등나무 바구니가 하나 놓여져 있습니다.
이 안에 뭐가 들어있나 천을 한 번 들춰보았는데요...


짜잔~ 포크와 젓가락, 그리고 숟가락까지 세 종류의 식기가 들어있는 식기통입니다.


메뉴판을 한 컷. 이 쪽은 메인요리 전 에피타이저 메뉴.


꽤 다양한 종류의 메뉴들이 있습니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상당히 넓은 편이군요.


수프류라든가 꼬치류, 그리고 밥과 함께 나오는 단품 식사 메뉴.


요리들이 코스로 나오는 코스 메뉴도 있는데, 오른쪽 2,000엔 메뉴부터는 2인부터 주문이 가능하지만
왼쪽의 1,500엔 코스는 1인 주문도 가능하다고 해서 주문할라치니 지금은 주문이 안 된다고...ㅡㅜ


아쉬운 대로 다른 메뉴를 둘러보던 중, 한 접시에 여러 가지 요리가 나오는 메뉴가 있어 선택했습니다.
'페치카 세트' 라는 구성으로 총 여섯 가지의 요리가 나오는데, 가격은 1,400엔.
1인이 먹기 딱 괜찮은 구성이겠다 싶어 이 메뉴로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에는 영어 표기는 없고, 한글 메뉴가 있을 리는 당연 없고(...) 일본어와 러시아어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조금 기다린 끝에 도착한 페치카 세트(1,400엔)
커다란 접시에 샐러드까지 포함하여 총 일곱 가지의 요리가 담겨 나온 꽤 볼륨감좋은 구성입니다.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좀 오래 걸린다 해서 느긋하게 기다리려 했는데 생각보다 음식이 꽤 빨리 나왔습니다.


상추 샐러드와 양념에 구운 쇠고기.


살짝 달달한 양념이 우리가 먹어도 어색하지 않은 않았던 맛.
그냥 먹는 것도 좋지만 같이 나온 상추 샐러드에 곁들여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비네그레토(ヴィネグレット)' 라는 이름의 요리.


붉은 색을 내는 삶은 비트를 이용해 만들어낸 요리 같았는데,
감자 삶은 걸 으깬듯한 식감이 느껴지더군요.


러시아식 찐만두 요리. 조그만 물만두 크기의 만두 세 알이 겨자 얹은 소스와 함께 제공됩니다.


만두 속에는 야채보다는 주로 고기 위주로 가득 차 있고 만두피가 꽤 두툼한 편. 익숙한 맛입니다.


당근과 고기를 다져넣고 양념에 볶은 볶음밥은
간이 그리 센 편이 아니라 다른 요리들과 함께 먹기 좋습니다.


약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근처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식당의 볶음밥과 비슷한 것 같았지만
그것에 비해 좀 더 마일드한 맛. 일단 기름기가 적고 간이 약해서 그냥 먹기보단 다른 요리와 함께 먹는 게 좋습니다.


따끈한 국물 요리, 러시아식 토마토 수프인 보르쉬입니다. 조그만 찻잔 같은 그릇에 담겨 나왔어요.


토마토가 들어가 살짝 새콤한 맛에 안에는 고기 등 풍성한 건더기가 들어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맛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이질적인 맛이 아닌 따끈한 국물이 꽤 매력적입니다.


마지막으로 피로시키라는 이름의 러시아식 빵.


보들보들한 빵 안에는 다진 고기와 양파, 계란이 들어있는데 이거 꽤 맛있습니다.
만두처럼 속재료가 풍부하게 들어간 빵이라 조금 양에서 모자란 듯한 식사의 마무리를 든든하게 해주는군요.


아침식사 이외에 하루종일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꽤 배가 고픈 상태였는데
꽤 만족스런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다 처음 보는 생소한 요리들이지만 하나같이 맛있었어요.


다만 식사하면서 한 가지 오점(?)이 있었다면, 식당에 처음 들어올 때쯤 한 러시아인 단체 손님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상당히 취해서 계속 술 가져오라고 약간 소동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결국 같이 있던 일행이 데리고 나갔는데
식당 밖으로 나간 이후에도 계속 혼자 여러 번 다시 들어와서 막 뭐라뭐라 떠들면서 직원들을 귀찮게 하고 있었던 것.
나중에 주인으로 보이는 분이 나와 직접 나가라고 하면서 취객을 내보내는 것까지 봤는데 뭐가 어떻게 되었을지...

참... 술 많이 마시는 취객은 어느 나라나 똑같군요.

= Continue =

. . . . . .

= 1일차 =


= 2일차 =

(29)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땅에서 러시아 음식을, 러시아 요리 전문점 페치카(ペチカ)

2019. 10. 6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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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uhyang 2019/10/06 23:23 #

    재작년에 러시아에 갔을 때 음식에 대해 사전에 확인해간 게 너무 없어서 정작 현지식은 그다지 잘 못한 기억이 납니다.
    (이상하게 모스크바 시내에 보이는 레스토랑이 무슨 버거킹 내지는 스시 내지는 이런 것밖에는...
    웬만한 유럽 지역에서는 그나마 읽고 때려맞추기라도 할텐데 글자가 달라지니 그것도 안되더라고요)

    나중에 푸드코트에 있는 체인점 테레목에서 접한 보르쉬는 생각 이상으로 육개장맛이 나기도 하고...
  • Ryunan 2019/10/09 00:00 #

    러시아어를 아예 모르니 도저히 알 수 있는 길이 없습니다. 그나마 카타가나로 쓴 일본어도 러시아어를 그대로 옮겨적은 거라 진짜 이미지 아니었으면 뭐가 뭔지 몰랐을 것 같아요.
  • 좀좀이 2019/10/07 08:28 # 삭제

    한 접시에 요리 7종류 올라가 있다니 괜찮은데요? 접시 하나로 7종류 음식 먹어볼 수 있군요 ㅎㅎ 만두는 간장 찍어먹는군요. 만두에 간장 내놓는 것은 일본식으로 변형된 모습이네요. 만두 찍어먹는 간장이 '여기는 일본이다!'라고 외치는 거 같아요 ㅋㅋ
  • Ryunan 2019/10/09 00:01 #

    네, 여러 가지 요리를 먹고 싶은데 전부 시키기 부담스러울 때 샘플러 개념으로 저런 거 시키면 참 좋지요 :)
  • 스카라드 2019/10/13 21:38 #

    이 포스팅을 러시아인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러시아 음식은 생소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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