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골목식당 서울 강동구 둔촌동편은 제가 거주하는 곳에서 꽤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골목이라
방송 종영 이후 이 당시 솔루션을 받았던 가게들을 순차적으로 전부 방문해보게 되었습니다.
다녀온지는 좀 되었는데, 다른 포스팅들에 밀려 기록이 좀 늦게 되었네요. 첫 번째 방문은 돈까스 전문점 '준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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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촬영 당시 무뚝뚝한 남편으로 인한 살벌한(?) 분위기 때문에
이 곳은 식당 솔루션이 아닌 부부관계 솔루션(?)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곳.
방송 말엽에는 분위기가 화기애애졌고 지금도 그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합니다.
준까스의 영업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다만 방송이 나간 직후 여전히 손님이 굉장히 많이 몰리기 때문에 아침에 가서 미리 대기번호를 써 놓아야 합니다.

사람이 워낙 많이 몰리기 때문에 걱정되는 부분이 많으니 조금씩 배려해달라는 안내 문구입니다.
얼마 전 제주도로 올라간 포방터 돈까스집 연돈도 그렇고, 이런 것에서 조금씩 시민의식이 좋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가게의 유일한 간판입니다.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그대로 보이는데, 이거 뭔가 안에서 먹기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네요ㅋㅋ
매장 안에는 총 세 명의 직원이 있었는데, 방송에 나왔던 주인 부부, 그리고 서빙하는 직원 한 명입니다.

참고로 둔촌동 솔루션에 나온 초밥집과 카레집(구 텐동집)은 일요일이 휴무일이니
외지에서 찾아오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일요일에 오실 경우 준까스 외의 다른 가게는 문을 안 엽니다.

그리고 백종원 대표의 솔루션을 받아 마련해놓은 풋고추와 쌈장이 기본으로 비치되어 있습니다.



시판 쌈장에 뭔가 소스를 조금 더한 것 같은 느낌이 있더군요.

방송 당시에도 이 풋고추를 놓는 여부에 대해 사장과 백대표와의 갈등이 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백대표 쪽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돈까스 먹다 느끼할 때 입 안을 정리해주기에도 좋고
돈까스가 나오기 전 입이 심심할 때 한두 개 쌈장 찍어먹으면서 기다리는 게 꽤 괜찮았거든요.

일식 돈까스 전문점에서 나오는 미소시루라기보다는 뭔가 한국적인 우거지국 같은 느낌의 된장국입니다.

역시 된장국과 마찬가지로 양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간이 좀 약하긴 하지만 특유의 풍미가 꽤 좋은 편입니다. 돈까스 나오기 전 가볍게 속을 달래기 좋습니다.



새우튀김은 칠리 소스에 찍어서 먹으면 됩니다. 취향에 따라 돈까스 소스 찍어도 큰 상관은 없지만요.

가격도 그리 비싼 편은 아닙니다만 기성품을 튀기는 거라 필수적으로 주문해야 할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그냥 돈까스 먹으면서 새우도 먹고 싶다면 추가하면 될 듯. 그래도 깔끔하게 튀겨내어 맛은 괜찮네요.

접시를 거의 가득 채운 준까스의 대표메뉴, '돈까스(7,000원)'
원래는 조그만 조각으로 두 조각이 나왔는데 솔루션을 통해 울퉁불퉁하고 큼직한 한 조각으로 변신.
경양식 돈까스 스타일답게 소스를 듬뿍 뿌려 내왔습니다. 돈까스면 다 좋지만 사실 저는 경양식 돈까스파입니다.

저 마카로니, 마요네즈에만 버무린 게 아니라 단품으로 내서 안주로 먹어도 좋을 정도로 맛이 괜찮았습니다.

혹은 사진과 같이 미리 한 입 크기로 다 썰어놓은 뒤 포크로 집어먹는 것, 어느 쪽을 선호하십니까?
저는 원래 한 조각씩 썰어먹긴 합니다만, 이번엔 두 메뉴 시켜서 서로 나눠먹을 요량으로 전부 썰어놓았습니다.

이 달짝지근하면서 진한 풍미의 소스를 머금은 돈까스의 맛이 또 별미인지라, 괜찮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백대표의 음식 취향이 반영된 것인지 단맛이 좀 있고 새콤한 맛은 상대적으로 덜한 것이 특징인데요,
먹다보면서 은근히 '아... 남산돈까스 영향 받았네' 라는 느낌이 계속 왔습니다. 아마 솔루션 당시 참고했을 것 같아요.
(원조 남산돈까스 : http://ryunan9903.egloos.com/4418664)
풋고추를 준비해 놓은 것이라든가, 접시에 담겨나온 모양새, 소스 맛까지 은근히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성북 금왕돈까스 이야기도 있는데, 저는 거기는 가본 적이 없어 잘 모르겠네요 ㅎㅎ

솔루션 초기, 돈까스가 그리 좋은 평을 받지 못한 데 반해 이건 처음부터 비교적 호평이었던 메뉴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가 더 추가되어 케첩 소스에 당근 등을 넣고 볶아낸 양파볶음이 함께 담겨나옵니다.

저렇게 후라이가 동그란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전용 틀을 사용하여 부쳐냈기 때문.
돈까스에 비해 얼핏 크기가 작아보이지만, 그만큼 두께가 두껍기 때문에 의외로 양이 꽤 괜찮은 편입니다.

백대표가 좋아하는 함박 스테이크를 즐기는 방식이라고 하지요. 보통이라면 계란비린내 때문에 별로일 텐데
의외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계란 노른자가 햄버그 스테이크의 식감을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함박스테이크는 '오, 이거 꽤 맛있잖아?' 라는 이상을 받았습니다. 스테이크 되게 잘 만들었네요.
고기의 두께도 적당히 두툼하고 상당히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 속 숨어 흘러내리는 육즙도 풍부한 편입니다.
소스와의 조화도 괜찮은 편이라 밥과 함께 먹기에 딱 좋았어요. 입 안 가득 고기고기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희는 둘이서 밥 하나 추가. 아이스크림 스쿱 정도의 아담한 양.

리필 요청에도 싫은 기색 없이 친절하게 가져다주신 방송 나왔던 여사장님 인상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세심하게 밖에 있는 손님들도 신경쓰고 손님들이 물어보면 이런저런 안내를 잘 해주면서
예약이 끝났을 땐 정말 죄송하다고 손님들에게 고개 숙이는 모습까지, 친절이 몸에 배어있더군요.
남사장님은 계속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느라 매장 밖으로 나오지 않아 따로 얼굴을 보진 못했습니다.

둘 다 서로 만족스럽게 잘 먹고 기분좋게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게가 집에서 걸어갈 거리에 있다면 정기적으로 생각날 때 가서 먹고오고 싶다는 생각.
다만 당분간은 방송 여파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한 번 먹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게 좀 아쉽긴 합니다.
현재 최고의 화제가 되는 제주도 연돈만큼의 파괴력은 없지만 잔잔하게 장사 잘 하고 있는 둔촌동 '준까스'
지금의 퀄리티와 서빙만 계속 초심 잃지않고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오래 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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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까스를 간 날이 일요일이라 다른 가게들은 전부 휴무였습니다. 먼저 초밥집 '온전히'

당분간은 이 단일메뉴로만 판매한다고 하는데, 향후 바리에이션이 어떻게 확장될진 잘 모르겠네요.
방송을 보는 내내 자영업자로 일하며 가장 고생하는 모습이 절실히 보여 제일 안타까움이 들었던 곳입니다.

둔촌동편의 빌런으로 등장하였으나 마지막에 정신을 다잡고 다소 열린결말의 해피앤딩을 맞은 곳.

초밥전문점 '온전히', 그리고 카레전문점 '봄플레이트' 는 이후 포스팅을 통해 계속 이어서 소개하겠습니다.

주말에 한해 이 곳을 방문한 손님들에게 주차장을 개방한다고 하니 차로 오시는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꼭 이 곳이 아니더라도 둔촌동 골목 근처엔 천호공영주차장이 있으니 거길 이용하셔도 좋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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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entry=plt&id=1663144305&query=%EC%A4%80%EA%B9%8C%EC%8A%A4
2020. 1. 7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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