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집 이름이 뭔가 특이해서 '여기 좀 궁금하다' 라는 생각에 들린 '김용현베이커리 제과 제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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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외관만 봐도 요새 빵집 감성은 아닙니다. 오래 된 옛날 감성을 유지하는 조금 촌스런 동네 빵집.

저 할아버지께서 가게 주인인 김용현 명장이신듯.
그냥 여기까지만 보면 조금 특이한 컨셉의 빵집이구나... 정도인 줄 알았는데,
매장 안에 들어간 뒤에야 여기 엄청난 곳이구나... 라는 걸 알게 되었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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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같은 프랜차이즈의 세련됨은 없지만 푸근한 분위기의 조금은 오래 된 동네 빵집 느낌.



'크로이즌' 과 동일하게 생긴 빵입니다. 여기서는 '크레즌'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군요.
크로이즌이 먹고 싶은데 부산에 갈 여력이 없을 때, 대용으로 이 곳에서 이 빵을 사서 먹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김용현베이커리 제과 제빵연구소'는 청와대에 빵을 납품하는 제과점입니다.
모든 품목이 전부 청와대 납품이 되는 건 아니고 몇몇 품목에 한해있는데 그 종류가 꽤 많은 편이네요.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보지 못하는 오래 된 동네 빵집 감성이면서 또 빵에서 오랜 전통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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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제품 모두 청와대에 납품하는 제품이라고 합니다.

단팥빵 포장지에도 '대한민국제과기능장' 이라는 글씨가 프린팅되어 있습니다.

원래는 볼록 솟아있는 둥글고 윤기 흐르는 빵 한가운데 검은깨가 박혀있는 먹음직스런 모양새입니다.

쫄깃쫄깃하게 찰기가 있는 식감의 빵 안에 단팥이 한가득 들어있어 향기롭고 행복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진짜 유명한 빵집의 단팥빵들의 공통점은 빵 끝부분까지 단팥이 아낌없이 가득가득 차 있다는 점인데요,
이렇게 재료 아끼지 않고 속을 가득 채워넣은 단팥빵은 언제 먹어도 정말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보통 특정 빵이다 - 하면 대략적으로 어떤 맛이 날지 예측이 가긴 하는데, 이건 예측이 전혀 안 갑니다.
바나나빵이라고 하면 대부분 바나나 모양으로 구운 카스테라를 생각하기 쉬운데 모양도 완전히 다르고요.

설마 바나나 크림이 들어있어 바나나빵인 건가?

흔히 생각하기 쉬운 바나나빵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 '바나나 크림빵' 이라는 이름이 좀 더 어울릴 듯한 이 빵은
모양새는 조금 별로긴 하지만 지나치게 달지 않고 향기로운 바나나크림과 생 바나나가 빵 안에 샌드되어 있어
인위적이지 않고 향이 좋은 바나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꽤 독창적인 빵이었습니다. 보통 소보루빵에 비해
크기도 약 1.5배 정도로 큰 편이라 우유랑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 먹기에도 손색없을 정도로 크기도 컸고요.


견과류 들어가는 빵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이건 먹어보지 않아도 무조건 맛있을거란 확신.

그냥 컵케이크 스타일의 카스테라 빵.

물이나 우유 없이 먹어도 퍽퍽하지 않을 정도로 의외로 꽤 부드럽고
빵 위에 아낌없이 가득 토핑되어 있는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아주 만족스럽습니다.
여기서 먹었던 세 종류의 빵 중 가장 만족스러웠으며 단맛이 강해 커피랑 같이 먹을 때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아요.
45년 제과제빵 경력의 김용현 명장이 만들어내는 서촌의 '김용현베이커리 제과 제빵연구소'
지금의 프랜차이즈 빵들과는 다소 다른 스타일의 조금은 올드한 감성이 느껴지는 빵들이 주류를 이루지만
재료를 아끼지 않고 독창적으로 만든 빵들이 꽤 인상적이었던 곳으로 기억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구입하지 못한 부산 백구당의 크로이즌의 형제격인 '크레즌' 은 다음에 오게 되면 한 번 구매해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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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한 쪽에는 오래 된 고서적들이 잔뜩 쌓여있고 실내는 조금 어둑어둑하면서도 따뜻한 공기가 감돕니다.

가끔 한 번씩 강남의 빌딩 숲이 답답할 때, 주말 힐링을 위해 이 동네를 찾아도 좋겠단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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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1. 20 // by RYU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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