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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4. (34) 소야 본선(宗谷本線)의 쓸쓸한 무인역, 밧카이역(抜海駅) / 2019 류토피아 여름휴가, 홋카이도 북부 by Ryunan

2019 류토피아 여름휴가, 홋카이도 북부

(34) 소야 본선(宗谷本線)의 쓸쓸한 무인역, 밧카이역(抜海駅)
 
(본 여행기 작성에 대한 개인적인 입장은 다음 링크의 여행기 1화 서두를 참고해 주십시오)
. . . . . .



숙소 체크아웃을 마친 뒤 모든 짐을 차에 옮겨싣고 본격적인 렌터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는 아침에 잠깐 마실차(?) 갔던 길을 따라 서쪽 아래에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이 일직선으로 도로만 뻗어 있는 국도에 잠시 멈췄습니다.
아침에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왼쪽은 초원, 그리고 오른쪽은 초원과 함께 바다가 이어져 있는 풍경.


잠시 멈춰있는 동안 차가 단 한 대도 지나가지 않을 정도로 이 곳은 고요했습니다.


그나마 주택이 조금 몰려있던 왓카나이 시내에서 살짝 벗어나니 이런 도로가 끝없이 펼쳐져있는데
정말 이런 곳에서 차가 망가진다거나, 혹은 조난같은 걸 당하면 어쩌나 싶은 아찔한 생각도 들더군요.


오늘도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바람은 다소 거센 편이었습니다.


하늘이 흐려 잘 보이지 않지만 오른편의 초원 뒤로는 바로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계속 차를 타고 이동해도 민가 하나 없이 이 초원이 쭉 이어져있는 모습은 홋카이도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


내비게이션을 따라 해안 도로로 이동하는 중, 작은 샛길로 빠져나온 뒤 약간 이동하면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가 나옵니다. 아무리 봐도 뭐 하나 없을 것 같은 이 시골길의 끝엔 뭐가 있을까요?


약간 넓은 공터와 함께 상당히 낡은 건물 하나가 나오는데요, 이 건물의 정체는?


그렇습니다. 이 건물은 철도역사입니다.
최북단 왓카나이에서 시작하는 유일한 철도, 소야 본선(宗谷本線)의 세 번째 역, 밧카이(抜海駅) 역.


밧카이 역의 역명판.
다른 JR 역명판과 달리 붓글씨 현판으로 걸려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건물 안에 들어오자마자 오른편에 보이는 이 낡은 목조 문은 화장실로 이어지는 문입니다.
남녀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좌변기 하나, 그리고 소변기 하나가 설치되어 있더군요.
오래된 시골집 화장실을 보는 것처럼 시설이 아주 낡았습니다. 그리고 냄새도(...) 좀 많이 났고요.


밧카이역의 대합실 전경을 한 컷.
빨간색으로 칠해진 저 문틀 밖으로 나가면 승강장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밧카이역은 왓카나이역, 미나미왓카나이역과 달리 무인역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직원이 있긴 할텐데 기본적으로는 직원이 배치되지 않은 무인역.


그래도 역사 대합실은 생각보다 꽤 넓은 편이고 안에 이런저런 시설들이나 벽에 붙은 포스터 등이 갖춰져 있긴 합니다.
사실 이런 건... 갖춰져 있다기보다는 그냥 방치되고 있다... 쪽에 좀 더 가깝겠지만요...;;


밧카이 역의 열차 시각표 및 요금표.
이 역은 특급열차가 서지 않는 역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처참한 시각표가 더 처참해졌습니다.
왓카나이 행 열차가 하루 세 번, 그리고 나요로, 아사히카와 방면이 하루 네 번, 총 일곱 번이 전부.


이런 처참한 규모(?)의 역임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이용객이 있긴 있는지 역사 내에는 방명록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아마 동네주민보단 저 같이 일부러 탐방(?)하러 온 사람들이 더 많을 듯.


일단은 저도 기록을 남겨보았습니다.
밧카이 역은 나무위키에서만 봤던 게 맞아요. 거짓말은 안 했죠(...)


문을 열고 승강장 쪽으로 나가봅니다.


중간에 대합실 공간이 하나 더 있는데, 목조 바닥에 각종 자재가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어
진짜 창고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겨울철 눈 치우는 삽이라든가 싸리빗자루 같은 게 비치되어 있군요.

이게 철도역이야 아니면 시골 농가 창고야(...)


문을 열면 바로 밧카이역 승강장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승강장 쪽에서 바라본 역사 건물. 이 쪽은 1번 승강장입니다.


승강장에서 대합실로 들어가는 출입문 위에 붙어있는 JR 홋카이도 '밧카이' 역 역명판.
그래도 이 역명판은 비교적 깔끔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반면에 벽에 붙어있는 이 세로형 역명판은 언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낡았습니다.
글씨 부분이 크게 부식되어 이것만으로는 뭐라 쓴 건지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네요.


작동을 하긴 하는지... 알 수 없는 온도계도 벽에 걸려 있습니다.


유리창에 붙어있는 'JR 홋카이도' 로고 스티커.
일본 6개의 JR 여객철도 회사 중 연선인구 감소로 가장 재정상태가 나쁜 위태로운 회사, JR홋카이도.


기둥형 역명판 역시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가늠이 안 갈 정도로 이곳저곳 갈라져 있었습니다.
이용객이 많은 번화가의 역이 아닌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 이용객이 있기나 할까... 수준의 외딴역이라
아마 미나미왓카나이역, 혹은 왓카나이역마냥 비교적 관리가 잘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도 승강장에 화분을 갖다놓고 꽃을 심어놓은 걸 보면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직원이 있는 것 같습니다.


JR 홋카이도 양식의 밧카이 역 정식 역명판입니다.
소야 본선의 역 중 왓카나이, 미나미왓카나이, 그리고 이 밧카이 역과 다음역인 유치역,
총 네 개 역이 왓카나이 시 행정구역에 속해 있는 역입니다. 그 중 밧카이 역이 가장 역세권에 아무것도 없는 역(...)


승강장에서 바라본 밧카이역 역사 전경 및 1번 승강장을 한 컷.


역명판까지 함께 나온 이 쪽이 좀 더 사진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규모도 작고 정차하는 열차 수도 처참한 수준이지만, 밧카이 역은 상대식 승강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상, 하행 열차가 서는 승강장이 서로 다릅니다. 단선 승강장이 많은 소야 본선의 역 중
번듯한 전용 역사 건물과 함께 승강장까지 상, 하행이 나눠져 있는 역입니다.


유치역으로 가는 남쪽 방향 선로를 한 컷.
참고로 역사 건물이 있는 1번 승강장은 나요로, 아사히카와 등으로 가는 열차를 타는 곳,
그리고 반대편 2번 승강장은 미나미왓카나이, 왓카나이역으로 가는 열차를 탈 수 있는 승강장입니다.


1번 승강장에서 바라본 반대편 2번 승강장, 그리고 역명판을 한 컷.


승강장이 끝난 선로 너머로는 풀숲 이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진짜 그냥 역으로 들어오는 도로만 이어져있다 뿐이지 이 근처에 역세권이라 할 만한 게 전혀 없습니다.


2번 승강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선로 아래로 내려와 건널목을 건너야 합니다.
비교적 규모가 있거나 혹은 이용객이 좀 된다싶은 역은 과선교(육교)로 두 승강장이 연결되어 있지만
이 곳은 이용객이 처참할 정도로 없기 때문에 과선교는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필요할 정도로 열차가 많지도 않고요.


일본의 JR 재래선은 협궤로 지어져 한국 철도 선로인 표준궤에 비해 폭이 좁은 것이 특징.


철도건널목을 건너는 도중 중간 지점에서 왓카나이 방향을 따라 바라본 승강장을 한 컷.
왼쪽은 아사히카와, 삿포로 방면으로 내려가는 방향, 오른쪽은 왓카나이로 가는 북쪽 방향입니다.


반대쪽 선로를 따라 쭉 이동하면 다음역인 유치역이 나오는데, 여기서 유치역까진 8.3km가 떨어져있습니다.
그리고 북쪽인 미나미왓카나이역까지는 무려 11.3km가 떨어져 있지요. 역간거리가 어마어마한데
이렇게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역이 없는 이유는, 중간에 역이 생길만한 수요처가 전혀 없어서(...)


2번 승강장 아래에서 바라본 밧카이역 전경.


반대편 2번 승강장은 제대로 된 벽 없이 바로 뒤에 수풀이 우거져있습니다.
승강장 곳곳에도 잡초가 자라있는데, 그래도 최소한 승강장을 이용할 수 있게 관리 정도는 되고 있습니다.


2번 승강장에서 바라본 1번 승강장과 밧카이역 역사 전경.


2번 승강장에 있는 밧카이역 역명판은 1번 승강장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낡은 느낌.
햇빛을 제대로 받아 빛에 색이 바래고 또 여기저기 녹슨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용객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가고 있는 홋카이도의 다수 역들은
이렇게 별다른 보수 관리 없이 하루가 달리 낡아져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밧카이 역 같이 이용객이 없고 정차 편수가 적은 역이 홋카이도 내에선 한두 곳이 아니라는 건데,
그나마 이 곳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지만 여기보다 더 사정이 나빠 오늘내일 폐선 이야기가 나오는 역도 있습니다.


제가 역에 찾아온 시간대엔 열차가 올 일이 없기 때문에 승객이 찾아올 일도 없고
아무도 없는 쓸쓸한 역사에서 혼자 사진 찍으며 이 조용한 분위기를 계속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람까지 세게 부니 을씨년스런 분위기가 한층 더해지는 것 같군요.
그나마 밝은 낮 시간대니 망정이지 밤 늦은 시각에 왔으면 으스스한 분위기 때문에 오래 있기 힘들었을 듯.


사진으로만 봤다 실제로 직접 가 보게 된 소야 본선의 밧카이역(抜海駅).
생각했던 것보다 더 낡았고 또 근처엔 아무것도 없던 무인역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역은 마치 날이 갈수록 연선 인구가 줄어들면서 어려워지고 있는 홋카이도,
특히 시골 동네의 현재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묘한, 그리고 조금은 쓸쓸한 느낌이 들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 Continue =

. . . . . .


= 1일차 =


= 2일차 =


= 3일차 =

(34) 소야 본선(宗谷本線)의 쓸쓸한 무인역, 밧카이역(抜海駅)

2019. 10. 14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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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yth 2019/10/14 21:59 # 답글

    오래되긴 했어도 그나마 역사건물은 번듯하게 있긴 하군요(...) 폐차 처리한 차장차 갖다놓고 그걸 역 건물(?)로 쓰는 데도 많으니;;
  • Ryunan 2019/10/20 21:38 #

    소야 본선에 그런 역사들이 꽤 많지요(...) 그나마도 관리 안 되어서 다 벗겨진 역들...
  • muhyang 2019/10/14 22:54 # 답글

    말이 2선이지 실질적으로는 역사쪽 플랫폼만 쓰지 않았나 싶을 정도군요.
  • Ryunan 2019/10/20 21:39 #

    실질적으로 그냥 단선으로만 써도 전혀 문제없을 것 같은 시각표를 갖고 있는 역입니다.
  • 다루루 2019/10/14 23:19 # 답글

    저도 아오모리의 어떤 역에 간 적이 있습니다. 여긴 화장실이라도 있네요.
  • Ryunan 2019/10/20 21:39 #

    네, 엄청 재래식 화장실이지만요.
  • 555 2019/10/15 20:55 # 삭제 답글

    주변에 아무것도 없나요?

    저기에 역 있는게 신기한듯..
  • Ryunan 2019/10/20 21:39 #

    차 타고 좀 나가야 민가가 드문드문 보였습니다.
  • 히가시쿠시로역 2019/10/15 21:44 # 삭제 답글

    훗카이도에 어느 무인역은 두개의 선로가 분기 하는 역인데도 불구하고 그 옆 쇼핑센터 보다 더 작고 초라 하죠 역시나 이걸 보면은 훗카이도 사람들은 전부 자가용타고 다닌 것 같아요
  • Ryunan 2019/10/20 21:40 #

    홋카이도는 땅덩어리는 넓은데 인구는 적고 그나마 적은 인구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 열차 노선이 폐선되는 사례가 정말 많지요. 차 없으면 정말 살기 힘든 곳입니다.
  • 스카라드 2019/10/19 14:45 # 답글

    낡은 무인역은 개인적인 낭만을 즐긴다는 요소 이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봅니다. 현실은 적자재정으로 방치된 참담함이지요.
  • Ryunan 2019/10/20 21:40 #

    그래도 소야 본선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서 당분간 폐선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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